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그린'으로, 또 한 번의 바그너

입력 : 2016.11.01 00:44

국립오페라단 이달 16일 개막
김석철·서선영이 주역으로

2014년 2월 독일 바이에른주 코부르크주립극장에서 연출가 카를로스 바그너가 선보인‘로엔그린’에서 로엔그린이 백조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학민)이 오는 16·18·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로엔그린'을 올린다. 지난 2013년 10월 바그너 최후의 악극 '파르지팔'을 국내 초연하고, 지난해 11월 바그너의 사실상 첫 번째 오페라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선보인 데 이은 '또 한 번의 바그너'다. 40여년 전인 1974년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1976년 '로엔그린'을 번안 오페라로 국내에서 올린 적은 있어도 자체 제작해 독일어 원어로 공연하는 것은 처음. 사실상 국내 초연이다.

오페라 '로엔그린'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난에 처한 한 여인 엘자(서선영)를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김석철)이 나타나 구원한다는 이야기. 전 세계 결혼식장에서 울려 퍼지는 '혼례의 합창(결혼행진곡)'이 제3막 엘자와 로엔그린의 결혼식 장면의 바로 그 곡이다. 하지만 엘자의 호기심에서 비극은 시작된다. "내 이름과 신분을 묻지 마라"는 로엔그린의 당부를 어긴 것. 로엔그린은 결국 그녀를 남기고 떠난다.

지난여름 한국 테너로는 처음으로 바그너의 성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파르지팔'의 세 번째 시종으로 출연한 김석철과, 2011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바젤 국립극장 주역 가수가 된 소프라노 서선영이 주연이다. 2013년 바젤에서 서선영은 '로엔그린' 엘자 역을 17회 불렀다.

미국 워싱턴내셔널오페라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지휘자 필립 오갱이 지휘봉을 쥐고, 2008년 국립오페라단 '살로메'를 연출해 호평을 받은 카를로스 바그너가 중세에서 현대로 배경을 옮긴 매끈한 무대를 보여준다.

독일 출신 작곡가 바그너(1813~1883)의 오페라는 일단 어렵다. '로엔그린'만 해도 공연 시간이 네 시간 반에 이르고, 오케스트라(110명)에 대규모 합창(88명)은 필수. 웅장한 관현악을 뚫고 노래할 힘을 지닌 '바그너 가수'도 따로 구해야 한다. 독일 민족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구원과 해방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추구하는 내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바그너 오페라에 꾸준히 도전하는 국립오페라단의 뚝심이 돋보인다.

3년 전 '파르지팔' 때 1막 후 한 시간 쉴 시간을 준 것처럼 이번엔 1막 후 40분, 2막 후 30분간 휴식 시간을 준다. 관객들은 오페라극장 내 카페 더클레프에서 '로엔그린' '엘자' 등 등장인물 이름을 붙인 도시락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공연 시작도 오후 6시로 앞당겼다. (02)58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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