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관장·김지연 감독 "몸살앓는 제주 '제주비엔날레'로 조망"

입력 : 2017.04.07 09:38
김준기 관장-김지연 예술감독
김준기 관장-김지연 예술감독
■도비 예산 10억 지원…'투어리즘' 주제
"문화관광지로 품격 높일터" 9월2일 개막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48)이 김지연 예술감독(43)과 손잡고 일을 벌였다. '젊은 큐레이터'로 유명한 둘은 이미 '지리산·해인사 프로젝트'등을 공동 기획하며 일상속 미술문화지형을 확장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번엔 김준기 관장이 제주에 내려가자, 둘은 또 의기투합했다. '투어리즘'을 주제로 '제1회 제주비엔날레 2017'을 기획했다. 지난해 8월 제주도립미술관으로 부임한 김준기 관장이 "관광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가 더이상 이래선 안되겠다"는 의지를 가지면서다.

"섬이라는 환경이 만들어낸 희소성, 독자성은 관광 상품으로만 기능해 제주의 미학적 가치에 공백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문화관광지로서 품격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6일 제주비엔날레와 관련 서울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준기 관장은 "자치와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는 상호지역주의 관점으로 제주비엔날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비엔날레냐'와 '차별화가 무엇이냐'의 지적도 있지만,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에 현존하는 문화적 유산이 문화예술과 결합해 어떠한 동시대성을 발현하는지를 집약하는 공론장으로 펼친다"는 목표다.

"도비예산 10억을 확보하는등 제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김준기 관장은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에서 열리는 '사회예술프로젝트'로 활성화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술뿐만 아니라 인류학적, 문화사회학적 차원에서 제주를 둘러싼 문화예술생태를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비엔날레를 운영할 방침이다."

'제주비엔날레 2017'을 총괄 기획을 맡은 김지연 예술감독은 "관광 상품으로만 기능한 제주도는 이제 그 빈칸이 문화예술의 콘텐츠로 채워져 주목받아야 할 시점"이라면서 "투어리즘을 주제로 삶터의 관광명소화로 제주도민의 일상을 지배하는 관광을 조명한다"고 소개했다.

'과잉 투어리즘의 시대'에 몸살을 앓는 제주를 성찰하고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라는 전 지구적 이슈를 다룬다는 점이 타 비엔날레와 큰 차이다.

미술 비엔날레가 엘리트주의와 소통부족으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제주비엔날레 2017'는 미술 내의 담론 투쟁보다는 지역과의 연계에 방점을 찍어 지역의 상황과 같은 시간대의 톱니바퀴로 굴러가는 문화예술축제를 지향한다는 것.

김지연 예술감독은 "비엔날레는 이제 동시대의 사회적 현안에 대해 민감하게 조응하는 공론장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의 현실을 진단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장으로서 지역의 유관기관과 제주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인, 민간 참여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제주비엔날레를 통해 제주 장소성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투어리즘의 새 물결, 대안관광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시, 아트올레 투어, 강연, 토크쇼, 컨퍼런스를 통한 유기적 공론의 장을 마련, 제주 밀착형 비엔날레를 일궈내는 것이 올해의 큰 취지"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예술프로젝트'로 접근한 제주 첫 비엔날레 성공여부는 김준기 관장과 김지연 예술감독의 기획력에 달렸다. '제주비엔날레 2017'은 오는 9월2일부터 12월3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원도심, 서귀포시원도심, 알뜨르비행장 일원에서 열린다. 국내외 작가 6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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