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23 10:12
토니상 7개나 거머진 작사·작곡가
감정 변화 읽는 노래 치밀함 매력
9년만에 재공연…티켓 이미 동나
스티븐 손드하임(86) 마니아들은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스위니 토드'(10월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캐스팅이 공개됐을 당시 환호작약했다.
"조승우·옥주현에게 고맙다."(뮤지컬평론가 이유리 서울예대 예술경영전공 교수)
뮤지컬계 톱스타 조승우와 옥주현의 첫 호흡이기도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다. 톱 뮤지컬배우는 티켓 파워로 말한다. '손드하임 팬'들이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브로드웨이 살아있는 전설'이자 위대한 작곡가인 손드하임을 제대로 알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조승우는 '스위니 토드'에서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외딴 섬으로 추방 당한 뒤 15년 만에 돌아온 비운의 이발사인 타이틀롤을 맡는다. 옥주현은 토드에게 연정을 품고 그의 복수를 돕는 파이가게 주인 러빗 부인을 연기한다.
'스위니 토드'는 상업적인 뮤지컬 장르에서 이례적으로 전위적인 음악과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손드하임의 걸작 뮤지컬이다.
9년만에 다시 온 '스위니 토드'에 조승우·옥주현이라는 이름만 앞서는 건 옳지않다. '손드하임'에 의한 '손드하임'한 기묘하고 독특한 선율이 압도한다. '스위니 토드'가 흥행한 이유다.
◇손드하임이 대체 누구길래?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로 통하는 토니상을 7개나 거머쥔 손드하임은 미국 뮤지컬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사,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작사와 작곡을 동시에 작업해 음악과 가사가 완벽에 가깝게 결합됐다는 점을 높게 산다.
뮤지컬평론가인 이유리 교수(서울예대 예술경영전공)는 "뮤지컬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작곡·작사계 교과서로 통한다"고 소개했다. "손드하임의 가장 큰 차별점은 멜로디만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와 이야기를 직접 구상하고 인물 캐릭터에 따라 음악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따라 음악이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치밀함을 자랑한다"고 부연했다.
손드하임은 1956년 리처드 내시의 뮤지컬 '더 걸스 오브 서머'의 작곡가로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가사를 맡아 주목 받기 시작했다.
작곡·작사 크레디트 모두에 이름을 올린 건 1962년 '더 퍼니 싱 해펀드 온 더 웨이 더 포럼'이었다. 1971년 동시대 뉴욕의 사랑과 결혼을 신랄한 시선으로 바라본 '컴패니(COMPANY)'로 스타덤에 올랐다.
손드하임의 작품은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지적도 받았다. 너무 복잡한 화음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1973년 발표한 '어 리틀 나이트 뮤직'으로 의구심을 모두 해소시켰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1918~2007)의 영화 '한여름 밤의 미소'(1955)에서 모티브를 따 온 작품이다.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 휴 휠러(1912~1987)가 극본을 썼다. 197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음악·대본상을 거머쥐며 호평받았다. 우아한 왈츠풍의 음악과 따뜻한 유머로 인기를 누렸다.
특히 2막에서 흘러나오는 처연한 노래 '센드 인 더 클라운스'가 유명하다. 197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로 뽑힐만큼 선율이 아름답다. 국내에서는 '피겨 퀸' 김연아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익숙하다. 이후 '손드하임'은 '어쌔신' '인투더우즈' 등 수작을 쏟아내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위니 토드', 한국서 흥행 성공할까?
19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저민 바커가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친 뒤 잔인하게 복수를 행한다.
런던의 귀족주의와 초기 산업혁명 속의 사회적 부조리를 꼬집은 작품이다. 손드하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그의 작품 중 가장 복잡한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작품의 전체 콘셉트에 맞게 드라마, 무대, 음악이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결합됐다. 불협화음은 극의 팽팽한 긴장감 조성에 한몫한다.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한 8개 부문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상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뮤지컬뿐 아니라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됐다. 특히 2008년 팀 버턴 감독, 조니 뎁 주연의 영화로 옮겨졌다.
뮤지컬해븐이 제작한 2007년 초연 당시 완성도 측면에만 집중이 돼 홍보가 됐다. 박용호 전 뮤지컬해븐 대표는 이번에 새로운 공연제작사 에이리스트코퍼레이션 공연사업부문 리드 프로듀서로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와 뭉쳤다. 스타 캐스팅에 일가견이 있는 신 대표는 이번에 조승우라는 천군만마로 박 프로듀서에게 힘을 보탰다.
