만정 김소희 탄생 100년… 국악 名人 뭉친다

입력 : 2017.05.18 03:03

제1회 방일영 국악상 수상자, 소리꾼 한길 걸은 국악계 師表
황병기·이생강·송순섭 등 총출동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대금 명인 이생강,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송순섭 명창,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 인간문화재 고수(鼓手) 김청만, 여기에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까지. 정상급 국악 명인들이 한 사람을 위해 뭉친다. 오는 21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큰 나무, 깊은 그늘'이 그 무대. 1994년 제1회 방일영국악상 수상자로, 평생 소리꾼 한길을 걸으며 국악계의 사표(師表)가 된 만정(晩汀) 김소희(金素姬·1917~1995)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헌정 공연이다. 이제는 명인 명창이 된 제자들이 그의 정신을 되새긴다.

만정은 뒤늦게까지 이름을 날린다는 뜻. 전북 고창이 고향으로, 열세 살에 소리에 입문했다. 1년도 안 되어 '애기 명창'이란 말을 들으며 제1회 남원춘향제 국악경연대회서 1등. 동편제와 서편제 소리를 두루 섭렵했고, 애절하면서도 기품 있는 춘향가로 인정받으며 인간문화재가 됐다.

1994년 11월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제1회 방일영국악상을 받던 날 만정 김소희 선생(가운데)은 옥색 치마에 홍조까지 띠며 사뿐한 살풀이 춤사위를 펼쳤다. /국창만정김소희만정제소리보존회
1994년 11월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제1회 방일영국악상을 받던 날 만정 김소희 선생(가운데)은 옥색 치마에 홍조까지 띠며 사뿐한 살풀이 춤사위를 펼쳤다. /국창만정김소희만정제소리보존회
"소리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며 서른여덟 젊은 나이에 가산을 팔아 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설립을 주도했고, 판소리 사설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우전 신호열 선생에게 한학과 서예를 배웠다. 승무와 덧배기춤, 살풀이춤 등 무용에도 능했다. 1972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전통음악의 세계화에 기여했고, 88 서울올림픽 폐막식에서 심청가의 한 대목에 노랫말을 붙이고 직접 부른 '떠나가는 배'는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21일 공연은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객석을 터서 무대로 들어오는 '문굿'과 '삼도 농악가락'으로 1부를 연다. 선생을 기리는 영상 '백년의 회상'을 선보인 다음 황병기 명인의 '침향무' 연주를 시작으로 김수연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 중 '이별가', 이생강 명인의 대금산조, 채상묵 무용단의 승무, 신영희 명창의 창극 춘향가 중 '어사상봉'이 줄줄이 이어진다.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재학생 100명이 선보이는 김소희 작창 신민요 '상주아리랑'과 '들국화'도 볼거리다.

2부는 선생의 고명딸로 만정제소리보존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윤초 명창이 시창(詩唱) '꿈에라도 오소서―사모곡2'와 '녹수청산 김소희제'를 부르며 시작한다. 송순섭 명창은 판소리 적벽가 중 '새타령', 이춘희 명창은 '정선아리랑'과 '이별가'를 들려주고, 양길순 무용단은 살풀이춤보다 선이 크고 무거운 도살풀이춤을, 하주화 명인은 거문고 산조를 선보인다. (02)3487-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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