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쓰릴미', 10주년 맞을 수 있었던 이유

입력 : 2017.03.10 10:00
뮤지컬 '쓰릴미' 열연하는 이창용, 송원근
뮤지컬 '쓰릴미' 열연하는 이창용, 송원근
"지금도 그렇지만, 초연 때부터 일상에서 대화하는 말을 그대로 넣기도 하고 거친 날것의 매력을 느꼈어요. 그것이 오랫동안 사랑 받게 하는 비결이지 않나 싶어요."

올해 국내 공연 10주년을 맞은 2인극 뮤지컬 '쓰릴미'의 초연 배우인 최재웅은 9일 오후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10년 동안 사랑 받는 건 분명 축복이죠. 감사한 마음에 보답하고자 돌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3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쓰릴미'는 1924년 시카고에서 일어난 유괴 살인사건이 바탕이다.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등 부유한 가정에서 잘 자란 '나'와 아버지의 사랑을 목말라하지만 타고난 외모와 언변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19세 청년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소재를 통해 극단적이고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밀도 높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흥행에 성공, 대학로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매력적인 두 남자 배우, 스릴러 등의 흥행 공식으로 대학로에 수많은 후발주자를 탄생시켰다. 팬들은 '남성 2인 뮤지컬계 시조새'로 부른다.

초연 당시 나 역을 소화한 이후 10년 만에 이 역으로 돌아온 최재웅은 "뮤지컬은 보통 예쁘게 잘 꾸며져 있죠. 어떻게든 모난 부분을 다듬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데 '쓰릴미'는 그런 경향이 강할 때 등장해 신선하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보통 뮤지컬에 사용되지 않은 가사를 일부러 사용하고 막 그랬어요. 초연만 하고 엎어지는 공연이 너무 많은데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장 커요."

국내 초연 당시 그를 맡았고 2010년 이후 7년 만에 같은 역으로 돌아오는 김무열은 "처음 공연할 때 원작의 허술함이 있었는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계속 노력을 하면서 그 허술함이 가능성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간 나와 그를 맡은 배우들은 스타로 발돋움, '쓰릴미'는 '스타 배우 양성소'로도 통한다. 이번 10주년에는 특히 주목 받았던 배우들이 나온다. 오는 13일 결혼하는 등의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류정한 역시 이 뮤지컬 초연에 나왔다.

그와 나로 호흡을 맞추는 페어 별로도 인기다. 두 인물간의 관계와 감정이 밀도 높게 표현되는 작품으로 재관람 관객, 즉 '회전문 관객' 비율이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김무열은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보는 관점에 따라 그날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그런 점으로 인해 회전문 관객이 생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2007년 초연 배우로 여러 차례 이 뮤지컬 출연한 강필석도 나를 맡는다. 2007년 앙코르 공연에 그로 합류한 이율이 10년 만에 다시 이 역으로 돌아와 강필석과 호흡을 맞춘다. 강필석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연기를 할 생각", 이율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최선을 다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2008년 나를 연기했던 이창용, 2013~2015년 이 뮤지컬에 출연한 송원근, '쓰릴 미'에 가장 많이 참여한 배우이자 나와 그를 모두 소화한 정상윤, 역시 3년 동안 이 뮤지컬에 나온 에녹, 나와 그를 마찬가지로 모두 연기한 김재범, 비교적 최근 시즌의 배우들인 정동화와 정욱진도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 합류했다.

2008년 '쓰릴미' 조연출을 맡기 시작했고, 2014면 '쓰릴 미'를 통해 입봉한 박지혜 연출은 "작년까지 '쓰릴미'를에서 큰 그림을 그리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이미 작품을 경험한 배우들이라 틀에 가두기 보다는 각각의 색깔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페어마다 느낌이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박용호 프로듀서가 총괄프로듀서로 참여하며, 2007년 초연부터 '쓰릴 미'와 함께했던 강효진 프로듀서가 이끄는 달 컴퍼니가 제작을 맡는다. 무대 위 단 하나의 반주 악기인 피아노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살롱 오페라 '리타' 등에서 활약한 이범재가 맡는다. 오는 5월28일까지 백암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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