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4 10:19
美서 발레리나 유망주, SM 러브콜 가수 데뷔
'한 여름밤의 호두까지 인형' 18~19일 공연
미국에서 전문 직업 발레리나로 활약한 스테파니 김이 발레 무대에 서는 건 5년 만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용수로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됐다. 대형 가요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천상지희' 가수로만 부각돼 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저를 인정해주시는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쉰 살은 돼야 ‘이 사람이 한 분야에서 무엇을 이뤘구나’라는 생각을 하시잖아요.”
지난 12일 역삼동 창작 발레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 연습실에서 만난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출신 가수 스테파니 김(29·김보경)은 ‘전문 무용수’로서 저평가돼 ‘섭섭하지 않냐’는 물음에 오히려 싱글벙글 웃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루 종일 진행한 연습이 끝난 뒤 오후 늦게 만난 스테파니 김은 “자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은 일하는데 쓴다”며 “그렇게 노력을 해야 인정을 해주실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국내 전막 발레무대에 데뷔한다. 전문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댄스시어터샤하르의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18~19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테파니 김은 2005년 천상지희의 싱글 ‘투 굿’으로 데뷔하기 전 미국에서 발레리나로 촉망 받던 유망주였다. 2003년 보스턴 발레단 산하의 발레스쿨에서 활약하다 SM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0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발레단 오디션도 통과했다. 1년 반 가량 이곳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호두까기 인형’ 등에서 주역을 맡았다.
2011년에는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가 해외에서 주목 받는 한국 무용수를 초청해 갈라 무대를 선보이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에 초대받기도 했다. 당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효정 등과 함께 했다.
“어느 나라든 연예계가 먼저 주목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순수예술은 단번에 주목 받지 못하지만 언젠가 가능성을 인정해주실 거라 믿어요. 그래서 끈을 놓지 않고 있죠. 이번에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인) 지우영 안무가님이 저를 캐스팅해주신 것도 그 끈을 꾸준히 잡고 있어서 가능했어요.”
독일 하노버국립대학 무대무용실기 과정을 이수한 지우영 대표가 안무한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은 고전발레인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을 재창작한 가족 판타지 발레다.
스테파니 김은 이 작품에서 성인이 된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1인2역을 맡는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서 1인7역을 선보여 ‘다중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던 그녀는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했다.
“클라라는 모성애를 지닌 캐릭터에요. 본래 원작에서는 소녀인데 재해석된 거죠. 삶의 연륜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라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근데 그녀가 호두까기 인형이 돼 생쥐왕과 싸울 때는 전사처럼 보이는데, 그 때 묘한 쾌감이 있더라고요.”
스테파니 김은 안무 창작에도 일가견이 있다. 천상지희 시절, 직접 안무를 만들기도 했던 그녀는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 입학했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는 ‘지젤’ 2막의 그랑 파드되와 함께 자신이 직접 안무한 컨템퍼러리 ‘프레질’도 선보였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때는 천상지희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서 대중들이 제가 그 스테파니인지 잘 모르셨어요. 그게 좋더라고요. 무용수로 봐 주시니까요. 근데 저를 못 알아보신 것에 대한 아쉬움도 동시에 들고. 호호호.”
스테파니 김은 로스앤젤레스 발레단에서 활약하기 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8년 허리 부상으로 활동을 접게 됐다. 이후 가족이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로 돌아갔고 고난의 재활에 돌입했다.
부상을 당했던 것에 대해 “프로답지 못했다”고 했다. “바보 같이 열심히만 했어요. 솔직히 후회가 되기도 해요. 부상이라는 것이 무용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거든요. 게다가 연예계는 잠깐이라도 쉬면 감을 잃어요. 무용수로서, 가수로서 잃을 게 많았던 거죠.” 그렇지만 부상이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이내 긍정했다.
스테파니 김은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을 통해 국내에서 전문 무용수와 가수 활동을 병행해나갔으면 했다. 그녀는 앞서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보컬 실력, 춤 대결 프로그램인 ‘힛 더 스테이지’로 퍼포먼스 능력을 새삼 인증 받았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을 하고 싶어요. 순수예술을 하지만 대중문화를 함께 접하는 사람으로서 바람이에요.”
그녀에게는 사실 더 큰 꿈이 있다. 재능은 있지만 국내 발레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기회를 얻지 못하는 발레 꿈나무를 미국의 발레스쿨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장기 비전이다. “전문 무용수를 꿈꾸는 친구들은 큰 시야를 갖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미국이 꼭 정답이 아니지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죠. 아직 꿈이지만, 그러니 제가 더 노력을 해야죠.”
