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1 15:26

"거리 예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시민들이 사는 일상의 공간, 생활의 공간으로 찾아간다는 거죠."
28일 개막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 김종석 예술감독(용인대 예술대학 연극학과 교수)은 21일 오전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곳에서 새로운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시작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모태다. 2013년부터 거리예술축제로 특화·발전시켰고 올해 '서울거리예술축제'라는 새로운 간판을 내걸었다.
김 감독은 이 축제가 민간조직위원회로 치러진 2013~2015년을 책임졌다. 다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체제로 들어온 올해도 예술감독 역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문화재단은 거리 예술과 축제 운영 등의 기반이 잘 된 단체"라며 시너지를 기대했다.
올해는 서울광장, 청계광장, 세종대로 등에서 현대 서커스 작품·해외 공동제작 세계 초연 작품, 국내 공식초청작 등 9개국 47개 작품 총 126회를 선보인다. 개막작은 프랑스 카라보스가 청계천에서 펼치는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다. '도깨비 설화'의 진원지였던 청계광장과 광교 사이의 약 400m구간에 다양한 구조물과 와이어를 설치, 불꽃이 일렁이는 1700여개의 화(火)분을 심어 악사의 수상 연주와 함께 선보인다.
폐막작은 한국의 예술불꽃 화랑과 프랑스의 거리예술단체 카르나비흐가 공동창작해 세종대로에서 선보이는 이동형 불꽃극 '길 & 패시지'다. 인류 공통 주제인 삶과 죽음에 대한 불꽃의 강렬한 이미지를 길 위에 그려낸다.
김 감독은 '서울거리예술축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시민 참여를 꼽았다.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자"는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해 1945년에 태어나 우리 현대사를 상징하는 인물로 '영자'를 내세운 이동형 거리극 '영자의 칠순잔치'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서울 근대화의 역사를 담은 공간인 서울역(문화역서울284)을 재조명하는 '시간의 변이'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한국과 호주가 2년여 동안 합작한 작품이다. 한국의 창작중심 단디와 서울시대표비보이단 드리프터크루즈, 호주의 스토커시어터가 손을 잡았다.
몸에 줄을 묶고 벽을 기반으로 몸짓을 선보이는 버티컬 퍼포먼스, 현대무용, 비보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영상 미디어 파사드와 인터랙티브 디지털 프로세션을 접목한 복합 거리 예술극이다.
김 감독은 "서울역에서 서울에 있는 우리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시간의 변이'를 연출한 데이비드 클락슨 스토커시어터 예술감독은 "유럽과 남미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5년 간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역사적 기억을 가지고 있는 신성한 건물을 중심으로 함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귀띔했다.
야외 공연 중심으로 30년 간 연출을 해왔다는 그는 "한국 작가들은 수직적인 시스템 때문에 잘 정리되고 구조화된 작업을 선보였다"며 "반면 우리는 재즈처럼 자유롭다"고 양국 작업 방식의 차이점을 전했다.
김 감독은 "단순히 해외 팀을 초청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서 국내 예술이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서울 중심 외에 마을을 찾아가기도 한다. 플랫폼창동 61, 망원1동(망원시장), 길음 1동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아는 도시를 다시 발견하고 예술적 상상을 불어넣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에서는 그간 애써 구축해온 브랜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명칭을 포기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저희도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거리 예술 중심이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름의 정치적인 것보다 이 부분을 공격적으로 전면에 내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장르에 특화시키기 위한 명칭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거리례술축제'는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거리 예술 축제에요. (원조인) 유럽에서는 경제적 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성장기라 전략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죠."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 예술감독(2010~2011) 등을 역임한 거리 예술극 전문가인 김 감독은 안산 거리극 축제와 고양호수예술축제 등 다른 거리 예술제와 차별점에 대해 "안산과 고양은 지역성이 강조되는데 서울 같은 도심에서 이런 축제를 벌이는 건 드물어요. 해외에도 이런 도시 한복판에서 축제가 벌어진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죠"라고 말했다.
