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공연] 더워도, 더워도 가보자…보물섬·코페하겐·평창

입력 : 2016.07.29 10:51
무더위에 지친다고 가만히 있으면 더 축 늘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실천력이 필요할 때다. 도전의식을 불어넣는 공연을 보고 기운을 재충전해보자. 그래서 이번 주말 공연 키워드는 '도전'.

◇음악극 '보물섬'(8월2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작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방대한 동명 모험극을 연극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양정웅 연출이 이끄는 극단 여행자의 젊은 연출가 이대웅은 낭만 음악극을 통해 소년 '짐 호킨스'의 모험담을 유쾌하게 전하는데 성공했다. 블루스, 포크, 로큰롤, 트로트 풍이 가미된 음악감독 옴브레의 음악은 흥겨움과 애잔함을 더한다.

◇연극 '코펜하겐'

과학책으로도 정리하기 힘들 것 같은 20세기 물리학을 꽃피운 실존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의 실화를 연극적으로 잘 풀어냈다. 보어 역의 '지식인 전문배우' 남명렬(57)과 역시 지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하이젠베르그 역의 서상원의 안성맞춤 과학자 역은 단순히 지식을 넘어 지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제13회 평창 대관령 음악제'(8월9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원도 일대)

바흐, 베토벤, 브람스를 중심으로 바르토크와 브리튼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들과 윌리엄 볼콤 등 현존하는 작곡가, 한국의 작곡가 백승완 등 총 26명의 B자로 시작하는 성을 가진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려준다. 기획만으로도 높게 평가할 만한 도전이다.

메인 프로그램인 저명연주가 시리즈 중 29일에는 바리에르의 '트리오 소나타 D단조', 30일에는 베토벤의 '현악 5중주 C장조, op 29', 31일에는 세계적인 마이미스트 게라심 디쉬레브가 출연하는 정명화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D 장조, BMV 1012 중 알레망드'를 추천한다.

◇'KNB 무브먼트 시리즈 2'(30~31일 오후 2시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던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직접 안무한 작품을 선보이는 장이다. 지난해 9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처음 선보였고 이 중 강효형 안무의 '요동치다'는 이달 1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극장이 기획한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통해 공연, 현지 관객들과 관계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이번에는 강효형의 또 다른 안무작으로 빛을 주요 모티브로 삼은 '슬래싱 스루 더 라이트(Slashing through the light)' 등 8명의 안무가가 7개의 작품을 펼친다.

◇기자가 직접 보니

▲보물섬 : 가족극을 표방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낭만 판타지이자 극단 이름에 걸맞은 작품 ★★★☆
▲코펜하겐 : 과학적인 대화가 오고 간 자리에 인문학적인 여운이 남는 마법 같은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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