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04 15:32
30대의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인 ‘함익’은 궁지에 몰렸다. 내면에 어머니에 대한 복수와 젊은 제자 ‘연우’에 대한 욕망이 뜨겁게 똬리를 틀고 있지만 우유부단하기만 하다. 그녀의 내면은 고독과 아픔으로 얼룩져만 간다.
연극 ‘함익’은 셰익스피어 ‘햄릿’의 훌륭하면서도 세련된 변형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고뇌하는, 우유부단한 캐릭터의 대명사인 햄릿을 2016년 대한민국에 맞게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재해석한 극이 아닌 ‘창작극’이라는 명패는 그래서 마땅하다. ‘함익’은 ‘햄릿’에서 분명 모티브를 얻었지만 다른 극이다.
아버지가 삼촌에게 살해당한 원작이 젊은 새 어머니로 인해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치환된, 단순히 성별이 바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 커다란 줄기만 가져왔을 때 세세한 가지는 다른 모양새를 이루며 결국 전체 큰 그루의 나무는 다른 차원의 모습을 띤다. 함익은 열정이 넘치고 ‘햄릿’에 깊은 해석을 가하는 연극과 제자 연우에게 사로잡힌다. 특히 햄릿에게 ‘사느냐, 죽느냐’는 단순히 생사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살아있는가, 어떻게 죽어있는가’라는 그의 해석에 감명 받는다.
결국 이를 자신의 삶에 대입하려 한다. 그녀의 지도 아래 연극과의 실습 공연으로 진행되는 ‘햄릿’은, 원작 ‘햄릿’에서 햄릿이 광대를 불러 새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공연하는 극이 된다.
하지만 실천력 없이 욕망에만 휩싸여 있는 그녀로 인해 제자들이 반발, 공연은 다른 차원으로 흘러가고, 복수는커녕 스스로를 옭아매는 결과는 낳는다. 어머니 장례식 때 관에 매달려 웃었다고 생각하는 ‘햄릿’이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죽이는 일밖에 할 일이 없다.
작가 김은성이 쓴 이야기의 뜨거움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의 차가운 미니멀리즘 연출과 맞물리며 현대인의 어긋난 내면을 근사하면서도 고독하게 묘사한다.
특히 김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개막한 자신의 또 다른 창작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아픔을 관통한 풍경화를 선보인 데 이어 ‘함익’으로 현대인의 내면을 파고든 세밀화까지 그려내는데 성공한다. 단 90분에 불과한 러닝타임에 대학까지 파고든 대기업의 문어발, 정경 유착 등의 문제까지 건드리는 묘까지 발휘한다.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함익 역의 최나라는 함익의 연극적인 캐릭터를 분명하게 살리며, 함익의 분신인 함진 역의 이지연은 서울시극단 신입 단원임에도 선배에게 밀리지 않은 에너지를 분출한다. 연우 역을 맡은 대학로 스타 윤나무는 청년다운 에너지를 쏟아내며, 객원으로 왜 이 연극에 합류했는지를 증명했다.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극 ‘함익’은 셰익스피어 ‘햄릿’의 훌륭하면서도 세련된 변형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고뇌하는, 우유부단한 캐릭터의 대명사인 햄릿을 2016년 대한민국에 맞게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재해석한 극이 아닌 ‘창작극’이라는 명패는 그래서 마땅하다. ‘함익’은 ‘햄릿’에서 분명 모티브를 얻었지만 다른 극이다.
아버지가 삼촌에게 살해당한 원작이 젊은 새 어머니로 인해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치환된, 단순히 성별이 바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 커다란 줄기만 가져왔을 때 세세한 가지는 다른 모양새를 이루며 결국 전체 큰 그루의 나무는 다른 차원의 모습을 띤다. 함익은 열정이 넘치고 ‘햄릿’에 깊은 해석을 가하는 연극과 제자 연우에게 사로잡힌다. 특히 햄릿에게 ‘사느냐, 죽느냐’는 단순히 생사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살아있는가, 어떻게 죽어있는가’라는 그의 해석에 감명 받는다.
결국 이를 자신의 삶에 대입하려 한다. 그녀의 지도 아래 연극과의 실습 공연으로 진행되는 ‘햄릿’은, 원작 ‘햄릿’에서 햄릿이 광대를 불러 새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공연하는 극이 된다.
하지만 실천력 없이 욕망에만 휩싸여 있는 그녀로 인해 제자들이 반발, 공연은 다른 차원으로 흘러가고, 복수는커녕 스스로를 옭아매는 결과는 낳는다. 어머니 장례식 때 관에 매달려 웃었다고 생각하는 ‘햄릿’이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죽이는 일밖에 할 일이 없다.
작가 김은성이 쓴 이야기의 뜨거움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의 차가운 미니멀리즘 연출과 맞물리며 현대인의 어긋난 내면을 근사하면서도 고독하게 묘사한다.
특히 김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개막한 자신의 또 다른 창작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아픔을 관통한 풍경화를 선보인 데 이어 ‘함익’으로 현대인의 내면을 파고든 세밀화까지 그려내는데 성공한다. 단 90분에 불과한 러닝타임에 대학까지 파고든 대기업의 문어발, 정경 유착 등의 문제까지 건드리는 묘까지 발휘한다.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함익 역의 최나라는 함익의 연극적인 캐릭터를 분명하게 살리며, 함익의 분신인 함진 역의 이지연은 서울시극단 신입 단원임에도 선배에게 밀리지 않은 에너지를 분출한다. 연우 역을 맡은 대학로 스타 윤나무는 청년다운 에너지를 쏟아내며, 객원으로 왜 이 연극에 합류했는지를 증명했다.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