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1.25 03:04
[국립발레단 3년 더 이끌게 된 강수진 예술감독]
취임 초기 어려움도 있었지만 레퍼토리 확장하며 내실 다져
"지난 3년은 배움의 과정… 다양한 무대 준비… 즐겨주시길"
"제 발요? 예전보다는 굳은살이 훨씬 부드러워졌죠. 무대에서 내려왔잖아요. 대신 마음 근육이 훨씬 단단해졌어요."
울퉁불퉁 고목 같은 상처투성이 발은 발레리나 강수진(50)의 상징과도 같다. 연습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세월의 인장(印章)이다. 그랬던 그가 발레리나 토슈즈(toeshoes)를 벗고 예술 행정가 길을 본격적으로 걷고 있다.
울퉁불퉁 고목 같은 상처투성이 발은 발레리나 강수진(50)의 상징과도 같다. 연습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세월의 인장(印章)이다. 그랬던 그가 발레리나 토슈즈(toeshoes)를 벗고 예술 행정가 길을 본격적으로 걷고 있다.

최근 연임(임기 3년)에 성공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단장)은 "3년 전 부임 당시 계획보다 예산 확보나 티켓 판매율 등 모두 기대 이상이어서 감사하다"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으며(웃음) 어마어마한 경험을 하다 보니 단단한 마음의 굳은살이 박인 거 같다"고 말했다.
'강수진을 위한 발레'로 불린 '나비부인'을 취임 초기 올리려다 "왜색(倭色)이 짙다"는 비판에 스스로 접은 걸 얘기하고 있었다. "국내 정서 파악도 잘 안 됐었고, 제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보니 약간의 트러블도 있었죠. 어항 밖에 나온 물고기 같았어요. 배우고 파악하는 과정이었어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뒤 10년간 군무(群舞)만 하면서 "말단 단원으로 지독한 심리적·체력적 밑바닥 경험을 해봐 못 견딜 게 없다"던 그를 더 강하게 하는 시기였다.
국립발레단도 내실을 다졌다.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 존 크랑코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 같은 컨템포러리, 드라마 발레, 네오 클래식 등 레퍼토리 영역을 확장했다. 부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2015년 공연 횟수(116회→164회), 공연 수입(약 21억원→27억원) 모두 크게 늘었다. "일류 발레단 단원이라면 여러 스타일을 모두 소화해야죠. 다양한 반찬을 만들었으니 입맛에 맞게 골라 드세요."
해외 초청받는 단원을 늘리는 것도 목표다. 수석무용수 이은원이 지난해 워싱턴 발레단에 입단한 데 이어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코르드 발레(군무) 변성완이 벨기에 플랑드르 발레단 '스파르타쿠스' 주역으로 최근 초청됐다. "국내를 찾았던 해외 유명 선생님들이 현지로 돌아가 단원들 칭찬하는 이야기가 들리면 얼마나 짜릿하던지요!"
올해 신작으로 솔리스트 강효형의 안무작 '허난설헌-수월경화'(5월), 태극권·합기도·카포에이라 무술 등에서 영감 받은 '트로이게임'(6월·로버트 노스 안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작 '안나 카레니나'(11월·크리스티안 슈푹 안무)를 연달아 선보인다. 강 단장은 "발레는 협동과 사랑을 몸으로, 혼으로 느끼게 하는 작은 '인생극장'"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오십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현역에서도 공식 은퇴했다. 공허할 것 같았다. "설레요! 처음으로 50이란 무대에 발을 디디잖아요. 중심이 더 곧아지고 생각도 깊어지는 것 같아요. 40년 가까이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며 '잠'이란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았잖아요. 세상 행복하던데요. 20대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충분히 후회 없이 살면 돌아갈 필요가 없는 거죠."
'강수진을 위한 발레'로 불린 '나비부인'을 취임 초기 올리려다 "왜색(倭色)이 짙다"는 비판에 스스로 접은 걸 얘기하고 있었다. "국내 정서 파악도 잘 안 됐었고, 제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보니 약간의 트러블도 있었죠. 어항 밖에 나온 물고기 같았어요. 배우고 파악하는 과정이었어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뒤 10년간 군무(群舞)만 하면서 "말단 단원으로 지독한 심리적·체력적 밑바닥 경험을 해봐 못 견딜 게 없다"던 그를 더 강하게 하는 시기였다.
국립발레단도 내실을 다졌다.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 존 크랑코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 같은 컨템포러리, 드라마 발레, 네오 클래식 등 레퍼토리 영역을 확장했다. 부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2015년 공연 횟수(116회→164회), 공연 수입(약 21억원→27억원) 모두 크게 늘었다. "일류 발레단 단원이라면 여러 스타일을 모두 소화해야죠. 다양한 반찬을 만들었으니 입맛에 맞게 골라 드세요."
해외 초청받는 단원을 늘리는 것도 목표다. 수석무용수 이은원이 지난해 워싱턴 발레단에 입단한 데 이어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코르드 발레(군무) 변성완이 벨기에 플랑드르 발레단 '스파르타쿠스' 주역으로 최근 초청됐다. "국내를 찾았던 해외 유명 선생님들이 현지로 돌아가 단원들 칭찬하는 이야기가 들리면 얼마나 짜릿하던지요!"
올해 신작으로 솔리스트 강효형의 안무작 '허난설헌-수월경화'(5월), 태극권·합기도·카포에이라 무술 등에서 영감 받은 '트로이게임'(6월·로버트 노스 안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작 '안나 카레니나'(11월·크리스티안 슈푹 안무)를 연달아 선보인다. 강 단장은 "발레는 협동과 사랑을 몸으로, 혼으로 느끼게 하는 작은 '인생극장'"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오십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현역에서도 공식 은퇴했다. 공허할 것 같았다. "설레요! 처음으로 50이란 무대에 발을 디디잖아요. 중심이 더 곧아지고 생각도 깊어지는 것 같아요. 40년 가까이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며 '잠'이란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았잖아요. 세상 행복하던데요. 20대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충분히 후회 없이 살면 돌아갈 필요가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