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몰려오자 공연 시장도 들썩

입력 : 2016.10.03 01:04

訪韓 25만명 중 3만명 예약
배우가 "다자하오" 인사하면 객석에서 가장 큰 환호성 터져

지난 30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관철동 시네코아 건물 앞에 선 버스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줄줄이 내렸다. 이들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올라간 곳은 건물 4층의 '사춤 전용관'. '사춤'은 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사랑하면 춤을 춰라'의 준말이다. 무대에 선 배우가 4개 국어로 인사하는 장면에서 "다자하오(大家好·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할 때 가장 큰 환호성이 터졌다.

2일 저녁 ‘난타’ 공연이 열린 서울 명동 ‘난타’ 전용관의 객석을 관광객이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관객의 75%가 중화권 관광객이었다. /장련성 객원기자
2일 저녁 ‘난타’ 공연이 열린 서울 명동 ‘난타’ 전용관의 객석을 관광객이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관객의 75%가 중화권 관광객이었다. /장련성 객원기자
이날 객석을 채운 관객의 반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공연 내내 적극적인 박수와 환호로 분위기를 달궜고, 관객이 일어서서 함께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에선 남녀노소 모두 열광적으로 동참했다. 창춘(長春)에서 가족과 함께 온 친옌궈(秦彦國·40)씨는 "스토리를 이해하기 쉬운 데다 다채로운 춤을 보여줘 무척 흥미롭다"며 "이번 9박 10일 한국 관광 일정 중 '페인터즈 히어로' '킥스' 같은 다른 넌버벌 공연도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25만명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에 몰려오는 중국 건국 기념일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국내 공연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맞고 있다. 이 기간 중 공연장을 찾을 중국 관광객은 전체의 12~13%인 3만여명 정도로 예상된다. 대표적 넌버벌 공연인 '난타'의 경우 9월 마지막 주 서울 공연장을 찾은 중화권 관람객은 6990명이었으나, 10월 첫 주 예매자는 1만273명으로 47%나 급증했다. 이 중 단체 관람객의 비중은 60.1%다. 넌버벌 공연 '가온'을 공연 중인 정동극장도 국경절 기간인 이달 첫 주 중화권 관객 예매자가 전주보다 75.6% 증가했다.

최광일 한국공연관광협회장은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관광객 대상 공연이 침체된 이후 처음 맞는 국경절인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를 걱정했지만 다행히 많은 관광객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국경절 기간 '난타'를 본 중화권 관광객은 5480명에 그쳤으나,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난타' '페인터즈 히어로' '사춤' '점프'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넌버벌 공연 14 편은 현재 서울에 전용관을 운영 중이다. 개별 여행객보다 여행사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공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 들어선 면세점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사은품용으로 덤핑에 가까운 가격에 티켓을 사들여 나눠주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싼 티켓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선 공들여 만든 양질(良質)의 콘텐츠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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