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21 09:43
유니버설발레단(UBC) 수석무용수 황혜민(38)·이동탁(27)이 3년 만에 돌아오는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첫 호흡을 맞춘다. 황혜민은 이 발레단의 또 다른 수석무용수인 남편 엄재용(37)과 10년 넘게 파트너로 호흡을 뽐내왔다. 이번 시즌 역시 엄재용과 커플로 나서며 안정감을 준다. 또 다른 공연 날에는 이동탁과 짝을 이뤄 신선함을 더했다.
유니버설발레단뿐 아니라 한국 발레계의 간판 중 한 명인 황혜민은 섬세함으로 이름이 났다. '백조의 호수'에서 낭만적인 백조 '오데트'와 강렬한 흑조 '오딜'의 1인2역을 극적으로 소화하는 이유다.
호남형의 강렬한 인상인 이동탁은 외모와 달리 내면은 세밀한 정서로 가득하다. 오데트를 사랑하지만 오딜에게 유혹당하는 '지그프리드' 왕자에 설들력을 부여한다. 발레 기술은 물론, 연기력까지 갖춘 두 사람의 조합인 만큼 가장 드라마틱한 '백조의 호수' 커플이 탄생하리라는 기대는 괜한 것이 아니다.
황혜민은 "재용씨와는 너무 오래해서 익숙해졌는데 새로운 에너지를 두른 동탁씨와 함께 하니 내 에너지 역시 새로워지더라"며 눈을 빛냈다.
2012년 지그프리드를 처음 연기한 이동탁은 "노련한 재용이 형의 손길이 묻어 있는 흔적을 느꼈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혜민 누나와 파드되(2인무)를 출 때 누나가 움직이면 '이렇게 해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선생님 없이 몸으로 직접 익히게 되는 배움이 있더라"며 놀라워했다.
황혜민에게 감사한 마음도 크다.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면 마이너스를 안아야 해서 불안한 부분이 생기는데 열심히 맞춰주셔서 고맙다"는 것이다. 황혜민은 "재용씨랑 할 때보다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신경을 쓰려고 했다"고 전했다.
본인도 이동탁 때문에 신선함을 느낀다. "그간 익숙해져서 잊고 있던 부분이 다시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황혜민, 이동탁 조합은 윈윈인 셈이다.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다. 차이콥스키의 유려한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의 오리지널 안무가 인상적이다. 1895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세계 초연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10월 30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러시아 정통 버전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유병헌 예술감독 개정 안무로 이번 무대에 올린다.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드 왕자가 행복한 결말을 맞는 해피엔딩 판, 왕자가 공주를 구하기 위해 싸우다 죽는 비극 버전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번 시즌에 비극을 택했다. 왕자가 죽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몸이 아닌 새의 깃털을 잡듯 조심스럽게 세밀한 연기를 선보이는 이동탁은 "비극 버전의 여운이 길다"고 했다. 황혜민 역시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둘 모두 "마지막에 두 사람이 함께 살아 있는 자체만으로 좋기도 하다"며 웃었다.
오데트는 우아하고 서정적인 고니다. 흑조는 강렬한 유혹의 기운으로 뒤덮여 있다. 상반된 역을 한 작품에서 번갈아가며 연기해야 하는 만큼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에게 최고의 작품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선과 악의 뚜렷한 경계를 오고 가는 연기를 위해서는 섬세한 표현력은 물론, 탄탄한 발레 기본기와 고난도의 테크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황혜민도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로서 꼭 통과해야만 하는 작품"이라고 확인했다. "두 가지의 모습을 한번에 보여주는 것만으도 큰 도전이다. 이 역을 잘 감당해야만 발레리나로서 도장이 찍힌다"고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유니버설발레단 입단과 동시에 '돈키호테'의 주역을 꿰찬 이동탁은 2013년 지그프리드로 발레 팬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지그프리드를 비롯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데지레', '지젤'의 귀족 '알브레이트' 등 발례계 3대 왕자(귀족) 배역을 단기간에 꿰찼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발레의 정석이다. '지젤'은 드라마적인 것이 엄청 크다. 지그프리드는 그 중간이다. 그래서 난이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호주의 세계적인 안무가 그램 머피(66)가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클래식 발레의 고전인 '지젤'을 새로운 형식의 춤과 드라마로 재해석한 '그램 머피의 지젤'로 호평 받았다. 고전과 현대물을 구획짓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것이다.
이동탁은 "차원이 다른 세계를 왔다갔다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축구를 하다가 농구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하. 표현과 장르가 다르니 모두 재미가 있다"고 했다. 황혜민은 "클래식 발레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데 '그램 머피의 지젤' 같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것이 그래서 의미가 있다"는 자세다.
