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해밀턴', 토니상 11관왕…신기록은 실패

입력 : 2016.06.14 10:19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2016 제70회 토니상'에서 힙합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주인공이 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코든의 사회로 12일(현지시간) 뉴욕 비컨극장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음악상·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11관왕을 안았다.

배우 겸 극작가인 린-마누엘 미란다가 극본과 작곡을 맡고 주역인 해밀턴도 연기해 스타덤에 오른 뮤지컬이다. 그는 음악상을 받았다. 이 뮤지컬의 또 다른 주역인 '아론 버' 역의 레슬리 오돔 주니어가 남자주연배우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자주연배우상 등을 놓치면서 2001년 12개 부문을 휩쓸었던 뮤지컬 '프로듀서스'의 기록은 넘지 못했다.

앞서 해밀턴은 지난달 3일(현지시간) 공개된 '제70회 토니상' 후보 명단에서 '해밀턴'은 뮤지컬 부문의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모든 부문에서 후보를 내며 역대 가장 많은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15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던 '프로듀서스'와 '빌리 엘리어트'(2009)의 기록을 넘기며 이번 시상식에서 거둘 성적에 대해 미국 공연 업계가 주목했다.

지난해 8월 개막한 '해밀턴'은 지난해 브로드웨이를 강타하고 있는 화제작이다. 올해 이미 그래미상과 퓰리처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재즈, 블루스 등을 가미한 힙합 뮤지컬로 활력과 재기발랄함이 특징이다. 한 때 암표까지 모자라 위조표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국무장관 겸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다룬 뮤지컬이다.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출연 배우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앨리스 워커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뮤지컬 '더 컬러 퍼플'은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상과 함께 여우주연상(신시아 에리보)을 가져갔다.

연극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스테판 카란의 '더 휴먼즈'가 차지했다.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상은 '아서 밀러의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연극 부문의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The Father)'의 프랭크 란젤라, 여자주연상은 '롱 데이스 저니 인투 나이트(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의 제시카 랭이 차지했다.

한편, 이날 올랜도 시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로 시상식은 대체로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회자인 코든은 "잔혹한 행위로 희생당한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갈라 공연에서 극적 필수 소품인 장총을 사용하지 않았다. 특히 린-마누엘 미란다는 수상 소감 대신 올랜도 희생자들을 위한 소네트를 읽었다. 이밖에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은 가슴에 회색 리본을 다는 등 고인들을 추모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