스타PD 출신의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좋은 방송은 '짱'이면서 '찡'한 것이에요. 눈을 번쩍뜨게 하는 동시에 여운을 주는 거죠. 문화 예술이라는 것 역시 함께 살아가고 즐기고 고통을 나누는 것"이라며 "광화문을 걸어다니다보면 화가 난 사람들이 않은데 이 분들도 축제에 동참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0월2일까지. 무료
28일 개막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 김종석 예술감독(용인대 예술대학 연극학과 교수)은 21일 오전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곳에서 새로운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시작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모태다. 2013년부터 거리예술축제로 특화·발전시켰고 올해 '서울거리예술축제'라는 새로운 간판을 내걸었다.
김 감독은 이 축제가 민간조직위원회로 치러진 2013~2015년을 책임졌다. 다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체제로 들어온 올해도 예술감독 역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문화재단은 거리 예술과 축제 운영 등의 기반이 잘 된 단체"라며 시너지를 기대했다.
올해는 서울광장, 청계광장, 세종대로 등에서 현대 서커스 작품·해외 공동제작 세계 초연 작품, 국내 공식초청작 등 9개국 47개 작품 총 126회를 선보인다. 개막작은 프랑스 카라보스가 청계천에서 펼치는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다. '도깨비 설화'의 진원지였던 청계광장과 광교 사이의 약 400m구간에 다양한 구조물과 와이어를 설치, 불꽃이 일렁이는 1700여개의 화(火)분을 심어 악사의 수상 연주와 함께 선보인다.
폐막작은 한국의 예술불꽃 화랑과 프랑스의 거리예술단체 카르나비흐가 공동창작해 세종대로에서 선보이는 이동형 불꽃극 '길 & 패시지'다. 인류 공통 주제인 삶과 죽음에 대한 불꽃의 강렬한 이미지를 길 위에 그려낸다.
김 감독은 '서울거리예술축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시민 참여를 꼽았다.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자"는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해 1945년에 태어나 우리 현대사를 상징하는 인물로 '영자'를 내세운 이동형 거리극 '영자의 칠순잔치'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서울 근대화의 역사를 담은 공간인 서울역(문화역서울284)을 재조명하는 '시간의 변이'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한국과 호주가 2년여 동안 합작한 작품이다. 한국의 창작중심 단디와 서울시대표비보이단 드리프터크루즈, 호주의 스토커시어터가 손을 잡았다.
몸에 줄을 묶고 벽을 기반으로 몸짓을 선보이는 버티컬 퍼포먼스, 현대무용, 비보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영상 미디어 파사드와 인터랙티브 디지털 프로세션을 접목한 복합 거리 예술극이다.
김 감독은 "서울역에서 서울에 있는 우리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시간의 변이'를 연출한 데이비드 클락슨 스토커시어터 예술감독은 "유럽과 남미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5년 간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역사적 기억을 가지고 있는 신성한 건물을 중심으로 함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귀띔했다.
야외 공연 중심으로 30년 간 연출을 해왔다는 그는 "한국 작가들은 수직적인 시스템 때문에 잘 정리되고 구조화된 작업을 선보였다"며 "반면 우리는 재즈처럼 자유롭다"고 양국 작업 방식의 차이점을 전했다.
김 감독은 "단순히 해외 팀을 초청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서 국내 예술이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서울 중심 외에 마을을 찾아가기도 한다. 플랫폼창동 61, 망원1동(망원시장), 길음 1동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아는 도시를 다시 발견하고 예술적 상상을 불어넣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에서는 그간 애써 구축해온 브랜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명칭을 포기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저희도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거리 예술 중심이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름의 정치적인 것보다 이 부분을 공격적으로 전면에 내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장르에 특화시키기 위한 명칭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거리례술축제'는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거리 예술 축제에요. (원조인) 유럽에서는 경제적 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성장기라 전략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죠."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 예술감독(2010~2011) 등을 역임한 거리 예술극 전문가인 김 감독은 안산 거리극 축제와 고양호수예술축제 등 다른 거리 예술제와 차별점에 대해 "안산과 고양은 지역성이 강조되는데 서울 같은 도심에서 이런 축제를 벌이는 건 드물어요. 해외에도 이런 도시 한복판에서 축제가 벌어진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죠"라고 말했다.
스타PD 출신의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좋은 방송은 '짱'이면서 '찡'한 것이에요. 눈을 번쩍뜨게 하는 동시에 여운을 주는 거죠. 문화 예술이라는 것 역시 함께 살아가고 즐기고 고통을 나누는 것"이라며 "광화문을 걸어다니다보면 화가 난 사람들이 않은데 이 분들도 축제에 동참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0월2일까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