유니버설발레단 간판인 두 사람 모두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활동 반경도 발레 이외의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황혜민은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이어간 뮤지컬 '팬텀'에 출연했다. 2010년에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시청자투어2'편에서 발레를 알리기도 했다.
황혜민은 "'팬텀' 출연 당시 그렇게 많은 관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신기해했다. 더구나 "작품 속에서 발레를 선보이는 장면에 관심을 갖고 발레를 보러 오는 분들도 생겨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10년 전보다 발레가 점차 많이 대중화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동탁 또한 지난해 이지나 연출의 무용극 '살로메'에 출연했다. 한예종 선배인 현대무용가 겸 배우 이용우의 제안으로 출연했는데 "배움 그 자체였다"는 소감이다. "현대무용, 비보잉, 팝핀 등을 접하다보니 연기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발레로 바꿔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S로 팬들과 소통하기도 하는 그는 팬들과 소소한 만남도 이어간다. "매번 응원할 때마다 빈손으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초콜릿 등을 선물해주는데 너무 감사하고 죄송해서, 종종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발레계에서도 '세기의 대결'인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관심사였다. 황혜민은 "예전에 아침에 연습실 와서 몸을 푸는데 너무 힘들어, '기계 위에 누워서 자동으로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재용씨가 '그런 시대가 오면 정말 어떡하냐'고 했는데 그 때가 기억이 나더라"며 "그런데 기계가 사람처럼 세세한 동작의 춤을 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이동탁도 "기계가 사람과 똑같은 동작을 취해도 숨을 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 없을 거다. 감동이 전해지는 순간은 그 가슴의 호흡으로 시작을 한다"고 짚었다. 두 드라마틱한 가슴의 호흡은 4월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시즌에는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시묜 추진(31)이 9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눈길을 끈다. 노보시비르스크 안무학교 졸업 후 2003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 2007년까지 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에서 활약한 무용수다. 파트너 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31) 역시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다.
황혜민·이동탁, 추진·크리사노바를 포함해 총 여섯 커플이 주역을 맡는다. 황혜민·엄재용,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강민우, 중국의 예페이페이·뮌헨 바바리안 국립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 막심 샤세고로프다. 솔리스트 홍향기와 예페이페이는 새로운 백조로 처음 무대에 오른다. 23일~4월3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러닝타임 2시간30분(공연 전 문훈숙 단장 해설과 인터미션 1회 포함), 1만~10만원. 유니버설발레단. 070-7124-1737
유니버설발레단뿐 아니라 한국 발레계의 간판 중 한 명인 황혜민은 섬세함으로 이름이 났다. '백조의 호수'에서 낭만적인 백조 '오데트'와 강렬한 흑조 '오딜'의 1인2역을 극적으로 소화하는 이유다.
호남형의 강렬한 인상인 이동탁은 외모와 달리 내면은 세밀한 정서로 가득하다. 오데트를 사랑하지만 오딜에게 유혹당하는 '지그프리드' 왕자에 설들력을 부여한다. 발레 기술은 물론, 연기력까지 갖춘 두 사람의 조합인 만큼 가장 드라마틱한 '백조의 호수' 커플이 탄생하리라는 기대는 괜한 것이 아니다.
황혜민은 "재용씨와는 너무 오래해서 익숙해졌는데 새로운 에너지를 두른 동탁씨와 함께 하니 내 에너지 역시 새로워지더라"며 눈을 빛냈다.
2012년 지그프리드를 처음 연기한 이동탁은 "노련한 재용이 형의 손길이 묻어 있는 흔적을 느꼈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혜민 누나와 파드되(2인무)를 출 때 누나가 움직이면 '이렇게 해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선생님 없이 몸으로 직접 익히게 되는 배움이 있더라"며 놀라워했다.
황혜민에게 감사한 마음도 크다.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면 마이너스를 안아야 해서 불안한 부분이 생기는데 열심히 맞춰주셔서 고맙다"는 것이다. 황혜민은 "재용씨랑 할 때보다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신경을 쓰려고 했다"고 전했다.
