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30 00:57
[6대 광역시 중 티켓 매출 1등]
①오랜 예술 교육의 전통
②1000석 이상 대극장만 11개
③DIMF 등 축제 성공적 운영
"작품 좋지예?" "무대도 심플하고… 조명도 아주 좋더라." "앙상블(뮤지컬에서 여러 조연을 돌아가며 맡는 배우)이 참 잘하데예."
지난 28일 저녁 대구 오페라하우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의 중간 휴식 시간에 로비로 나온 50~60대 남성 관객들이 방금 본 1막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젊은 여성 관객이 뮤지컬 시장의 주류인 서울에선 흔치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 25일 개막해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지는 '금발이 너무해'는 서울에서도 공연한 적 없는 영국산(産) 내한 공연이다. 3주 전까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상연되던 작품을 그대로 갖고 왔다. 평일인데도 객석(1400석)을 거의 다 채운 관객들은 주연 루시 존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배우들의 호연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대구의 뜨거운 뮤지컬 열기
이 공연은 올해 10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사장 장익현) 개막작이다. 지난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엔 슬로바키아의 '마담 드 퐁퐈두르', 러시아의 '감브리누스', 중국의 '상하이 더 멜로디' 등 각국 대표 뮤지컬이 올라간다. 아시아 유일의 이 뮤지컬 축제를 둘러싼 대구의 관심은 뜨겁다. 220명을 뽑는 자원봉사자 모집엔 620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티켓을 할인 판매하는 동성로의 '만원의 행복' 부스 앞엔 사람들이 수십 미터 줄을 선다.
◇대구의 뜨거운 뮤지컬 열기
이 공연은 올해 10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사장 장익현) 개막작이다. 지난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엔 슬로바키아의 '마담 드 퐁퐈두르', 러시아의 '감브리누스', 중국의 '상하이 더 멜로디' 등 각국 대표 뮤지컬이 올라간다. 아시아 유일의 이 뮤지컬 축제를 둘러싼 대구의 관심은 뜨겁다. 220명을 뽑는 자원봉사자 모집엔 620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티켓을 할인 판매하는 동성로의 '만원의 행복' 부스 앞엔 사람들이 수십 미터 줄을 선다.

'뮤지컬 특별시(市)'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구는 서울 다음가는 뮤지컬 도시로 자리 잡았다. 올해 라이선스 뮤지컬 '위키드'는 서울 공연(7월 12일~8월 28일)에 앞서 대구(5월 18일~6월 19일)에서 한 달 동안 장기 공연을 했다. '시범 공연' 수준을 넘어서서 대구 자체가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뮤지컬 관람이 송년회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는가 하면, 계 모임에서도 뮤지컬을 보러 갈 정도다. '금발이 너무해'의 경우, 40대 이상 예매율이 28%에 육박할 정도로 관객층이 폭넓은 것도 특징이다.
◇"실내 공연 선호하는 예술적 분위기"
◇"실내 공연 선호하는 예술적 분위기"

대구는 왜 뮤지컬 도시가 된 것일까? 이유는 크게 ①예술적인 전통 ②탄탄한 공연장 인프라 ③DIMF의 성공적 운영이라는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대구는 6·25 때부터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예술인들이 자리 잡으며 예향(藝鄕)의 전통을 세웠고,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영남대·경북대 등의 음악 교육이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었다.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배출하는 공연 관련 학과 졸업생은 매년 12개 대학 3300명에 이른다.
인구 250만 도시에 1000석 이상 대극장이 계명아트센터·대구시민회관 등 11개에 이르는 탄탄한 인프라가 갖춰진 것도 대구 뮤지컬 활성화의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부산에서 야외 중심의 동적(動的)인 문화 수요가 강한 반면, 대구에선 실내 중심의 정적(靜的)인 문화가 더 크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티켓 판매업체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2014년 대구의 뮤지컬 매출이 137억4000만원으로 6대 광역시 중 1위였고, 부산의 뮤지컬 매출은 87억1000만원에 그쳤다. 클래식·무용·오페라 부문에서도 대구의 매출액은 12억원, 부산은 5억3000만원으로 대구가 많았다. 반면 대중음악 콘서트 분야에선 대구가 111억8000만원으로, 130억8000만원을 기록한 부산보다 적었다.
DIMF가 올해 14회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와 함께 대구의 공연 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DIMF는 지난해 15만 관객을 모았고, 자체 개발한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는 중국 수출의 물꼬를 텄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이제 대구 시민들은 DIMF를 통해 '뮤지컬은 우리가 개발한 특화된 콘텐츠'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는 6·25 때부터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예술인들이 자리 잡으며 예향(藝鄕)의 전통을 세웠고,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영남대·경북대 등의 음악 교육이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었다.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배출하는 공연 관련 학과 졸업생은 매년 12개 대학 3300명에 이른다.
인구 250만 도시에 1000석 이상 대극장이 계명아트센터·대구시민회관 등 11개에 이르는 탄탄한 인프라가 갖춰진 것도 대구 뮤지컬 활성화의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부산에서 야외 중심의 동적(動的)인 문화 수요가 강한 반면, 대구에선 실내 중심의 정적(靜的)인 문화가 더 크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티켓 판매업체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2014년 대구의 뮤지컬 매출이 137억4000만원으로 6대 광역시 중 1위였고, 부산의 뮤지컬 매출은 87억1000만원에 그쳤다. 클래식·무용·오페라 부문에서도 대구의 매출액은 12억원, 부산은 5억3000만원으로 대구가 많았다. 반면 대중음악 콘서트 분야에선 대구가 111억8000만원으로, 130억8000만원을 기록한 부산보다 적었다.
DIMF가 올해 14회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와 함께 대구의 공연 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DIMF는 지난해 15만 관객을 모았고, 자체 개발한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는 중국 수출의 물꼬를 텄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이제 대구 시민들은 DIMF를 통해 '뮤지컬은 우리가 개발한 특화된 콘텐츠'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