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 티켓값이 100만원?

입력 : 2016.06.10 13:43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의 티켓 가격이 약 100만원까지 올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밀턴'의 다가오는 시즌의 최고 좋은 좌석인 '프리미엄의 티켓' 가격이 최고 849달러(약 98만3000원)로 정해졌다.

지금까지 이 뮤지컬의 프리미엄 좌석의 가격은 475달러(55만1000원)였다. 약 80% 가량 올랐다. 이전 프리미엄 티켓 최고가인 477달러(55만4000원)를 기록한 '북 오브 모르몬(The Book of Mormon)'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프리미엄 좌석은 200석 가량이다. 나머지 일반석인 1075석의 가격도 함께 올린다. 179달러 좌석은 199석, 139달러 좌석은 17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티켓 가격을 올린 이유는 암표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개막한 '해밀턴'은 지난해 브로드웨이를 강타하고 있는 화제작이다. 현재 주당 주당 23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미 매진, 한 때 암표까지 모자라 위조표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은 티켓값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암시장을 위축시킬 거라 예상하고 있다. 국내 창작뮤지컬 또는 라이선스 뮤지컬의 티켓 최고가는 14만원 안팎이다. 2006·2009년 내한공연한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한정된 좌석을 20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조승우, 김준수, 홍광호 등 인기 스타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의 고가의 암표 거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마니아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국내에서는 '해밀턴' 같은 특탄의 조치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해밀턴'의 상향 조정된 티켓 가격은 내년 1월 말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과 학생들을 위한 티켓 수요도 늘렸다.

공연 당일 온라인 등의 추첨을 통해 10달러에 판매하는 티켓을 회당 21장에서 46장으로 풀었다. 학생 2만명이 10달러에 관람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앞서 1996년 '렌트'가 20달러에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해밀턴'은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국무장관 겸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다룬 뮤지컬이다.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출연 배우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배우 겸 극작가인 린-마누엘 미란다가 극본과 작곡을 맡고 주역인 해밀턴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재즈, 블루스 등을 가미한 힙합 뮤지컬로 활력과 재기발랄함이 특징이다.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올해 이미 그래미상과 퓰리처상을 휩쓸었다.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2016 제70회 토니상'(오는 12일 뉴욕 비컨극장)에서 역대 가장 많은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