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05 14:06
따끈하게 만들어진 ‘킹키부츠’ 한 쌍이 막 컨베이어 벨트 위에 반짝이며 등장한다. 구두공장 사장 찰리의 마음에 든다는 응답 ‘예(Yeah)~’가 신호다. 그에게 영감을 준 여장남자 롤라를 비롯해 공장 직원들이 이후 들썩거리는 리듬의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를 합창한다.
약 1년8개월 만에 돌아온 뮤지컬 ‘킹키부츠’(11월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의 1막 마지막 장면은 다시 봐도 명불허전이었다.
배우들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일사불란한 동선으로 춤을 추는 장면은 연출가 제리 미첼이 미국 록밴드 ‘오케이 고’(OK Go)가 2006년 러닝머신 위에서의 퍼포먼스를 한 번에 찍는 ‘원 테이크’로 촬영해 화제가 된 ‘히어 잇 고즈 어게인(Here It Goes Again)’ 뮤직비디오를 참조한 것이다.
CJ E&M이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공동프로듀서로 나선 ‘킹키부츠’는 작품상·안무상 등 토니상 6개 부문을 거머쥐며 이미 작품성을 검증 받았다.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가 롤라 같은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미국의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를 풍미한 디바 신디 로퍼가 작곡한 넘버가 흥겨움을 더한다. 이번 시즌은 찰리 이지훈과 김호영, 롤라 정성화가 새 캐스트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라이선스 초연 멤버인 롤라 강홍석은 여전히 '솔풀'했다.
◆이지훈, 인생 캐릭터
전작 ‘모차르트!’를 통해 남자 원 톱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지훈은 찰리가 ‘인생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꿈이 없던 철없는 구두공장 사장 아들에서, 의젓한 리더로 성장하는 찰리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2일 이번 시즌 개막 공연에서 몇 장면에서 대사를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정확한 발성과 깨끗한 가창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최고의 부츠를 만들기 위해 롤라를 비롯해 구두 직원들을 밀어붙인 후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르는 솔로 곡 ‘솔 오브 어 맨’의 감정선 조절이 탁월했다. 2006년 ‘알타보이즈’로 뮤지컬에 데뷔한 지 10년. ‘킹키부츠’는 뮤지컬배우 이지훈에 전환점을 예고했다.
◆김호영, 동화로 승화시키는 힘
김호영이 찰리에 캐스팅됐을 때, ‘롤라가 더 어울리지 않겠냐’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라카지’의 자코브, ‘프리실라’의 아담 등 곱상한 외모의 김호영은 뮤지컬계 여장남자의 대표격인 인물이었다. 우람한 체격의 배우가 연기해야 제격인 롤라는 애초부터 김호영의 몫이 아니었다.
그는 찰리를 맡아 보란 듯이 세간의 편견을 깬다. 롤라가 마초 돈에게 심어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는 메시지는 찰리 김호영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 동화적인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의 순수함은 찰리의 희망적인 기운과 맞물리며 하나의 판타지가 된다. 그의 ‘솔 오브 더 맨’은 한껏 감성적이다.
◆정성화, 명불허전 배우
뮤지컬계 톱배우인 정성화는 헛되이 이름을 전하지 않았다. 라이선스 재연인 ‘킹키부츠’에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 ‘영웅’의 안중근,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 등 우람한 체격의 그는 영웅적인 풍채의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하지만 섬세하면서도 흥겨움을 갖춘 롤라를 맡아 자신이 세밀함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사실 정성화는 앞서 여장 남자를 연기한 바 있다. ‘라카자’의 자자다.
그는 롤라와 자자 캐릭터가 겹칠까봐 고민했다고 했다. ‘라카지’의 ‘아이 엠 왓 아이 엠’ ‘킹키부츠’의 ‘홀드 미 인 유어 하트’ 등 해당 캐릭터의 심경을 대변하는 특출난 솔로 넘버가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자자는 20년 동안 아들을 키운 사람, 롤라는 한껏 젊을 즐기는 사람. 이 차이점을 인식한 정성화는 롤라를 자자의 젊은 시절로 해석하며 차별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롤라 역으로 토니상까지 거머쥔 빌리 포터는 솔풀한 가수 겸 뮤지컬배우다. 클래시컬한 발성의 정성화는 저만의 묵직함으로 롤라 역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다.
◆강홍석, 여전한 솔풀한 매력
‘킹키부츠’ 국내 라이선스 초연에서 ‘롤라’ 역을 맡아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니, 첨언은 필요 없다. 강홍석은 초연 주역 배우 중 유일하게 다시 재 캐스팅되며 노련함을 뽐내고 있다. 그는 뮤지컬배우 중 가장 솔풀하다. 포터의 발성과 그루브 색깔을 가져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다. 코믹함과 세심함을 갖춘 롤라를 표현하는 감성 연기도 더 정밀해졌다. 2011년 그룹 ‘DJ. DOC’의 노래를 엮은, 흥겨운 주크박스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로 그루브를 뽐냈던 그는 쇼뮤지컬에서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각인한다.
