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만개한 그림, 아니 사람이네?

입력 : 2016.08.17 01:11

에마 핵 '우리 몸이…' 사진전
'위장술 미술' 49점 작품 선보여

붉은 꽃이 만개한 캔버스 위로 파란 나비가 날아든다. 언뜻 보면 그림 위에 나비를 합성시켜 놓은 듯한 작품이지만 그 속에 사람이 숨어 있다. 자세히 보면 나타나는 검은 눈썹과 몸의 굴곡. 작품 속에 사람이 숨어 있음을 암시해주는 '힌트'다. 몸 위에 그려진 배경과 동일한 무늬는 인물을 숨겨주는 '장치'다. 주변 환경과 사람 몸을 일치시키는 '위장술(카무플라주·camouflage) 미술'을 선보이는 호주 작가 에마 핵(Hack·44)의 작품이다.

에마 핵의 작품‘모란꽃과 나비’. 사람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배경과 같은 무늬의 보디 페인팅을 한 모델을 찍은 사진이다. /사비나미술관
에마 핵의 작품‘모란꽃과 나비’. 사람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배경과 같은 무늬의 보디 페인팅을 한 모델을 찍은 사진이다. /사비나미술관
사람의 몸을 캔버스로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에마 핵의 사진전 '우리 몸이 꽃이라면'이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10월 30일까지 열린다. 사진가 겸 보디 페인팅 작가 에마 핵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의 사진 49점을 선보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약하던 핵은 2001년 세계 보디 페인팅 대회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 장르의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인체를 활용하는 '위장술'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업 과정은 3단계로 나뉜다. 유화 등으로 칠한 캔버스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두 번째로 캔버스 앞에 모델을 세우고 신체에 어깨, 얼굴, 몸 순으로 배경 무늬와 같은 그림을 그린다. 카메라 렌즈로 봤을 때 모델과 캔버스가 하나인 듯한 착시효과가 난다면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 작품으로 완성한다. 몸에 그림을 한 번 그리는 데 평균 15~17시간이 든다.

핵은 기하학적 무늬나 동양적인 디자인 작업으로 이름난 호주의 직물 디자이너 플로렌스 브로드허스트가 디자인한 벽지를 배경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식물이나 꽃 등을 다시 인체 위에 그림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려고 시도한다. 그는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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