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신승원·김기완 "애뜻한 '지젤'로 만나고 싶었는데 하하하~"

입력 : 2016.06.16 13:37
두살 터울 한예종 출신 선후배 사이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첫 공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23일 개막

"누나는 실제 잠에서 깰 때도 (천방지축인) 카타리나 같다네요."(김기완) "야, 어떻게 알았어!? 하하하~"(신승원)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신승원(29)과 김기완(27)이 함께하자 '웃음 바이러스'가 진동했다.

최근 예술의전당 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들은 길들여져있었다. 몸짓 말짓 호흡이 척척맞았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남녀 주인공이다.

김기완은 장난기가 넘쳤다. '카타리나'가 얼굴을 구긴 채 무대에 첫 등장하는 신승원의 모습을 흉내내며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인터뷰 내내 환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친밀감이 느껴졌다. 두살터울이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알게모르게 경쟁해왔다.

신승원은 2003년 '제31회 로잔 국제무용콩쿠르' 결선 최연소자 등 실력자로 이름을 날렸고, 김기완 역시 같은 시기 동생 김기민(24•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과 함께 '뛰어난 형제 발레리노'로 이름이 드높았다.

이후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선후배로 만났고, 인생행로가 닮아갔다. 서로 국립발레단에 입단(신승원 2009년•김기완 2011년)한 이후 친분이 두터워졌다.

"애틋한 발레작인 '지젤'로 같이 무대에 서자고 했었는데,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공연하게 되네요."

'카타리나'를 두번째 맡은 서승원은 "이번 무대는 서로 편안한 사이가 상대여서 왈가닥 분위기가 더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연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카타리나를 연기하게 된 신승원은 "발레에 아름답고 사랑스런 역이 많아서 처음에는 오버스럽고 사실적인 이 캐릭터가 어색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번에 연습하면서 자신을 버린 것이 도움이 됐다. "'내가 카타리나'라는 생각으로 마음 속에서 대사를 치듯하니 한결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내게도 카타리나 같은 면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놀랍기도 했는데 평소에는 발레에서 불가능한, 남자를 막 대하는 장면에서 대리만족도 느끼고 있어요."

'페트루키오'를 처음으로 맡은 김기완은 "그동안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 중 하나인데,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고 설레했다. 평소 서글서글하고 성격 좋기로 유명한 그는 능청맞은 이 역에 제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신승원, 김기완은 국립발레단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무용수들이다. 화려한 외모의 신승원은 안정된 기술과 빼어난 연기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훤칠한 키(188㎝)와 준수한 외모로 팬층을 확보한 김기완은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은 동생 김기민이 "형처럼 되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기량 역시 안정적이다. 올해 들어 실력이 급격히 더 늘면서 내부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고 있다.

유망주인 신승원•김기완 커플의 무대는 한층 행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로 "가장 행복한 파트너"라며 활짝 웃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영국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왈가닥 카타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공방전을 유쾌하게 옮겼다. 비극이 많은 발레 장르에 몇 개 되지 않은 희극발레다. 찰리 채플린의 무성 영화를 보는 듯한 마임과 슬랩스틱이 일품이다. 강수진 예술감독 겸 단장이 2014년 부임 이후 레퍼토리 다양화를 위해 골랐다.

지난해 국립발레단 자체 초연했다. 안무가 존 크랑코의 작품으로 아시아 발레단이 공연하는 건 처음이었다. 당시 발레 공연장 객석에서 이례적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약 80%대 티켓 판매율로 시작, 입소문이 나면서 결국 약 95%로 최종 집계됐다.

즐거운 작품이지만, 동작마저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무용수들에게는 어려운 작품 중 하나다. 우스꽝스러운 동작이 많은 만큼 고난도 안무가 많고, 연습현장도 그 만큼 힘들다.

신승원과 김기완은 "보는 내내 행복하게 웃기는 발레의 진수를 보여드리겠다"며 연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6일까지. 5000~8만원. 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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