약 1년8개월 만에 돌아온 뮤지컬 ‘킹키부츠’(11월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의 1막 마지막 장면은 다시 봐도 명불허전이었다.
배우들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일사불란한 동선으로 춤을 추는 장면은 연출가 제리 미첼이 미국 록밴드 ‘오케이 고’(OK Go)가 2006년 러닝머신 위에서의 퍼포먼스를 한 번에 찍는 ‘원 테이크’로 촬영해 화제가 된 ‘히어 잇 고즈 어게인(Here It Goes Again)’ 뮤직비디오를 참조한 것이다.
CJ E&M이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공동프로듀서로 나선 ‘킹키부츠’는 작품상·안무상 등 토니상 6개 부문을 거머쥐며 이미 작품성을 검증 받았다.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가 롤라 같은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미국의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를 풍미한 디바 신디 로퍼가 작곡한 넘버가 흥겨움을 더한다. 이번 시즌은 찰리 이지훈과 김호영, 롤라 정성화가 새 캐스트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라이선스 초연 멤버인 롤라 강홍석은 여전히 '솔풀'했다.
◆이지훈, 인생 캐릭터
전작 ‘모차르트!’를 통해 남자 원 톱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지훈은 찰리가 ‘인생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꿈이 없던 철없는 구두공장 사장 아들에서, 의젓한 리더로 성장하는 찰리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2일 이번 시즌 개막 공연에서 몇 장면에서 대사를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정확한 발성과 깨끗한 가창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최고의 부츠를 만들기 위해 롤라를 비롯해 구두 직원들을 밀어붙인 후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르는 솔로 곡 ‘솔 오브 어 맨’의 감정선 조절이 탁월했다. 2006년 ‘알타보이즈’로 뮤지컬에 데뷔한 지 10년. ‘킹키부츠’는 뮤지컬배우 이지훈에 전환점을 예고했다.
◆김호영, 동화로 승화시키는 힘
김호영이 찰리에 캐스팅됐을 때, ‘롤라가 더 어울리지 않겠냐’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라카지’의 자코브, ‘프리실라’의 아담 등 곱상한 외모의 김호영은 뮤지컬계 여장남자의 대표격인 인물이었다. 우람한 체격의 배우가 연기해야 제격인 롤라는 애초부터 김호영의 몫이 아니었다.
그는 찰리를 맡아 보란 듯이 세간의 편견을 깬다. 롤라가 마초 돈에게 심어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는 메시지는 찰리 김호영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 동화적인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의 순수함은 찰리의 희망적인 기운과 맞물리며 하나의 판타지가 된다. 그의 ‘솔 오브 더 맨’은 한껏 감성적이다.
◆정성화, 명불허전 배우
뮤지컬계 톱배우인 정성화는 헛되이 이름을 전하지 않았다. 라이선스 재연인 ‘킹키부츠’에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 ‘영웅’의 안중근,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 등 우람한 체격의 그는 영웅적인 풍채의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하지만 섬세하면서도 흥겨움을 갖춘 롤라를 맡아 자신이 세밀함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사실 정성화는 앞서 여장 남자를 연기한 바 있다. ‘라카자’의 자자다.
그는 롤라와 자자 캐릭터가 겹칠까봐 고민했다고 했다. ‘라카지’의 ‘아이 엠 왓 아이 엠’ ‘킹키부츠’의 ‘홀드 미 인 유어 하트’ 등 해당 캐릭터의 심경을 대변하는 특출난 솔로 넘버가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자자는 20년 동안 아들을 키운 사람, 롤라는 한껏 젊을 즐기는 사람. 이 차이점을 인식한 정성화는 롤라를 자자의 젊은 시절로 해석하며 차별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롤라 역으로 토니상까지 거머쥔 빌리 포터는 솔풀한 가수 겸 뮤지컬배우다. 클래시컬한 발성의 정성화는 저만의 묵직함으로 롤라 역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다.
◆강홍석, 여전한 솔풀한 매력
‘킹키부츠’ 국내 라이선스 초연에서 ‘롤라’ 역을 맡아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니, 첨언은 필요 없다. 강홍석은 초연 주역 배우 중 유일하게 다시 재 캐스팅되며 노련함을 뽐내고 있다. 그는 뮤지컬배우 중 가장 솔풀하다. 포터의 발성과 그루브 색깔을 가져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다. 코믹함과 세심함을 갖춘 롤라를 표현하는 감성 연기도 더 정밀해졌다. 2011년 그룹 ‘DJ. DOC’의 노래를 엮은, 흥겨운 주크박스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로 그루브를 뽐냈던 그는 쇼뮤지컬에서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각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