본인도 이동탁 때문에 신선함을 느낀다. "그간 익숙해져서 잊고 있던 부분이 다시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황혜민, 이동탁 조합은 윈윈인 셈이다.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다. 차이콥스키의 유려한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의 오리지널 안무가 인상적이다. 1895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세계 초연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10월 30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러시아 정통 버전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유병헌 예술감독 개정 안무로 이번 무대에 올린다.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드 왕자가 행복한 결말을 맞는 해피엔딩 판, 왕자가 공주를 구하기 위해 싸우다 죽는 비극 버전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번 시즌에 비극을 택했다. 왕자가 죽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몸이 아닌 새의 깃털을 잡듯 조심스럽게 세밀한 연기를 선보이는 이동탁은 "비극 버전의 여운이 길다"고 했다. 황혜민 역시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둘 모두 "마지막에 두 사람이 함께 살아 있는 자체만으로 좋기도 하다"며 웃었다.
오데트는 우아하고 서정적인 고니다. 흑조는 강렬한 유혹의 기운으로 뒤덮여 있다. 상반된 역을 한 작품에서 번갈아가며 연기해야 하는 만큼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에게 최고의 작품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선과 악의 뚜렷한 경계를 오고 가는 연기를 위해서는 섬세한 표현력은 물론, 탄탄한 발레 기본기와 고난도의 테크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황혜민도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로서 꼭 통과해야만 하는 작품"이라고 확인했다. "두 가지의 모습을 한번에 보여주는 것만으도 큰 도전이다. 이 역을 잘 감당해야만 발레리나로서 도장이 찍힌다"고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유니버설발레단 입단과 동시에 '돈키호테'의 주역을 꿰찬 이동탁은 2013년 지그프리드로 발레 팬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지그프리드를 비롯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데지레', '지젤'의 귀족 '알브레이트' 등 발례계 3대 왕자(귀족) 배역을 단기간에 꿰찼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발레의 정석이다. '지젤'은 드라마적인 것이 엄청 크다. 지그프리드는 그 중간이다. 그래서 난이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호주의 세계적인 안무가 그램 머피(66)가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클래식 발레의 고전인 '지젤'을 새로운 형식의 춤과 드라마로 재해석한 '그램 머피의 지젤'로 호평 받았다. 고전과 현대물을 구획짓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것이다.
이동탁은 "차원이 다른 세계를 왔다갔다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축구를 하다가 농구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하. 표현과 장르가 다르니 모두 재미가 있다"고 했다. 황혜민은 "클래식 발레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데 '그램 머피의 지젤' 같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것이 그래서 의미가 있다"는 자세다.
유니버설발레단 간판인 두 사람 모두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활동 반경도 발레 이외의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황혜민은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이어간 뮤지컬 '팬텀'에 출연했다. 2010년에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시청자투어2'편에서 발레를 알리기도 했다.
황혜민은 "'팬텀' 출연 당시 그렇게 많은 관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신기해했다. 더구나 "작품 속에서 발레를 선보이는 장면에 관심을 갖고 발레를 보러 오는 분들도 생겨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10년 전보다 발레가 점차 많이 대중화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동탁 또한 지난해 이지나 연출의 무용극 '살로메'에 출연했다. 한예종 선배인 현대무용가 겸 배우 이용우의 제안으로 출연했는데 "배움 그 자체였다"는 소감이다. "현대무용, 비보잉, 팝핀 등을 접하다보니 연기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발레로 바꿔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S로 팬들과 소통하기도 하는 그는 팬들과 소소한 만남도 이어간다. "매번 응원할 때마다 빈손으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초콜릿 등을 선물해주는데 너무 감사하고 죄송해서, 종종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발레계에서도 '세기의 대결'인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관심사였다. 황혜민은 "예전에 아침에 연습실 와서 몸을 푸는데 너무 힘들어, '기계 위에 누워서 자동으로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재용씨가 '그런 시대가 오면 정말 어떡하냐'고 했는데 그 때가 기억이 나더라"며 "그런데 기계가 사람처럼 세세한 동작의 춤을 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이동탁도 "기계가 사람과 똑같은 동작을 취해도 숨을 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 없을 거다. 감동이 전해지는 순간은 그 가슴의 호흡으로 시작을 한다"고 짚었다. 두 드라마틱한 가슴의 호흡은 4월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시즌에는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시묜 추진(31)이 9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눈길을 끈다. 노보시비르스크 안무학교 졸업 후 2003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 2007년까지 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에서 활약한 무용수다. 파트너 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31) 역시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다.
황혜민·이동탁, 추진·크리사노바를 포함해 총 여섯 커플이 주역을 맡는다. 황혜민·엄재용,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강민우, 중국의 예페이페이·뮌헨 바바리안 국립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 막심 샤세고로프다. 솔리스트 홍향기와 예페이페이는 새로운 백조로 처음 무대에 오른다. 23일~4월3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러닝타임 2시간30분(공연 전 문훈숙 단장 해설과 인터미션 1회 포함), 1만~10만원. 유니버설발레단. 070-7124-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