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 대고 선 간격 맞춰… 또다른 이우환 위작범 검거

입력 : 2016.11.16 03:00
이우환 화백의 대표작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40여점 위조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런 혐의로 화가 박모(56)씨와 유통책 김모(58)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이 화백 그림 55점을 위조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된 화가 이모(39)씨와 별개의 위조·유통 조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 화백은 7월 화가 이씨가 위조 사실을 털어놓고 구속됐을 때 "위작이 아니다. 틀림없이 내 그림"이라고 주장했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2년 김씨로부터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2년 동안 위작(僞作) 40여점을 만들어냈다. 김씨는 이 그림 중 일부를 판매책인 서울 인사동 A화랑 대표 김모(여·58)씨를 통해 한 점당 1억~8억원을 받고 팔아 총 29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화가 박씨는 그림 값으로 3억원을 받았다.

박씨는 돌가루가 섞여 있는 진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값싼 흰색 돌가루와 청색 염료를 혼합해 진품과 비슷한 청색 물감을 만들었다. 이후 점·선이 비뚤어지지 않게 그리기 위해 캔버스에 '각목'을 대고 간격을 맞춰가며 그림을 위조했다. 작가 서명은 종이에 수십 차례 연습한 뒤 그려넣었다. 경찰은 "유통된 위작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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