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30 10:03
뮤지컬배우 이정화(28)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예쁜 외모와 청아한 목소리 등으로 뮤지컬계 '약혼녀 전문 배우'로 통하던 그녀가 드라마틱한 성장 서사를 쓰고 있다.
뮤지컬 '아이다'(2017년 3월11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제작 신시컴퍼니)가 정점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를 연기한다.
한 때 사랑했던 남자인 '라다메스' 장군, 자신이 친구로 부른 다른 나라의 공주인 '아이다'에 대한 예의를 끝내 지키며 지도자로 성장한다. 이정화는 기존 다른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이 역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 이정화는 "'아이다'를 연인 간의 사랑보다는 훨씬 더 큰 사랑으로 생각한다"며 "사랑 때문에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뤄내는 것으로 보니 저 역시 굉장히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팝의 거장 엘턴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호흡을 맞춰 2000년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암네리스 공주, 라다메스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국내 네 번째 시즌인 이번 무대에서 새삼 눈길을 끄는 건 두 공주의 성장 서사다. 특히 암네리스는 철부지 공주에서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로 자라난다.
"제가 약해보이지만 안에는 단단함과 강렬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뮤지컬 '카르멘'에서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는) '카타리나'처럼 연약해보였던 캐릭터들 역시 곱게 자랐지만 그 안에 단단하게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정화는 사실 이전 시즌에 '아이다'로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컴퍼니 측에서 다음에는 암네리스로 오디션을 보러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암네리스의 화려함과 요염함을 대변하는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 영상을 본 그녀는 이내 이 역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전에 알고 있었던 '아이다'의 매력은 빙산의 일각이었어요. 넘버뿐 아니라 드라마도 너무 좋더라고요."
'아이다'로 무엇보다 또 하나의 껍질을 깨고 나가는 듯하다. "제가 진지한 걸 많이 했는데 1막에서 암네리스는 백치 끼가 있는 활발함을 보여주죠. 코믹적이고 신나는 걸로 관객들과 밀당하고 호흡도 하고요. 특히 그 정점인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 신이 연습 때는 잘 해결이 안 됐어요. 농도 조절을 잘해야 2막에서 진지한 모습과 잘 대비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차분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장면 때문에 발산하는 에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지난해 중반 출연한 뮤지컬 '체스'의 '플로렌스' 역은 이정화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자신의 첫 여자 주역이었고, 강렬한 캐릭터로 그간 연약한 이미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관능적인 캐릭터인 '머더 발라드'의 사라, '고래고래'의 털털한 PD 혜경, '삼총사'에서 복수의 칼을 쥔 미모의 여간첩 '밀라디' 등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플로렌스를 맡기 전까지 1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기회는 반드시 올 거라는 말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정화는 차곡차곡 성장해온 배우다. 2010년 뮤지컬 '투란도트' 앙상블로 데뷔한 뒤 조연 등을 거쳐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특히 '투란도트'에서는 로링 역, 투란도트 커버를 맡은데 이어 류 역으로 올해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어워즈'(DIMF)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경주 출신인 이정화가 뮤지컬에 빠져든 건 중학교 2학년. 당시 대구에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본 뒤 "아름답고 압도하는 소리와 애국심을 들끓게 하는 내용에 반해 뮤지컬 배우기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생이 되기를 원한 부모와 타협을 봐 계명대 성악과에 진학한 그녀는 2학년 때부터 연극예술과를 복수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를 꿈꿨다. 성악을 전공해 곱고 깨끗한 소리를 내지만 동시에 팝 뮤지컬에도 무리 없는 발성을 갖게 된 이유다.
이처럼 튀는 재능과 외모까지 지녔지만 이정화는 정작 본인을 평범하다고 여겼다. "평범한 제가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고 작품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해야 할 일이 마땅히 찾아왔음에 감사하죠."
◇보너스 트랙 : 이정화가 추천하는 뮤지컬 넘버
▲'투란도트' 중 '나의 힘 그건 사랑' : "류의 마지막 넘버에요. 칼라프를 숨겨온 사랑으로 지켜드리겠다고 노래하는 순간 어떤 말보다 감동을 안기죠."
▲'번지점프를 하다' 중 '그게 나의 전부란 걸' : "인우와 태희가 다음 생까지 서로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듀엣곡이죠. 저 역시도 이 뮤지컬에서 태희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아이다' 중 '복잡한 인생'(Elaborate Lives) : "복잡한 인생을 노래하는 넘버인데 반주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인생의 여러 면을 느끼게 해주는 주옥 같은 넘버죠."
