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림바' 닮은 심선민 "타악기는 연주의 화룡정점"

입력 : 2016.10.04 10:27
마림바는 '실로폰의 어머니'로 통한다. 나무로 된 건반들이 피아노와 같은 방식으로 배열된 타악기다.

탱글탱글한 실로폰 소리보다 굵직하고 풍성하며 감싸주는 울림을 낸다. 건반을 두드리는 묵직한 말렛의 포만감이 오롯하게 전달된다.

퍼커셔니스트(타악기 연주자) 심선민은 마림바를 닮았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길이 2m를 넘기는 이 악기의 (보편적인) 파이브(5) 옥타브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오는 8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2016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무대올라 ‘마림바와 현을 위한 협주곡’을 선사한다.

타악기 연주자로 유명한 엠마누엘 세죠네가 작곡해 현과 어우러지는 타악의 느낌이 풍성하다. 심선민은 “타악기가 다른 악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좋다”며 싱글벙글이다.

타악기가 다른 악기를 뒤에서 받쳐주기만 한다는 판단은 오산이다. 클라이맥스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 역시 타악기 몫이다.

“타악기는 곡의 정점에서 터트려줘요. 연주 내내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역할을 치를 수 있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셈이죠.”

마림바는 타악기가 리듬뿐 아니라 멜로디에도 스스로의 몫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악기다.

타악기의 매력은 악기의 소재, 두드리는 방식 등에 따라 수천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금속, 나무, 가죽 등 악기의 재질과 타점, 강약 등 두드리는 정도에 따라 내는 소리가 무궁무진하다. “이처럼 무한대로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타악기의 매력”이라고 했다.

여러 타악기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연주자 중에서 단연 선두주자인 심민선은 성격도 이 악기를 닮아가고 있다.

정확함이 대표적이다. “어렸을 때는 이래도 응, 저래도 응이었는데 이제는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타악기는 조준점을 잘 맞춰야지 가장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어요. 한번을 치더라도 분명히 연주해야 하는 이유죠. 마림바를 예로 들면, 말렛의 어떤 부위로 치느냐, 타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정말 소리 차이가 크거든요. 느낌과 감각을 떠나 고난도 테크닉이 필요하죠. 정확성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어요.”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타악 주자는 또 하나의 악기만 연주하지 않는다. 마림바뿐 아니라 북, 비브라폰 등에 둘러싸여 있을 때가 부지기수다. 악보 역시 여러 군데 펼쳐져 있다. “오른쪽, 왼쪽을 보고 몸을 이리 돌렸다가 저리 돌렸다가. 호호호. 연주 시작 전에 머릿속에 완벽하게 순서 등이 정리가 안 돼 있으면 연주 내내 혼란스럽죠. 악기에 따라 스틱도 다르니 잘 정리정돈이 돼 있어야 하고요.” 타악 연주를 할수록 점점 섬세해지는 걸 느끼는 이유다.

타악기가 연주의 포인트를 짚어주는 악기인 만큼 일상에서도 흐름을 살피는 것이 습관처럼 됐다. 봉사 단체 모임에서 8명가량의 사람들이 동그랗게 모여 논의를 한 적이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이 사람들의 이야기와 성격,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걸 보고 스스로 놀란 적도 있다.

원래 성악을 꿈꿨던 심선민은 중학교 때 어느 공연에서 타악기 연주를 보고 전율을 느낀 뒤 타악 전공으로 방향을 틀었다. 선화예고에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타악기를 시작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졸업했다. 이후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대학원 최고연주자과정을 최우수성적으로 졸업, 전문연주자로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나갔다.

“거대한 마림바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팔 뿐만 아니라 다리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해요. 오른쪽, 왼쪽으로 계속 옮겨야 하니 안정적으로 스텝을 밟는 것이 중요하죠. 온몸을 쓸 수밖에 없는 악기에요.”

이번 연주회에서는 마림바의 매력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우니 이처럼 공감각적인 악기가 어디 있겠어요? 한창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감성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죠. 왕성할 때 온몸을 움직일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직접 배워보는 것도 좋죠.”

심선민은 이 멋진 악기를 앞으로 계속 알려나가는 동시에 후배들이 좋은 좀 더 환경에서 연주하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피땀 흘리면서 노력하는 후배들을 보면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요. 기쁘기도 하고. 타악기가 중요한 악기로 자리매김하는데 함께 노력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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