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김씨 별장 '옥호정도'… 국립중앙박물관 품으로

입력 : 2017.03.29 03:03

이건무 前국립중앙박물관장 기증

사랑채 남쪽에는 작은 연못이, 그 앞으로 펼쳐진 잔디밭에는 석류와 작약이 자란다. 조선 후기 세도정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김조순(1765∼1832). 그의 별장 옥호정(玉壺亭) 일대를 묘사한 19세기 중반 그림이 국립중앙박물관 품에 안겼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춘녕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인 이장무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등 후손이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 '옥호정도(玉壺亭圖)'를 이춘녕 명예교수 이름으로 기증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그림 상단에는 북악산 백련봉을 진경산수로 그려냈고, 하단에는 지금의 서울 삼청동 주택가에 있었다고 추정되는 옥호정 사랑채를 조감한다. 각 명칭을 하나하나 한자로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편액을 옥호산방(玉壺山房)이라 쓴 사랑채, 후원(後園)의 죽정(竹亭)과 산반루(山半樓), 별원(別園)의 첩운정(疊雲亭)이 담겼고 북악산 암벽에는 옥호동천(玉壺洞天), 을해벽(乙亥壁) 등이라고 표시했다. 정원에 있는 연못, 벌통, 포도나무밭, 소나무 위치도 확인 가능.

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진경산수화는 여럿 있었고 동궐도 등 궁궐 도면도도 있었지만, 사대부 가문 도면도가 진경산수와 결합한 그림은 유일한 것 같다"며 "이번 기증으로 1980년대 찍은 사진으로만 접했던 옥호정도를 연구자들이 실물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은 보존 처리를 거친 뒤 전시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옥호정도와 함께 1910년 발행된 일간지 '대한민보(大韓民報)' 36회분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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