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엔더스·조진주·김혜진, 23일 트리오 연주 선보여
스물여덟 살 동갑내기 연주자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피아니스트 김혜진이 의기투합해 오는 23일 예술의전당에서 트리오 연주를 선보인다.
셋 다 면면이 만만치 않다. 갓 스무 살 나이로 독일 최고(最古)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최연소 첼로 수석으로 뽑혀 들어갔던 엔더스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진은숙이 믿고 찾는 연주자로 성장했다.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지난 6월 뉴욕 카네기홀 데뷔 무대를 가지며 연주자로 순항 중이다. 김혜진 역시 2005년 열일곱 살 때 부조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며 대회 사상 최연소 입상했다.
이들 셋이 정성껏 마련한 식단은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과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3중주 1번·2번이다. 낭만시대의 명작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은 삶의 희로애락이 3악장 전반에 걸쳐 짙게 피어난다. 반면 쇼스타코비치 1번과 2번은 같은 작곡가가 맞나 싶을 만큼 다르다. 1차 대전 이전 쇼스타코비치가 추구한 낭만이 1번에 드리워져 있다면 2차대전 때 쓰인 2번은 명상적이면서 한편으론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것 같다.
이번 무대는 오래 묵혀서 곰삭은 맛이 나는 실내악은 아니다. 밭에서 갓 뽑은 채소를 투박한 흙그릇에 담아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다음 쓱쓱 휘저어 한입에 쏙 먹는 맛이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뭉치는 '번개' 트리오이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하나의 개성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가 이번 연주회의 관건이다. 김혜진은 "이미 각자 면밀히 탐구하고 손끝에 익을 만큼 연습해와서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춰보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 엔더스·조진주·김혜진 트리오=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