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메리포핀스'로 돌아온 전성우의 여유와 진중함

입력 : 2016.11.08 09:42
뮤지컬배우 전성우(29)를 ‘대학로의 아이돌’로만 수식하는 건 부당하다. 동안 탓에 매년 ‘라이징 스타’라는 직함도 달고 다니지만 그를 한번이라도 톺아본 관객은 성숙함에 놀란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전성우는 “예전에는 불안하고 조급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지금은 여유를 갖게 됐다”고 웃었다. 그의 데뷔작은 2007년 뮤지컬은 ‘화성에서 꿈꾸다’다. 하지만 이후 바로 입대를 했고 전역 후 2010년 뮤지컬 ‘화랑’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역하고 오디션 서류에서 많이 떨어졌어요. 이상과 현실의 갭이 크니 자신감이 떨어졌죠. 2010년 초만 해도 작업 환경이 지금과 달랐거든요. 분장실도 제대로 없고, 포스터도 직접 붙이고. 무대 의상 입고 대학로 나가서 홍보도 하고. 하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2011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에른스트 역으로 발돋움 하더니 ‘쓰릴미’, ‘밀당의 탄생’, ‘블랙메리포핀스’ ‘삼천’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 잇따라 화제작에 출연하며 대학로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멋있게 보이려고 하기 보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유를 찾으려고 했죠.”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순호,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크리스토퍼, 연극 ‘엘리펀트 송’의 마이클 등 전성우는 특히 상처를 갖고 있는 순수한 캐릭터를 결을 섬세함으로 잘 그려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모든 캐릭터가 저를 닮았을 수도, 아닐 수도 있죠. 오히려, 역할들을 맡으면서 잊고 있었던 생각들을 떠올려요. 예전에 내가 그 캐릭터가 되기도 하죠. 오히려 표현을 하려고 하지 않아요. 이 캐릭터가 왜 이 시점에서 이런 말을 하는지, 이렇게 행동을 하는지 분명히 생각하고 나면 관객들 역시 납득하실 거라 생각하죠.”

창작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연출 서윤미·제작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헤르만’ 역시 마찬가지다. 4년 만에 이 역으로 돌아온 그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1926년 나치 정권 아래의 독일을 배경하는 한 작품은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 방화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네 명의 고아들과 보모 메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상처를 입고 왜곡된 기억을 지닌 ‘헤르만’이 내레이터로 그의 진술과 기억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으나 쉽게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캐릭터다.

이미 잘 아는 이야기이고 익숙한 캐릭터인데 “이 부분이 제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알고 있으면 이 캐리거의 순수하고 맑은 느낌이 덜할 수 있거든요. 4년 동안 제 자신이 성장했지만 캐릭터의 색이 변질이 되면 관객들이 실망을 하실 수 있죠.”

전성우는 “별 다른 것이 없어요.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아서”라며 진중함을 보였다. “데뷔때와 마음 상태는 항상 같아요. 고조를 주는 역이든, 무겁게 또는 가볍게 터치를 주든 기술적으로 변화가 생겨도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야 상황과 역할에 집중하고 진실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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