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민, 브누아드라당스 후보…수상하면 한국 발레리노 최초

입력 : 2016.04.12 18:17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4)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2016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에 노미네이트됐다.

남성무용수 부문인 '댄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파리 오페라발레단, 마린스키발레단, 뉴욕 시티발레 등 세계적인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무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춤의 영예'라는 뜻의 브누아 드 라 당스는 발레 개혁자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한 상이다. 국제무용협회 러시아 본부가 1991년 제정했다. 세계 단체들이 공연한 작품이 심사대상이다.

김기민은 파리 오페라발레단에서 공연한 '라 바야데르'의 전사 '솔로르' 역으로 후보에 지명됐다.

한국 무용수 중에서는 발레리나 강수진(1999)과 김주원(2006)이 앞서 이 상의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김기민이 수상하면 한국인 남성무용수 중에서는 처음이다. 앞서 발레리노 김현웅, 이동훈 등 한국 남성 무용수들도 후보에 올랐으나 상은 받지 못했다. 최근 한국인 무용수가 후보에 오른 건 이동훈과 함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지명된 2012년이다.

그간 줄리 켄트 등 국제적인 발레스타들이 이 상을 거머쥐었다. 러시아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심사위원장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김기민은 '발레 신동'으로 불렸다. 만 16세이던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에서 '지그프리트 왕자'를 맡아 국내 프로 발레단 사상 최연소로 주역 데뷔했다.

2011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했다. 2012년에 솔리스트로 승급해 '해적'과 '돈키호테'에서 주역을 맡아 호평 받았다. 입단 4년 만인 지난해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아시아인이 수석무용수가 된 건 그가 처음이다.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인 김기완(27)이 그의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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