'한 여름밤의 호두까지 인형' 18~19일 공연
미국에서 전문 직업 발레리나로 활약한 스테파니 김이 발레 무대에 서는 건 5년 만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용수로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됐다. 대형 가요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천상지희' 가수로만 부각돼 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저를 인정해주시는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쉰 살은 돼야 ‘이 사람이 한 분야에서 무엇을 이뤘구나’라는 생각을 하시잖아요.”
지난 12일 역삼동 창작 발레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 연습실에서 만난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출신 가수 스테파니 김(29·김보경)은 ‘전문 무용수’로서 저평가돼 ‘섭섭하지 않냐’는 물음에 오히려 싱글벙글 웃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루 종일 진행한 연습이 끝난 뒤 오후 늦게 만난 스테파니 김은 “자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은 일하는데 쓴다”며 “그렇게 노력을 해야 인정을 해주실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국내 전막 발레무대에 데뷔한다. 전문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댄스시어터샤하르의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18~19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테파니 김은 2005년 천상지희의 싱글 ‘투 굿’으로 데뷔하기 전 미국에서 발레리나로 촉망 받던 유망주였다. 2003년 보스턴 발레단 산하의 발레스쿨에서 활약하다 SM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0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발레단 오디션도 통과했다. 1년 반 가량 이곳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호두까기 인형’ 등에서 주역을 맡았다.
2011년에는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가 해외에서 주목 받는 한국 무용수를 초청해 갈라 무대를 선보이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에 초대받기도 했다. 당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효정 등과 함께 했다.
“어느 나라든 연예계가 먼저 주목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순수예술은 단번에 주목 받지 못하지만 언젠가 가능성을 인정해주실 거라 믿어요. 그래서 끈을 놓지 않고 있죠. 이번에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인) 지우영 안무가님이 저를 캐스팅해주신 것도 그 끈을 꾸준히 잡고 있어서 가능했어요.”
독일 하노버국립대학 무대무용실기 과정을 이수한 지우영 대표가 안무한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은 고전발레인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을 재창작한 가족 판타지 발레다.
스테파니 김은 이 작품에서 성인이 된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1인2역을 맡는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서 1인7역을 선보여 ‘다중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던 그녀는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했다.
“클라라는 모성애를 지닌 캐릭터에요. 본래 원작에서는 소녀인데 재해석된 거죠. 삶의 연륜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라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근데 그녀가 호두까기 인형이 돼 생쥐왕과 싸울 때는 전사처럼 보이는데, 그 때 묘한 쾌감이 있더라고요.”
스테파니 김은 안무 창작에도 일가견이 있다. 천상지희 시절, 직접 안무를 만들기도 했던 그녀는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 입학했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는 ‘지젤’ 2막의 그랑 파드되와 함께 자신이 직접 안무한 컨템퍼러리 ‘프레질’도 선보였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때는 천상지희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서 대중들이 제가 그 스테파니인지 잘 모르셨어요. 그게 좋더라고요. 무용수로 봐 주시니까요. 근데 저를 못 알아보신 것에 대한 아쉬움도 동시에 들고. 호호호.”
스테파니 김은 로스앤젤레스 발레단에서 활약하기 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8년 허리 부상으로 활동을 접게 됐다. 이후 가족이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로 돌아갔고 고난의 재활에 돌입했다.
부상을 당했던 것에 대해 “프로답지 못했다”고 했다. “바보 같이 열심히만 했어요. 솔직히 후회가 되기도 해요. 부상이라는 것이 무용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거든요. 게다가 연예계는 잠깐이라도 쉬면 감을 잃어요. 무용수로서, 가수로서 잃을 게 많았던 거죠.” 그렇지만 부상이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이내 긍정했다.
스테파니 김은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을 통해 국내에서 전문 무용수와 가수 활동을 병행해나갔으면 했다. 그녀는 앞서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보컬 실력, 춤 대결 프로그램인 ‘힛 더 스테이지’로 퍼포먼스 능력을 새삼 인증 받았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을 하고 싶어요. 순수예술을 하지만 대중문화를 함께 접하는 사람으로서 바람이에요.”
그녀에게는 사실 더 큰 꿈이 있다. 재능은 있지만 국내 발레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기회를 얻지 못하는 발레 꿈나무를 미국의 발레스쿨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장기 비전이다. “전문 무용수를 꿈꾸는 친구들은 큰 시야를 갖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미국이 꼭 정답이 아니지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죠. 아직 꿈이지만, 그러니 제가 더 노력을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