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4.10 03:02
지난주 국립오페라단 '팔리아치&외투'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소프라노 임세경(42), 거장(巨匠)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한 '무티 베르디 콘서트'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소프라노 여지원(37)은 유럽 메이저 무대에서 최근 주목받는 이유를 노래와 연기로 증명했다.
극장을 가득 울리는 성량, 고음과 중저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발성, 세련된 표현력이 도드라져 더욱 반가웠다. 부단한 노력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낸 임세경과 여지원의 '무대'를 소개한다.
[소프라노 임세경]
국립오페라단 '팔리아치' '외투'
강렬한 고음·중저음 오가며 전혀 다른 두 여주인공 끌어내
극장을 가득 울리는 성량, 고음과 중저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발성, 세련된 표현력이 도드라져 더욱 반가웠다. 부단한 노력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낸 임세경과 여지원의 '무대'를 소개한다.
[소프라노 임세경]
국립오페라단 '팔리아치' '외투'
강렬한 고음·중저음 오가며 전혀 다른 두 여주인공 끌어내
분노에 찬 카니오(테너 칼 태너)가 아내 넷다(소프라노 임세경)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외마디 비명을 내뱉곤 쓰러져 숨을 거두는 넷다. 신나게 끓어오르던 무대도 순식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넷다와 밀회를 나눈 청년 실비오(바리톤 서동희)마저 칼로 찔러죽인 뒤에야 "연극은 끝났다!"며 거친 숨을 내뱉는 카니오. 절규에 가까운 울음이었다.
지난 6~9일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 '외투'에서 임세경은 이번 공연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다. 레온카발로와 푸치니는 부유한 귀족들 얘기보다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노랫말과 선율에 담았는데, 임세경은 성격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여주인공 넷다와 조르제타를 맡아 '하룻저녁에 두 번이나 죽어야 하는 운명'을 견뎌냈다.
'팔리아치'에서 새처럼 자유를 꿈꾸는 넷다의 가벼운 마음은 날렵한 고음으로 뻗어갔다. 반면 '외투'에선 부드러운 발성에 강렬한 중저음을 섞으며 아이를 잃고 남편과도 사이가 멀어진 조르제타의 우울과 절망을 표현해 갈채를 받았다. 간주곡이 흐르는 순간에도 임세경의 연기는 마음에 진동을 일으켰다. "중요한 무대일수록 정신을 집중하면 진심 어린 연기를 끌어낼 수 있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임세경은 올여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아이다'와 '나비부인' '토스카'까지 세 작품에 주역으로 캐스팅됐다. 베로나의 안목은 정확하다는 걸 그녀는 이번 무대로 입증했다.
[소프라노 여지원]
'무티 베르디 콘서트' 화려한 데뷔
풍부한 음역과 3옥타브 기교로 기구한 운명 여인들 완벽 소화
지난 6~9일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 '외투'에서 임세경은 이번 공연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다. 레온카발로와 푸치니는 부유한 귀족들 얘기보다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노랫말과 선율에 담았는데, 임세경은 성격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여주인공 넷다와 조르제타를 맡아 '하룻저녁에 두 번이나 죽어야 하는 운명'을 견뎌냈다.
'팔리아치'에서 새처럼 자유를 꿈꾸는 넷다의 가벼운 마음은 날렵한 고음으로 뻗어갔다. 반면 '외투'에선 부드러운 발성에 강렬한 중저음을 섞으며 아이를 잃고 남편과도 사이가 멀어진 조르제타의 우울과 절망을 표현해 갈채를 받았다. 간주곡이 흐르는 순간에도 임세경의 연기는 마음에 진동을 일으켰다. "중요한 무대일수록 정신을 집중하면 진심 어린 연기를 끌어낼 수 있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임세경은 올여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아이다'와 '나비부인' '토스카'까지 세 작품에 주역으로 캐스팅됐다. 베로나의 안목은 정확하다는 걸 그녀는 이번 무대로 입증했다.
[소프라노 여지원]
'무티 베르디 콘서트' 화려한 데뷔
풍부한 음역과 3옥타브 기교로 기구한 운명 여인들 완벽 소화
"비토리아! 너를 향한 이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니?"
지난 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마지막 곡을 부르고 무대 뒤 대기실로 돌아온 여지원에게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는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여지원은 지금은 없어진 서경대 성악과(99학번)를 졸업, 3년 전 대구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류 역으로 섰지만 국내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6~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무티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무티 베르디 콘서트'에 유일한 성악가로 출연해 화려하게 데뷔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살인도 마다치 않는 맥베스 부인(오페라 '맥베스'), 조국의 독립운동을 이끌던 연인이 적국에 가담한 진짜 이유를 알고 용서하는 엘레나(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원치 않는 결혼식을 치러야 할 순간 연인이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엘비라(오페라 '에르나니')까지. 여지원은 풍부한 음역 위에 3옥타브를 넘나드는 초절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기막힌 운명의 여인들을 드라마틱하게 노래했다.
특히 그녀가 2013년 이탈리아 라벤나 페스티벌에서 맡아 무티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맥베스 부인의 아리아가 인상 깊었다. 죄의식과 불안 속에 서서히 파멸해가는 맥베스 부인의 핏빛 욕망을 낮고 조용한 읊조림으로 시작해 묵직한 고음으로 그려냈다. 오는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여지원이 무티와 함께 선보일 오페라 '아이다'가 몹시 궁금해지는 밤이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마지막 곡을 부르고 무대 뒤 대기실로 돌아온 여지원에게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는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여지원은 지금은 없어진 서경대 성악과(99학번)를 졸업, 3년 전 대구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류 역으로 섰지만 국내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6~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무티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무티 베르디 콘서트'에 유일한 성악가로 출연해 화려하게 데뷔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살인도 마다치 않는 맥베스 부인(오페라 '맥베스'), 조국의 독립운동을 이끌던 연인이 적국에 가담한 진짜 이유를 알고 용서하는 엘레나(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원치 않는 결혼식을 치러야 할 순간 연인이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엘비라(오페라 '에르나니')까지. 여지원은 풍부한 음역 위에 3옥타브를 넘나드는 초절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기막힌 운명의 여인들을 드라마틱하게 노래했다.
특히 그녀가 2013년 이탈리아 라벤나 페스티벌에서 맡아 무티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맥베스 부인의 아리아가 인상 깊었다. 죄의식과 불안 속에 서서히 파멸해가는 맥베스 부인의 핏빛 욕망을 낮고 조용한 읊조림으로 시작해 묵직한 고음으로 그려냈다. 오는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여지원이 무티와 함께 선보일 오페라 '아이다'가 몹시 궁금해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