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05 00:47
잔치
"독하다, 독해도 이래 독할 수가 있나!"
연극 '잔치'(김수미 극본, 신동인 연출·사진)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웃집 아낙 병길네가 부르짖는 이 대사야말로 다정한 듯하면서도 비정하고, 편안한 것 같으면서도 문득 소름이 돋는 가족이란 집단의 본질을 잘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인 이 작품은 2011년 제5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극단 한양레퍼토리에 의해 올해 들어서야 처음 무대에 올랐다. 시골집에서 병든 남편과 사는 노모는 육개장과 전과 나물 같은 음식을 잔뜩 준비하고 있다. 자식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온다. 정치인이 된 큰아들, 미국 가 살던 딸, 연극판에 몸을 담은 막내는 고단한 삶을 토로하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형이 내건 공약은 쓰레기고 그 속엔 사람이 없다, 이혼한 너보단 제대로 살고 있다, 예술가라는 명분으로 가난을 훈장처럼 떠벌리고 있다….
연극 '잔치'(김수미 극본, 신동인 연출·사진)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웃집 아낙 병길네가 부르짖는 이 대사야말로 다정한 듯하면서도 비정하고, 편안한 것 같으면서도 문득 소름이 돋는 가족이란 집단의 본질을 잘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인 이 작품은 2011년 제5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극단 한양레퍼토리에 의해 올해 들어서야 처음 무대에 올랐다. 시골집에서 병든 남편과 사는 노모는 육개장과 전과 나물 같은 음식을 잔뜩 준비하고 있다. 자식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온다. 정치인이 된 큰아들, 미국 가 살던 딸, 연극판에 몸을 담은 막내는 고단한 삶을 토로하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형이 내건 공약은 쓰레기고 그 속엔 사람이 없다, 이혼한 너보단 제대로 살고 있다, 예술가라는 명분으로 가난을 훈장처럼 떠벌리고 있다….
어머니는 다음 날 새벽 혼자 일어나 조등(弔燈)을 내건다. 순경이 집으로 찾아오면서 어머니가 준비했던 '잔치'의 정체가 밝혀지고 세 남매는 오열한다.
차범석희곡상 수상 당시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이란 평을 들었던 김수미의 극본은 신동인의 섬세한 연출을 통해 관객의 가슴을 치는 연극으로 살아났다. 세 남매로 나오는 조영진·김현숙·정원조의 연기는 가족이라면 지지고 볶는 난장판 속에도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품격을 잃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 어머니 역 최형인은 배우들의 '연기 스승'다운 연륜을 발휘했다.
▷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공연 시간 100분, (02)765-1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