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22 01:09
- 발레 '스파르타쿠스' 연습 현장
국립발레단 4년만에 무대 올려… 강수진 은퇴 후 첫 감독 大作
아람 하차투리안의 음악 속 발레리노 45명의 역동적 몸짓
분명 발레의 '파드되(이인무·二人舞)'이건만 우아함보다는 비장함이 감돌고 있었다. 남성 무용수의 두 손에는 쇠사슬이 감겼고, 여성 무용수는 머리를 싸매고 괴로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지난 19일 낮 서울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펼쳐진 발레 '스파르타쿠스'의 연습 광경이다. 피가 끓는 듯한 아람 하차투리안의 음악 속에서 스파르타쿠스 역 정영재·김기완·이재우와 프리기아 역 김지영·김리회·박슬기의 몸짓은 고뇌와 분노에 차 있었다. 이어서 펼쳐진 남성 군무(群舞)는 대하사극을 보는 듯 웅장하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거기선 아상블레(두 발을 모아 뛰는 동작)로 해야죠!" 티셔츠에 조끼를 걸친 '작업복' 차림의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예술감독)이 수시로 무용수들에게 조언했다. 그가 지난달 독일에서 은퇴 공연을 가진 뒤 '전업(專業) 발레 지도자'로서 처음 맞는 대형 공연이다. "남성 무용수가 진짜 많이 필요한 작품이라 올리기 쉽지 않아요. 올봄에 '봄의 제전'을 했던 분위기를 살려 '스파르타쿠스'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거기선 아상블레(두 발을 모아 뛰는 동작)로 해야죠!" 티셔츠에 조끼를 걸친 '작업복' 차림의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예술감독)이 수시로 무용수들에게 조언했다. 그가 지난달 독일에서 은퇴 공연을 가진 뒤 '전업(專業) 발레 지도자'로서 처음 맞는 대형 공연이다. "남성 무용수가 진짜 많이 필요한 작품이라 올리기 쉽지 않아요. 올봄에 '봄의 제전'을 했던 분위기를 살려 '스파르타쿠스'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봄의 제전'도 발레리노가 많이 나오지만, 규모가 큰 '남자들의 발레'는 역시 '스파르타쿠스'다. '발레는 여자들의 춤'이라는 고정관념을 지닌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볼 만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원 84명 중 남성 단원 37명이 빠짐없이 출연하고, 객원 무용수 8명을 더해 모두 45명의 남성 무용수가 나온다. 2001년 국내 초연됐고 2012년 이후 4년 만에 올려지는 공연이지만, 1990년대만 해도 발레리노의 숫자가 부족했던 한국에서 공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작품이다.
"겁먹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됩니다. 두려움 없이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여야죠." 스파르타쿠스가 전사하는 2막 후반부 장면에서 객원 트레이너인 이렉 무하메도프가 김기완에게 말했다. 겉보기엔 평범한 '아재(아저씨) 몸매'를 지닌 그는 과거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수십 차례 '스파르타쿠스'의 주연을 맡았던 유명 발레리노다.
칼 두 자루를 들고 격렬하게 춤을 추다가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젖힌 김기완은 짧은 장면인데도 체력 소모가 큰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함께 연습하던 정영재는 "다른 작품보다 서너 배 정도 힘이 든다"며 "4년 전에는 공연이 끝나고 2~3일 동안 일어나지 못했을 정도"라고 했다.
로마 공화정 때의 검투사 노예 반란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1956년 초연된 뒤 1968년 유리 그리가로비치 전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현재까지 공연되고 있다. 구순(九旬)의 그리가로비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내한해 한국 무용수를 직접 지도할 예정이다.
▷26~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
"겁먹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됩니다. 두려움 없이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여야죠." 스파르타쿠스가 전사하는 2막 후반부 장면에서 객원 트레이너인 이렉 무하메도프가 김기완에게 말했다. 겉보기엔 평범한 '아재(아저씨) 몸매'를 지닌 그는 과거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수십 차례 '스파르타쿠스'의 주연을 맡았던 유명 발레리노다.
칼 두 자루를 들고 격렬하게 춤을 추다가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젖힌 김기완은 짧은 장면인데도 체력 소모가 큰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함께 연습하던 정영재는 "다른 작품보다 서너 배 정도 힘이 든다"며 "4년 전에는 공연이 끝나고 2~3일 동안 일어나지 못했을 정도"라고 했다.
로마 공화정 때의 검투사 노예 반란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1956년 초연된 뒤 1968년 유리 그리가로비치 전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현재까지 공연되고 있다. 구순(九旬)의 그리가로비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내한해 한국 무용수를 직접 지도할 예정이다.
▷26~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