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14 10:05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특정한 내러티브를 기대하고 왔다면 당황할 법하다.
프랑스 안무가 겸 연출가 필립 드쿠플레(56)가 '드쿠플레스 컴퍼니 포 더 아츠(DCA)'와 함께 무대에 올린 '콘택트'(11~13일 LG아트센터)는 극의 맥락이 어디까지 자유분방하게 뻗어나가는지를 보여줬다.
'파우스트'라는 가상의 뮤지컬을 리허설하는 동안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을 그린다. 소동극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드쿠플러리(Decoufleries)', 즉 '드쿠플레 방식의'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드쿠플레답게 공연 자체는 특정한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성격을 띤다.
다양한 동작의 무용을 비롯해 연극, 마임, 화려한 영상 등 멀티 쇼의 화려한 미학을 보여준다. 캬바레 공연의 단골 손님인 '단면을 잘라낸 박스와 와이어'는 고혹적인 향수를 자극한다. 뮤지션 노스펠과 피에로 르 브르주아가 맡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발군이다. 전자악기 등을 통해 분위기와 공간감을 강조한 일렉트로닉의 하위 장르인 앰비언트를 비롯해 모던 록, 클래식음악 등을 아우르며 극의 다양성에 날개를 달아준다.
이 모든 것은 한정된 무대 공간을 초월하는 효과를 낳는다. 다양한 장르의 결합이 단지 볼거리 나열을 위한 방편이 아니라, 특성상 한계를 지을 수밖에 없는 무대 예술의 일종의 탈출구가 된다는 걸 증명한다.
한국의 조악한 융복합 공연이 가장 비판을 받는 부분 중 하나는 서사가 빈약하다는 부분인데, '콘택트'는 장르 융합에서 중요한 건 감각이라고 반문하는 듯하다.
화려한 감각이 뒤섞인 관능의 '콘택트'는 자유로운 조화로 자연스레 메시지도 던진다.
'파우스트'는 전지적인 지식의 성취를 통해 신과 대등한 위치에 서려는 인간의 욕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콘택트'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대신 마음껏 즐기라는 정언명령을 부담없이 건넨다. 따듯한 정서에 빠져 있다보면 파우스트의 고뇌는 저만치 달아난다.
지난달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선보인 슬로베니아의 토마스 판두르의 연극 '파우스트'가 물(水)을 아우르는 시적인 잿빛 연출로 현대인의 고뇌와 소외를 그렸다면, 드쿠플레의 '콘택트'는 총천연색인 것들의 접촉(contact)으로 그 고뇌와 소외의 연대를 모색한다.
프랑스 안무가 겸 연출가 필립 드쿠플레(56)가 '드쿠플레스 컴퍼니 포 더 아츠(DCA)'와 함께 무대에 올린 '콘택트'(11~13일 LG아트센터)는 극의 맥락이 어디까지 자유분방하게 뻗어나가는지를 보여줬다.
'파우스트'라는 가상의 뮤지컬을 리허설하는 동안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을 그린다. 소동극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드쿠플러리(Decoufleries)', 즉 '드쿠플레 방식의'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드쿠플레답게 공연 자체는 특정한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성격을 띤다.
다양한 동작의 무용을 비롯해 연극, 마임, 화려한 영상 등 멀티 쇼의 화려한 미학을 보여준다. 캬바레 공연의 단골 손님인 '단면을 잘라낸 박스와 와이어'는 고혹적인 향수를 자극한다. 뮤지션 노스펠과 피에로 르 브르주아가 맡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발군이다. 전자악기 등을 통해 분위기와 공간감을 강조한 일렉트로닉의 하위 장르인 앰비언트를 비롯해 모던 록, 클래식음악 등을 아우르며 극의 다양성에 날개를 달아준다.
이 모든 것은 한정된 무대 공간을 초월하는 효과를 낳는다. 다양한 장르의 결합이 단지 볼거리 나열을 위한 방편이 아니라, 특성상 한계를 지을 수밖에 없는 무대 예술의 일종의 탈출구가 된다는 걸 증명한다.
한국의 조악한 융복합 공연이 가장 비판을 받는 부분 중 하나는 서사가 빈약하다는 부분인데, '콘택트'는 장르 융합에서 중요한 건 감각이라고 반문하는 듯하다.
화려한 감각이 뒤섞인 관능의 '콘택트'는 자유로운 조화로 자연스레 메시지도 던진다.
'파우스트'는 전지적인 지식의 성취를 통해 신과 대등한 위치에 서려는 인간의 욕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콘택트'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대신 마음껏 즐기라는 정언명령을 부담없이 건넨다. 따듯한 정서에 빠져 있다보면 파우스트의 고뇌는 저만치 달아난다.
지난달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선보인 슬로베니아의 토마스 판두르의 연극 '파우스트'가 물(水)을 아우르는 시적인 잿빛 연출로 현대인의 고뇌와 소외를 그렸다면, 드쿠플레의 '콘택트'는 총천연색인 것들의 접촉(contact)으로 그 고뇌와 소외의 연대를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