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어린이와 영국 거장 아티스트의 예술 협업

입력 : 2016.02.11 13:36

폐교가 속출하는 한국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과 영국 거장 아티스트들 사이의 예술적 교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강릉에 있는 마마세계저울 박물관 소속 마마 미술관에서 열리는 국제문화예술교류 프로젝트 '숨은 한글 그림 찾기'다.

이 기획 전시는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 지원의 목적으로 마마 미술관 이보람 관장의 그림 한 장으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을 강릉에서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다. 그리고 황금빛 논밭에서 뛰어놀며 성장한 이보람 관장은 워즈워스의 시「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시구를 철학으로 본 전시를 통해 예술로 구현한다.

숨은 한글 그림 찾기 시작, 이보람, 아이패드 드로잉 (2015)
숨은 한글 그림 찾기 시작, 이보람, 아이패드 드로잉 (2015)

숨은 한글 그림 찾기는 강릉에서 소금강으로 가는 길목인 연곡면에 있는 연곡유치원생들과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를 비롯한 2000년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영국의 1세대 현대 미술가 그룹 YBA(Young British Artist) 그룹을 이끄는 명문대 골드스미스(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교수진 그리고 동대학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아니스 퍼플(Arnis Purple) 소속 아티스트들의 예술 협업이다.

아니스 퍼플의 파트너 작가들은 대학 교육자로서 어린이를 위한 책 제작에 관심을 두고 진행 중이며 영국 우편국 Royal Mail,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BAFTA, 그리고 영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 The Times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영국 한국문화원 '아리랑' 전시를 기획했던 이보람 관장은 한국 고유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데 관심을 두고 본 전시를 기획하였다. 아이들은 이보람 관장이 제시한 숨은 한글 그림을 감상한 뒤에 아이들의 지도 선생님 이인순과 스토리 텔링 시간을 가졌고 자유로운 사고가 트일 수 있는 숲 속에서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담는 그림을 그렸다. 시골 어린아이들의 기발한 슬기와 재능 참신함이 어우러진 동심의 세계가 표현된 작품들은 영국의 유명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국 농촌 어린이들이 그려 보낸 숨은 한글 그림 찾기 그림을 모티브로 작가들의 풍부한 예술적 경험과 성장한 시각으로 거듭나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세계 미술사를 이끈 화가들을 보면 동심의 세계를 작품에 녹여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미술사의 대가들처럼 묘사하는 데는 몇 년 걸리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감성을 회복하는 데는 평생 걸렸다"는 피카소와 "나는 갓난아이가 되어 원초적인 상태에 도달해보고 싶다"고 한 클레처럼 미술계 거장들의 예술 인생의 끝자락에는 그들이 갈망하던 어린 시절에 존재했던 무한한 상상이나 원초적 감성이 배어 있다.

시골에서 태어나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 산과 들 그리고 바닷가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을 닮은 아이들이었기에 세계 거장 아티스트의 감탄사를 끌어냈고, 예술성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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