조승우, 옥주현 회차는 이미 티켓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실력 면에서는 이들에 뒤지지 않는 양준모, 전미도 회차에 대한 반응 역시 좋다.
이유리 교수는 "한국 뮤지컬 관객은 캐스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그러니, 조승우와 옥주현이 출연하는 '스위니 토드'라는 낯선 체험을 새로운 체험으로 받아들이고 갈 것"이라고 봤다. "뮤지컬의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현상으로 본다"며 "'스위니 토드'가 성공하면 프로덕션 역시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들이 존경하는 작곡가 손드하임…한국에서 뿌리 내릴까
브로드웨이의 신인 작곡가들이 원하는 최고의 찬사는 '포스트-손드하임'이다. 7년 만인 지난해 한국 무대에 오른 라이선스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의 마이클 존 라키우사는 손드하임을 계승하는 작가로 평가 받는다. 손드하임처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의 넘버 역시 불협화음처럼 낯설게 들리는 화음으로 점철됐다.
뮤지컬 '렌트'와 '틱틱붐', 단 두 편의 뮤지컬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 역시 손드하임을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로 꼽았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뮤지컬 작곡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를 다룬 '틱틱붐' 속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전화를 받으며 외치는 이름도 '손드하임'이다. 한국에서는 이번 '스위니 토드'의 음악감독을 맡은 원미솔 씨 등이 있다.
손드하임 작품 중 '어쌔신'은 한국에서 몇차례 무대에 올랐다.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다룬 파격적인 작품이다. 재공연을 원하는 마니아들이 많다. 이와 함께 손드하임의 또 다른 대표작 '인 투 더 우즈'의 정식 공연을 원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신데렐라, 빨간 모자, 잭과 콩나무의 잭 등 여러 동화를 기발하게 엮은 작품으로 대학 뮤지컬과에서 교본처럼 공연되는 작품이다. 메릴 스트립, 조니 뎁 주연의 동명 영화(감독 롭 마셜·2014)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유리 교수는 "'인투더우즈'는 학생들이 교육용으로 공연하기에 너무 좋은 뮤지컬의 잘 짜여진 정석을 보여준다"며 "'스위니 토드'의 성공 이후, 공연 가능성이 가장 큰 작품이다. 손드하임 특징을 1차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
감정 변화 읽는 노래 치밀함 매력
9년만에 재공연…티켓 이미 동나
스티븐 손드하임(86) 마니아들은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스위니 토드'(10월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캐스팅이 공개됐을 당시 환호작약했다.
"조승우·옥주현에게 고맙다."(뮤지컬평론가 이유리 서울예대 예술경영전공 교수)
뮤지컬계 톱스타 조승우와 옥주현의 첫 호흡이기도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다. 톱 뮤지컬배우는 티켓 파워로 말한다. '손드하임 팬'들이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브로드웨이 살아있는 전설'이자 위대한 작곡가인 손드하임을 제대로 알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조승우는 '스위니 토드'에서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외딴 섬으로 추방 당한 뒤 15년 만에 돌아온 비운의 이발사인 타이틀롤을 맡는다. 옥주현은 토드에게 연정을 품고 그의 복수를 돕는 파이가게 주인 러빗 부인을 연기한다.
'스위니 토드'는 상업적인 뮤지컬 장르에서 이례적으로 전위적인 음악과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손드하임의 걸작 뮤지컬이다.
9년만에 다시 온 '스위니 토드'에 조승우·옥주현이라는 이름만 앞서는 건 옳지않다. '손드하임'에 의한 '손드하임'한 기묘하고 독특한 선율이 압도한다. '스위니 토드'가 흥행한 이유다.
◇손드하임이 대체 누구길래?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로 통하는 토니상을 7개나 거머쥔 손드하임은 미국 뮤지컬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사,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작사와 작곡을 동시에 작업해 음악과 가사가 완벽에 가깝게 결합됐다는 점을 높게 산다.
뮤지컬평론가인 이유리 교수(서울예대 예술경영전공)는 "뮤지컬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작곡·작사계 교과서로 통한다"고 소개했다. "손드하임의 가장 큰 차별점은 멜로디만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와 이야기를 직접 구상하고 인물 캐릭터에 따라 음악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따라 음악이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치밀함을 자랑한다"고 부연했다.
손드하임은 1956년 리처드 내시의 뮤지컬 '더 걸스 오브 서머'의 작곡가로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가사를 맡아 주목 받기 시작했다.
