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도 덜덜…뱀파이어 만난 '숲속의 미녀'外

입력 : 2016.06.24 09:52
공연장만큼 무더위를 이길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빵빵한 에어컨으로 시원하고, 그 속에서 웃고 울고 딱딱한 마음까지 녹이기 때문. 이뤄질수 없는 사랑을 하는 밴드보컬과 춤추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말괄량이'의 발랄한 몸짓이 한창인 공연을 소개한다.

◇뮤지컬 :리틀잭

아련한 감성이 파고든다. 비틀스, 롤링스톤스 등이 왕성하게 활동한 1960년대 영국의 오래된 클럽이 배경이다. 순수한 소년, 병든 소녀의 이야기인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1953)를 모티브로 삼았다. 가난한 밴드 보컬과 부잣집 딸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의 안타까움을 소나기 소리가 식힌다. 7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02-588-7708

◇무용

▲댄스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잠미녀) 영국의 천재 안무가 매튜 본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뱀파이어 이야기'를 원작과 결합하는 등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해석된 동화를 보고 있노라면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와 함께 매튜 본의 '차이콥스키 3부작' 중 하나다. 7월3일까지 LG아트센터. 02-2005-0114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랑코의 대표작. 비극이 많은 발레 장르에 몇 개 되지 않은 희극발레로 웃다 보면 더위도 물러간다. 영국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왈가닥 카타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려는 페트루키오의 공방전이다.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은원이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워싱턴 발레단으로 떠난다.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7-6181

◇연극: '사이레니아'

한 회당 30명만이 착석 가능한 공간이자 허름한 등대 안으로 꾸며진 대학로 TOM 연습실 A관에 있다보면 무더위는 저만치 멀어져간다. 1987년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수요일, 영국 남서쪽 콘월 해역에 위치한 블랙록 등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등대지기인 아이작 다이어, 폭풍우에 떠내려온 여인 모보렌 사이의 숨겨진 반전도 더위 잊는데 제격이다. 8월15일까지. 02-541-2929

◇클래식음악: '루체른 심포니'

스위스라고 발음하는 순간, 아득함과 함께 차갑지만 서정적인 기운이 밀려들어온다. 210년 전통의 스위스 최고(最古) 악단인 '루체른 심포니'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첫 내한공연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조지아의 신성'이자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시빌리의 뜨거운 연주는 이열치열이다. 02-599-5743

◇기자가 미리 보니

뮤지컬 '리틀잭' : 소박하고 어쿠스틱한 감성의 울림 ★★★☆
댄스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 : 이처럼 세련되고 현대적인 동화 발레 ★★★★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 웃다 보면 발레가 좋아진다(지난 시즌) ★★★☆
연극 '사이레니아' : 배우 눈빛이 보이고 숨소리가 들리는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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