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류재준, 앙상블오푸스 해단…또 '행동'

입력 : 2016.04.12 09:41
현대음악 작곡가 류재준(45)이 예술감독인 '앙상블 오푸스'가 해단한다.

류씨는 11일 페이스북에 "올 10월 연주가 앙상블 오푸스 마지막 연주임을 알려드린다"며 "이제껏 최선을 다해 노력해주신 연주자 분들과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2009년 류씨의 발의로 출발한 앙상블 오푸스는 국내외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실내악단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투어를 하기도 했다.

류씨의 스승인 폴란드 지휘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를 비롯해 바이올리스트 백주영과 김소옥,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박종화 등이 참여했다. 류씨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앙상블 오푸스 해단과 함께 "음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음악활동 중단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음악을 하는 이유는 내가 믿고 있던 이상향 때문이었다"며 "바른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의 비판이 오더라"고 말했다. "우선 정말로 힘들게 사는 분들과 같이 살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씨는 지난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 공모사업 심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에 '국가 예술 지원의 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은 '2016 서울국제음악제'가 예술위의 '공연예술행사지원' 사업에서 탈락한 것은 외부 압력 때문이라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공연계는 외압과 검열 논란에 휩싸였던 박근형, 이윤택 연출가 등 연극계에 이어 클래식 음악계에도 같은 시비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류씨가 역시 2009년 출범시킨 서울국제음악제는 펜데레츠키, 구바이둘리나 등 정상급 작곡가들의 최신 작품과 유리 바슈메트, 아르토 노라스, 미쉘 레티엑, 상하이 사중주단 등 국제적인 솔리스트, 연주단체들을 소개해왔다. 올해 무산 위기를 벗어나 5월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개막연주회 '조지 리 피아노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6월3일까지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서울대 작곡과와 폴란드 크라코프 음악원을 나온 류씨는 핀란드 난탈리 뮤직 페스티벌·독일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페스티벌 상주 작곡가와 폴란드 고주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작곡가를 지냈다. 지난해 폴란드 정부의 1급 훈장인 '글로리아 아르티스'를 받기도 했다.

앞서 2013년 작곡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리는 제46대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뽑혔으나 이 상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문제 삼아 수상 거부 의사를 밝혀 주목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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