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15 03:00
[정명훈 소환 조사]
정명훈 "믿었던 사람들이 거짓말했다는 엉뚱한 상황"
일각선 "세계적 거장, 해외선 이런 대우 드물어"
- 박현정 前대표와 명예훼손 맞고소
정명훈 "시향 직원들 도우려다… 이제 진실 밝힐 때가 됐다"
정명훈이 10년 지휘한 서울시향…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재탄생
일각 "파렴치한으로 몰아… 국제적 망신거리 될 것"

정명훈(63·사진)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 3월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가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지 4개월 만이다.
정 전 감독은 이날 오전 검찰 조사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거의 10년 동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2년 전 (박 전 대표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받고 못 견디겠다며 한 사람씩 나가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해 돕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는 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었는데, 지금 상태가 (경찰 조사 결과) 그 사람들이 다 거짓말을 했다는 엉뚱한 상황"이라며 "이제 진실이 밝혀질 때가 됐다"고 했다.
정 전 감독이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에 출두하게 된 상황은 이렇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대표로 있던 2014년 12월 시향 직원 10명으로부터 성추행, 폭언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다. 정 전 감독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폭언이 인권유린이라면서 직원들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올해 3월 직원들이 허위 사실로 박 전 대표를 음해했다며 직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정 전 감독의 아내 구모(68)씨도 직원들 범행에 가담했다며 함께 송치했다.
정 전 감독은 이날 오전 검찰 조사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거의 10년 동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2년 전 (박 전 대표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받고 못 견디겠다며 한 사람씩 나가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해 돕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는 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었는데, 지금 상태가 (경찰 조사 결과) 그 사람들이 다 거짓말을 했다는 엉뚱한 상황"이라며 "이제 진실이 밝혀질 때가 됐다"고 했다.
정 전 감독이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에 출두하게 된 상황은 이렇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대표로 있던 2014년 12월 시향 직원 10명으로부터 성추행, 폭언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다. 정 전 감독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폭언이 인권유린이라면서 직원들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올해 3월 직원들이 허위 사실로 박 전 대표를 음해했다며 직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정 전 감독의 아내 구모(68)씨도 직원들 범행에 가담했다며 함께 송치했다.

박 전 대표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정 전 감독이 그동안 기자회견 등에서 자신의 성추행, 폭언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며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감독은 검찰 조사에 이어 15일에는 항공료 횡령 등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2월과 3월 해외 항공료 지급을 둘러싼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정 전 감독을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로 꼽히는 정명훈 전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여러모로 불행한 일이다. 정 지휘자와 같은 세계적 거장이 공개리에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물다. 러시아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네프(59)가 지난 2010년 6월 태국 파타야에서 태국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 정도다. 영국의 유명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 사이트에서 '정 전 감독이 박 전 대표와의 진흙탕 싸움에서 져서 예술감독직에서 밀려났다'고 꼬집을 만큼 정 전 감독의 사임과 송사(訟事)는 해외 음악계에서도 화제였다.
정 전 감독이 받고 있는 명예훼손과 횡령 혐의는 검경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연전(年前)의 서울시 감사 결과대로 매니저가 써야 할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자식과 며느리가 썼다거나, 올해 예정된 서울시향 연주회를 모두 취소하고 지난해 연말 갑작스레 사임한 점 등 정 전 감독의 처신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
하지만 정 전 감독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예술감독을 지내며 서울시향을 아시아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키운 공로는 그의 부적절한 처신에 가릴 만큼 하찮지 않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로 꼽히는 정명훈 전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여러모로 불행한 일이다. 정 지휘자와 같은 세계적 거장이 공개리에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물다. 러시아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네프(59)가 지난 2010년 6월 태국 파타야에서 태국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 정도다. 영국의 유명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 사이트에서 '정 전 감독이 박 전 대표와의 진흙탕 싸움에서 져서 예술감독직에서 밀려났다'고 꼬집을 만큼 정 전 감독의 사임과 송사(訟事)는 해외 음악계에서도 화제였다.
정 전 감독이 받고 있는 명예훼손과 횡령 혐의는 검경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연전(年前)의 서울시 감사 결과대로 매니저가 써야 할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자식과 며느리가 썼다거나, 올해 예정된 서울시향 연주회를 모두 취소하고 지난해 연말 갑작스레 사임한 점 등 정 전 감독의 처신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
하지만 정 전 감독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예술감독을 지내며 서울시향을 아시아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키운 공로는 그의 부적절한 처신에 가릴 만큼 하찮지 않다.

정명훈의 리더십 덕분에 서울시향은 아시아의 이름 없는 교향악단에서 세계적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음반 계약을 맺고 세계 59개국에서 7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다시 태어났다.
2014년엔 영국의 이름난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매년 12월 말 정명훈이 지휘한 베토벤 '합창'은 1년 전 티켓이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연말 음악 이벤트였다.
정 전 감독은 베를린 필과 런던 심포니, 빈 국립오페라와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정 전 감독이 이룬 성과는 보지 않고 파렴치한처럼 몰아 검찰에 출두하게 한 게 세계적 예술가에 대한 적절한 대접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만 우리나라가 배출한 가장 뛰어난 지휘자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예술가인 정 전 감독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것은 안타깝다"며 "거액을 횡령하고 도망간 사기 사건도 아닌데, 그런 사건 피의자와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거리"라고 말했다.
미국·영국·독일 등 예술 행정의 역사가 오래된 서구에서는 예술감독과 행정감독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다. 문화 융성은 번드르르한 슬로건이나 돈이 아니라 시스템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뤄진다.
2014년엔 영국의 이름난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매년 12월 말 정명훈이 지휘한 베토벤 '합창'은 1년 전 티켓이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연말 음악 이벤트였다.
정 전 감독은 베를린 필과 런던 심포니, 빈 국립오페라와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정 전 감독이 이룬 성과는 보지 않고 파렴치한처럼 몰아 검찰에 출두하게 한 게 세계적 예술가에 대한 적절한 대접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만 우리나라가 배출한 가장 뛰어난 지휘자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예술가인 정 전 감독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것은 안타깝다"며 "거액을 횡령하고 도망간 사기 사건도 아닌데, 그런 사건 피의자와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거리"라고 말했다.
미국·영국·독일 등 예술 행정의 역사가 오래된 서구에서는 예술감독과 행정감독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다. 문화 융성은 번드르르한 슬로건이나 돈이 아니라 시스템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