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20 10:37
연극 ‘블랙버드’는 ‘열두 살 소녀와 중년 남자의 금지된 섹스, 그리고 15 년 만의 만남’이라는 파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자극적이지는 않다. 사건이 벌어진 이후의 두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배우 조재현은 19일 오후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열린 ‘블랙버드’ 프레스콜에서 “‘소아성애’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었으면 이 연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자 ‘우나’를 성적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 생황을 마친 뒤 이름을 바꾸고 새 삶을 살고 있는 50대 남성 ‘레이’를 연기한다. 이 작품을 제작한 수현재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제 자식이 어렸을 때 영화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어요. 자기 딸을 비닐봉투로 죽이는 장면이 있어 못한다고 했죠. ‘블랙버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아성애를 깊게 다뤘다면 굳이 연극으로 올릴 생각조자 안 했을 겁니다.”
결국 사건이 벌어진 이후의 인간 대 인간의 부딪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15년 만에 만난 레이와 우나는 갈등과 사실, 그리고 진실한 마음 등의 주변을 둘러싸고 계속 부딪힌다. “그들 역시 사회에 살고 있는 구성원인데 그 사건 이후 함께 고민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올리게 됐습니다.” 우나 역의 두 배우인 옥자연과 채수빈 모두 거부감이 없었다고 했다. 옥자연은 “(우나의 마음을) 사랑의 범주로 여기고 연습하면서 고민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려진다거나, 나이 많은 사람을 동경한다는 걸 생각하면서 찾아갔죠”라고 말했다. 채수빈 역시 소아성애적인 것보다 “우나의 15년, 레이의 15년에 대해 더 생각했다”며 “정형화되지 않은 극이라 새로웠다”고 여겼다.
에딘버러 출신 작가 데이비드 헤로우어가 신문 기사를 발전시킨 작품이다.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 개막작으로 초연했다.
제프 다니엘스·미셸 윌리엄스 등이 주연을 맡은 올해 브로드웨이 버전은 토니상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희곡상 부문 , 남∙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루리 마나 주연의 영화로도 옮겨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대학로 공연 브랜드 ‘연극열전2’의 네 번째 작품으로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추상미, 최정우가 열연했다.
‘연극열전2’ 당시 프로그래머로서 이 작품을 접했던 조재현은 “그 때에는 막연하게 ‘신선하다’ ‘세련됐다’ 두 가지로만 봤다”며 “당시 주제가 명확했지만 작품을 건물에 비유했을 때 인테리어가 덜 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번역본으로 그 인테리어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번에 번역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는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고 혼란스러운 극 구조에 대해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었고 사실었는지 의문이 드는데 그게 작가의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두 인물의 어긋난 기억을 대변하는 듯 파편처럼 분절되는 대사, 두 배우의 감정 소용돌이가 관객을 옭아맨다.
“무의미한 단어의 반복이 많고 어느 부분에는 마침표가 있고 없어요. 낯선 글쓰기였죠. 작가가 왜 이렇게 썼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근데 계속 접하니까 작가는 스토리텔링에는 관심이 없는 거예요. 인물들의 관계와 행동 그 사이에 있는 회색지대에 관심이 있죠. 현대적인 작품이죠.”
15년 전의 사건 후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20대의 우나 역의 옥자연과 채수빈은 신선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옥자연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드라마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았던 채수빈은 전날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빈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문 연출은 “개성이 다른 두 배우지만 비교적 신인이라 만들어져 있지 않아 우나 역에 잘 어울린다는 건 공통점”이라며 “옥자연 씨의 우나가 독하고 강한 반면, 채수빈 씨의 우나는 조금 더 여리고 감성적”이라고 차이를 뒀다.
원캐스트로 두 배우를 상대하는 조재현 역시 “‘블랙버드’는 대사를 씹어도 되는 ‘날 것’이 매력인 작품인데 신인 배우들이 더 도움이 된다”며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방식들이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11월13일까지.
배우 조재현은 19일 오후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열린 ‘블랙버드’ 프레스콜에서 “‘소아성애’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었으면 이 연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자 ‘우나’를 성적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 생황을 마친 뒤 이름을 바꾸고 새 삶을 살고 있는 50대 남성 ‘레이’를 연기한다. 이 작품을 제작한 수현재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제 자식이 어렸을 때 영화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어요. 자기 딸을 비닐봉투로 죽이는 장면이 있어 못한다고 했죠. ‘블랙버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아성애를 깊게 다뤘다면 굳이 연극으로 올릴 생각조자 안 했을 겁니다.”
결국 사건이 벌어진 이후의 인간 대 인간의 부딪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15년 만에 만난 레이와 우나는 갈등과 사실, 그리고 진실한 마음 등의 주변을 둘러싸고 계속 부딪힌다. “그들 역시 사회에 살고 있는 구성원인데 그 사건 이후 함께 고민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올리게 됐습니다.” 우나 역의 두 배우인 옥자연과 채수빈 모두 거부감이 없었다고 했다. 옥자연은 “(우나의 마음을) 사랑의 범주로 여기고 연습하면서 고민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려진다거나, 나이 많은 사람을 동경한다는 걸 생각하면서 찾아갔죠”라고 말했다. 채수빈 역시 소아성애적인 것보다 “우나의 15년, 레이의 15년에 대해 더 생각했다”며 “정형화되지 않은 극이라 새로웠다”고 여겼다.
에딘버러 출신 작가 데이비드 헤로우어가 신문 기사를 발전시킨 작품이다.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 개막작으로 초연했다.
제프 다니엘스·미셸 윌리엄스 등이 주연을 맡은 올해 브로드웨이 버전은 토니상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희곡상 부문 , 남∙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루리 마나 주연의 영화로도 옮겨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대학로 공연 브랜드 ‘연극열전2’의 네 번째 작품으로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추상미, 최정우가 열연했다.
‘연극열전2’ 당시 프로그래머로서 이 작품을 접했던 조재현은 “그 때에는 막연하게 ‘신선하다’ ‘세련됐다’ 두 가지로만 봤다”며 “당시 주제가 명확했지만 작품을 건물에 비유했을 때 인테리어가 덜 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번역본으로 그 인테리어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번에 번역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는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고 혼란스러운 극 구조에 대해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었고 사실었는지 의문이 드는데 그게 작가의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두 인물의 어긋난 기억을 대변하는 듯 파편처럼 분절되는 대사, 두 배우의 감정 소용돌이가 관객을 옭아맨다.
“무의미한 단어의 반복이 많고 어느 부분에는 마침표가 있고 없어요. 낯선 글쓰기였죠. 작가가 왜 이렇게 썼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근데 계속 접하니까 작가는 스토리텔링에는 관심이 없는 거예요. 인물들의 관계와 행동 그 사이에 있는 회색지대에 관심이 있죠. 현대적인 작품이죠.”
15년 전의 사건 후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20대의 우나 역의 옥자연과 채수빈은 신선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옥자연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드라마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았던 채수빈은 전날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빈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문 연출은 “개성이 다른 두 배우지만 비교적 신인이라 만들어져 있지 않아 우나 역에 잘 어울린다는 건 공통점”이라며 “옥자연 씨의 우나가 독하고 강한 반면, 채수빈 씨의 우나는 조금 더 여리고 감성적”이라고 차이를 뒀다.
원캐스트로 두 배우를 상대하는 조재현 역시 “‘블랙버드’는 대사를 씹어도 되는 ‘날 것’이 매력인 작품인데 신인 배우들이 더 도움이 된다”며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방식들이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11월1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