작곡·작사 크레디트 모두에 이름을 올린 건 1962년 '더 퍼니 싱 해펀드 온 더 웨이 더 포럼'이었다. 1971년 동시대 뉴욕의 사랑과 결혼을 신랄한 시선으로 바라본 '컴패니(COMPANY)'로 스타덤에 올랐다.
손드하임의 작품은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지적도 받았다. 너무 복잡한 화음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1973년 발표한 '어 리틀 나이트 뮤직'으로 의구심을 모두 해소시켰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1918~2007)의 영화 '한여름 밤의 미소'(1955)에서 모티브를 따 온 작품이다.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 휴 휠러(1912~1987)가 극본을 썼다. 197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음악·대본상을 거머쥐며 호평받았다. 우아한 왈츠풍의 음악과 따뜻한 유머로 인기를 누렸다.
특히 2막에서 흘러나오는 처연한 노래 '센드 인 더 클라운스'가 유명하다. 197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로 뽑힐만큼 선율이 아름답다. 국내에서는 '피겨 퀸' 김연아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익숙하다. 이후 '손드하임'은 '어쌔신' '인투더우즈' 등 수작을 쏟아내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위니 토드', 한국서 흥행 성공할까?
19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저민 바커가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친 뒤 잔인하게 복수를 행한다.
런던의 귀족주의와 초기 산업혁명 속의 사회적 부조리를 꼬집은 작품이다. 손드하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그의 작품 중 가장 복잡한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작품의 전체 콘셉트에 맞게 드라마, 무대, 음악이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결합됐다. 불협화음은 극의 팽팽한 긴장감 조성에 한몫한다.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한 8개 부문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상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뮤지컬뿐 아니라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됐다. 특히 2008년 팀 버턴 감독, 조니 뎁 주연의 영화로 옮겨졌다.
뮤지컬해븐이 제작한 2007년 초연 당시 완성도 측면에만 집중이 돼 홍보가 됐다. 박용호 전 뮤지컬해븐 대표는 이번에 새로운 공연제작사 에이리스트코퍼레이션 공연사업부문 리드 프로듀서로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와 뭉쳤다. 스타 캐스팅에 일가견이 있는 신 대표는 이번에 조승우라는 천군만마로 박 프로듀서에게 힘을 보탰다.
조승우, 옥주현 회차는 이미 티켓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실력 면에서는 이들에 뒤지지 않는 양준모, 전미도 회차에 대한 반응 역시 좋다.
이유리 교수는 "한국 뮤지컬 관객은 캐스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그러니, 조승우와 옥주현이 출연하는 '스위니 토드'라는 낯선 체험을 새로운 체험으로 받아들이고 갈 것"이라고 봤다. "뮤지컬의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현상으로 본다"며 "'스위니 토드'가 성공하면 프로덕션 역시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들이 존경하는 작곡가 손드하임…한국에서 뿌리 내릴까
브로드웨이의 신인 작곡가들이 원하는 최고의 찬사는 '포스트-손드하임'이다. 7년 만인 지난해 한국 무대에 오른 라이선스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의 마이클 존 라키우사는 손드하임을 계승하는 작가로 평가 받는다. 손드하임처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의 넘버 역시 불협화음처럼 낯설게 들리는 화음으로 점철됐다.
뮤지컬 '렌트'와 '틱틱붐', 단 두 편의 뮤지컬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 역시 손드하임을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로 꼽았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뮤지컬 작곡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를 다룬 '틱틱붐' 속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전화를 받으며 외치는 이름도 '손드하임'이다. 한국에서는 이번 '스위니 토드'의 음악감독을 맡은 원미솔 씨 등이 있다.
손드하임 작품 중 '어쌔신'은 한국에서 몇차례 무대에 올랐다.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다룬 파격적인 작품이다. 재공연을 원하는 마니아들이 많다. 이와 함께 손드하임의 또 다른 대표작 '인 투 더 우즈'의 정식 공연을 원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신데렐라, 빨간 모자, 잭과 콩나무의 잭 등 여러 동화를 기발하게 엮은 작품으로 대학 뮤지컬과에서 교본처럼 공연되는 작품이다. 메릴 스트립, 조니 뎁 주연의 동명 영화(감독 롭 마셜·2014)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유리 교수는 "'인투더우즈'는 학생들이 교육용으로 공연하기에 너무 좋은 뮤지컬의 잘 짜여진 정석을 보여준다"며 "'스위니 토드'의 성공 이후, 공연 가능성이 가장 큰 작품이다. 손드하임 특징을 1차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