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9 11:36

“김훈 작가님의 글에는 주어, 동사밖에 없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 곱씹어야 상상을 채울 수 있는 필체죠. 라임 하나만 놓쳐도 의미를 느낄 수가 없는데, 감성이 파편처럼 뛰어나오고 헝클어져요.”
작가 김훈의 동명소설이 바탕인 국립국악원 음악극 ‘현의 노래’의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 겸 음악감독 류형선 씨는 17일 오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훈 작가 필체가 다루고 있는 이면을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의 노래’는 1500년 전 가야 왕국과 가야금, 우륵의 이야기다. 특히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가야국의 현실과 악사 우륵의 노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김 작가가 삼국사기의 짧은 기사에서 영감을 받고 2003년 국악박물관의 악기를 들여다보며 완성한 소설이다.
‘내 글이 이루지 못한 모든 이야기는 저 잠든 악기 속에 있고, 악기는 여전히 잠들어 있다’고 서술한 ‘현의 노래’ 서문에서 국립국악원은 음악세계에 대한 김 작가의 갈망을 읽었다.
이후 김 작가와 협의 후 ‘현의 노래’의 공연 작품화를 결정하고 1년 남짓 정성을 들여왔다. 류 감독은 “김 작가가 어려운 시간 가공한 글인데 그 안에는 날 것의 기운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을 음악 속에 어떻게 담을지가 관건이었다”고 소개했다.
결국 김 작가의 유려한 문장은 ‘내레이션’, 극중 배역의 감정 전달은 ‘아리아’, 극적 전개를 이끄는 음악은 ‘합창’으로 구성했다. 가야금을 앞세운 현악기 중심의 국악관현악이 소리로 빛을 낸다.
판소리 창법에 현악기의 음색을 더한 ‘가야금 병창’이 ‘현녀’역을 맡아 합창으로 음악의 전개를 주도하다.
특히 류 감독이 직접 작사한 노랫말이 흘러간다. 그는 “다른 공연 작업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제가 가사를 썼어요. 노랫말과 가락이 따지고 보면 마음과 몸의 관계인데 제가 노랫말까지 작업해 둘이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했습니다”라고 여겼다.
류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이 작품의 정서는 ‘맹렬한 적막’이다. “악기 속에 잠들어 있는 그 ‘맹렬한 적막’이 화두죠. 우륵의 당시 고민은 김 작가의 참담하리만큼 아름다운 문장 속에 담겨 있어요. 그 장면이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얼마만큼의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가 포커스죠.”
류 감독은 영화 ‘귀향’의 주제곡인 ‘가시리’를 비롯해 음악극 ‘공무도하’와 ‘솟아라 도깨비’ 등의 작곡과 음악을 맡았다. 그는 김 작가의 필체가 가지고 있는 강렬함에 음악이 함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악은 제가 만드니까, 소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지만 류형선의 특징이 더 드날 거라고 생각해요. 국악극 ‘현의 노래’에서 김훈 작가의 문체와의 교집합을 음악을 채울 겁니다.”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궁중정재 ‘여민동락’ 등 전통 공연 예술 작품을 선보였던 이병훈 연출가가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원작은 참혹한 시대 속애서 무력하게 홀로 대적한 우륵의 독백으로 구성돼 있다”며 “처음에는 일반 음악극처럼 대사 나오고 연기하다 음악이 나오는 구성을 생각했는데,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다. 음악이 중심이 되고 전면에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오라토리오(대규모의 종교적 극음악) 식의 국악극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 원장은 “우리 전통 예술의 악과 무를 잘 계승하고 전승하면서 현대적인 창작을 가지고 가는 것이 국립국악원의 목표”라며 “그래서 ‘현의 노래’를 준비했다. 악사 우륵 이야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원작에 있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과감히 줄이고, 우륵에 집중해 작품을 새로 구성했다. 대본에는 홍원기(극작가, 연극배우)가, 드라마트루그에는 서연호(고려대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주인공 우륵은 실제 가야금 연주자인 김형섭(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 우륵의 제자인 니문역에는 뮤지컬배우 김태문(뮤지컬 배우)이 캐스팅됐다. 오는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
작가 김훈의 동명소설이 바탕인 국립국악원 음악극 ‘현의 노래’의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 겸 음악감독 류형선 씨는 17일 오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훈 작가 필체가 다루고 있는 이면을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의 노래’는 1500년 전 가야 왕국과 가야금, 우륵의 이야기다. 특히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가야국의 현실과 악사 우륵의 노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김 작가가 삼국사기의 짧은 기사에서 영감을 받고 2003년 국악박물관의 악기를 들여다보며 완성한 소설이다.