뮤지컬 '아이다'(2017년 3월11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제작 신시컴퍼니)가 정점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를 연기한다.
한 때 사랑했던 남자인 '라다메스' 장군, 자신이 친구로 부른 다른 나라의 공주인 '아이다'에 대한 예의를 끝내 지키며 지도자로 성장한다. 이정화는 기존 다른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이 역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 이정화는 "'아이다'를 연인 간의 사랑보다는 훨씬 더 큰 사랑으로 생각한다"며 "사랑 때문에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뤄내는 것으로 보니 저 역시 굉장히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팝의 거장 엘턴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호흡을 맞춰 2000년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암네리스 공주, 라다메스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국내 네 번째 시즌인 이번 무대에서 새삼 눈길을 끄는 건 두 공주의 성장 서사다. 특히 암네리스는 철부지 공주에서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로 자라난다.
"제가 약해보이지만 안에는 단단함과 강렬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뮤지컬 '카르멘'에서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는) '카타리나'처럼 연약해보였던 캐릭터들 역시 곱게 자랐지만 그 안에 단단하게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정화는 사실 이전 시즌에 '아이다'로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컴퍼니 측에서 다음에는 암네리스로 오디션을 보러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암네리스의 화려함과 요염함을 대변하는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 영상을 본 그녀는 이내 이 역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전에 알고 있었던 '아이다'의 매력은 빙산의 일각이었어요. 넘버뿐 아니라 드라마도 너무 좋더라고요."
'아이다'로 무엇보다 또 하나의 껍질을 깨고 나가는 듯하다. "제가 진지한 걸 많이 했는데 1막에서 암네리스는 백치 끼가 있는 활발함을 보여주죠. 코믹적이고 신나는 걸로 관객들과 밀당하고 호흡도 하고요. 특히 그 정점인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 신이 연습 때는 잘 해결이 안 됐어요. 농도 조절을 잘해야 2막에서 진지한 모습과 잘 대비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차분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장면 때문에 발산하는 에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지난해 중반 출연한 뮤지컬 '체스'의 '플로렌스' 역은 이정화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자신의 첫 여자 주역이었고, 강렬한 캐릭터로 그간 연약한 이미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관능적인 캐릭터인 '머더 발라드'의 사라, '고래고래'의 털털한 PD 혜경, '삼총사'에서 복수의 칼을 쥔 미모의 여간첩 '밀라디' 등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플로렌스를 맡기 전까지 1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기회는 반드시 올 거라는 말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정화는 차곡차곡 성장해온 배우다. 2010년 뮤지컬 '투란도트' 앙상블로 데뷔한 뒤 조연 등을 거쳐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특히 '투란도트'에서는 로링 역, 투란도트 커버를 맡은데 이어 류 역으로 올해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어워즈'(DIMF)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경주 출신인 이정화가 뮤지컬에 빠져든 건 중학교 2학년. 당시 대구에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본 뒤 "아름답고 압도하는 소리와 애국심을 들끓게 하는 내용에 반해 뮤지컬 배우기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생이 되기를 원한 부모와 타협을 봐 계명대 성악과에 진학한 그녀는 2학년 때부터 연극예술과를 복수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를 꿈꿨다. 성악을 전공해 곱고 깨끗한 소리를 내지만 동시에 팝 뮤지컬에도 무리 없는 발성을 갖게 된 이유다.
이처럼 튀는 재능과 외모까지 지녔지만 이정화는 정작 본인을 평범하다고 여겼다. "평범한 제가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고 작품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해야 할 일이 마땅히 찾아왔음에 감사하죠."
◇보너스 트랙 : 이정화가 추천하는 뮤지컬 넘버
▲'투란도트' 중 '나의 힘 그건 사랑' : "류의 마지막 넘버에요. 칼라프를 숨겨온 사랑으로 지켜드리겠다고 노래하는 순간 어떤 말보다 감동을 안기죠."
▲'번지점프를 하다' 중 '그게 나의 전부란 걸' : "인우와 태희가 다음 생까지 서로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듀엣곡이죠. 저 역시도 이 뮤지컬에서 태희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아이다' 중 '복잡한 인생'(Elaborate Lives) : "복잡한 인생을 노래하는 넘버인데 반주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인생의 여러 면을 느끼게 해주는 주옥 같은 넘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