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진세연 거쳐간 '클로저' 박소담의 몽환미…남성팬 몰려

입력 : 2016.09.26 17:27
영국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인 연극 '클로저' 속 '앨리스'는 젊은 여배우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통한다. 스트립 댄서인 앨리스는 관능적이면서도 순순한 매력을 지닌, 순간의 사랑과 감정에 충실한 캐릭터다.

시시각각 변하는 남녀의 심리를 세련되게 담아낸 '클로저'의 네 남녀 중 가장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며 극의 감정을 요동치게 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부고 전문 기자 겸 작가 '댄'에게 버림받은 뒤, 그가 사랑하는 안나의 남편 '래리'를 통해 댄을 다시 찾고 싶었던 그녀는 여느 작품 캐릭터보다 사랑을 원하고 갈구한다. 그 만큼 강하고 약하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동명 영화(2005)에서는 나탈리 포트먼이 맡아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6년 새 3년 주기로 무대에 오른 국내 라이선스 연극에서도 당대 TV·스크린 스타들이 이 역을 맡았다. 2010년 문근영, 2013년 진세연, 올해 박소담이다.

문근영과 진세연의 앨리스를 되짚어보는 동시에 이번 박소담의 앨리스 매력을 톺아봤다. 각자 개성이 천차만별일 뿐더러 만 23세의 문근영, 만 19세의 진세연, 만 25세의 박소담 등 나이대도 다른 만큼 같은 앨리스라도 매력은 총천연색이다. ◇문근영, 국민 여동생서 성숙한 여인으로

6년 전 '클로저'는 문근영에게 도전이었다. 연극 데뷔작일 뿐만 아니라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벗는데 중요한 기점이었다. 직설적인 대사와 짙은 화장, 섹시한 의상, 흡연, 남자와의 과감한 키스 등으로 무장한 앨리스는 기존 문근영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했다.

문근영의 앨리스는 위태로웠다. 동그란 눈망울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정서는 깨질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아픔이 뭉텅 쏟아져 나올 듯 싶다. 그래서 투명했다.

◇진세연, 순수서 성장으로

이병훈 PD의 사극 드라마 '옥중화'로 다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진세연 역시 2013년 '클로저'가 연극 데뷔작이었다. 당시 한국 나이로 갓 스무살이던 그녀의 앨리스는 순수했다. 극 중 앨리스가 댄과 만났을 때, 나이와 같았다. 아낌 없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그 나이 또래의 애정이 자연스레 묻어났다.

다른 여자를 탐하고 사랑하는 댄과 래리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실제 그녀의 혼란도 앨리스에게 묻어났다. 극 초반 한없이 발랄하던 앨리스가 점차 성장해가는 상승 곡선이 또렷한 이유다.

◇박소담, 몽환적이면서 여운을 주는…

박소담은 처음부터 성숙과 성장의 인상이 짙다. '클로저'는 올해 초 '렛미인'에 이어 두 번째 프로 연극작이고 문근영, 진세연에 비해 앨리스를 연기하는 때의 나이가 많다.

그럼에도 새하얀 이미지를 주는 까닭은 그녀의 도화지 같은 얼굴 때문이다. 외꺼풀의 그녀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검은사제들' 등 주로 영화에서 몽환적인 이미지였다. 첫 연극 '렛미인'에서도 뱀파이어였다.

사랑에 아파하고, 거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클로저'를 통해 현실 속으로 좀 더 들어온다. 하지만 그녀의 환상성을 여전하다. 진실을 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진짜 이름은 밝히지 않았던 앨리스가 박소담으로 인해 묘한 분위기를 더했다.

앨리스가 '클로저'에서 자신의 본명을 말했던 건 딱 한번. 그 순간에도 박소담은 무심해 여운이 컸다. 그녀로 인해 대학로 소극장에 보기 드물게 남성팬들이 몰리며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11월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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