‘내 글이 이루지 못한 모든 이야기는 저 잠든 악기 속에 있고, 악기는 여전히 잠들어 있다’고 서술한 ‘현의 노래’ 서문에서 국립국악원은 음악세계에 대한 김 작가의 갈망을 읽었다.
이후 김 작가와 협의 후 ‘현의 노래’의 공연 작품화를 결정하고 1년 남짓 정성을 들여왔다. 류 감독은 “김 작가가 어려운 시간 가공한 글인데 그 안에는 날 것의 기운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을 음악 속에 어떻게 담을지가 관건이었다”고 소개했다.
결국 김 작가의 유려한 문장은 ‘내레이션’, 극중 배역의 감정 전달은 ‘아리아’, 극적 전개를 이끄는 음악은 ‘합창’으로 구성했다. 가야금을 앞세운 현악기 중심의 국악관현악이 소리로 빛을 낸다.
판소리 창법에 현악기의 음색을 더한 ‘가야금 병창’이 ‘현녀’역을 맡아 합창으로 음악의 전개를 주도하다.
특히 류 감독이 직접 작사한 노랫말이 흘러간다. 그는 “다른 공연 작업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제가 가사를 썼어요. 노랫말과 가락이 따지고 보면 마음과 몸의 관계인데 제가 노랫말까지 작업해 둘이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했습니다”라고 여겼다.
류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이 작품의 정서는 ‘맹렬한 적막’이다. “악기 속에 잠들어 있는 그 ‘맹렬한 적막’이 화두죠. 우륵의 당시 고민은 김 작가의 참담하리만큼 아름다운 문장 속에 담겨 있어요. 그 장면이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얼마만큼의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가 포커스죠.”
류 감독은 영화 ‘귀향’의 주제곡인 ‘가시리’를 비롯해 음악극 ‘공무도하’와 ‘솟아라 도깨비’ 등의 작곡과 음악을 맡았다. 그는 김 작가의 필체가 가지고 있는 강렬함에 음악이 함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악은 제가 만드니까, 소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지만 류형선의 특징이 더 드날 거라고 생각해요. 국악극 ‘현의 노래’에서 김훈 작가의 문체와의 교집합을 음악을 채울 겁니다.”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궁중정재 ‘여민동락’ 등 전통 공연 예술 작품을 선보였던 이병훈 연출가가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원작은 참혹한 시대 속애서 무력하게 홀로 대적한 우륵의 독백으로 구성돼 있다”며 “처음에는 일반 음악극처럼 대사 나오고 연기하다 음악이 나오는 구성을 생각했는데,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다. 음악이 중심이 되고 전면에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오라토리오(대규모의 종교적 극음악) 식의 국악극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 원장은 “우리 전통 예술의 악과 무를 잘 계승하고 전승하면서 현대적인 창작을 가지고 가는 것이 국립국악원의 목표”라며 “그래서 ‘현의 노래’를 준비했다. 악사 우륵 이야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원작에 있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과감히 줄이고, 우륵에 집중해 작품을 새로 구성했다. 대본에는 홍원기(극작가, 연극배우)가, 드라마트루그에는 서연호(고려대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주인공 우륵은 실제 가야금 연주자인 김형섭(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 우륵의 제자인 니문역에는 뮤지컬배우 김태문(뮤지컬 배우)이 캐스팅됐다. 오는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