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22 13:25
아기자기한 인형 탈을 쓰고 있다고 귀엽게만 봤다간 큰코 다친다. 인형 발레 '백조의 호수' 속 인형들은 턴은 물론 리프트 등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쓴다. 탈로 인해 시야가 제한되고, 무게 중심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어려운 기술도 척척이다.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매만진만큼 세심함도 더했다.
지그프리트 왕자인 여우 역의 엄규성(한양대 발레), 여우 여왕과 너구리 발레선생님인 미시즈 서클 역의 김효연(한체대 무용과), 청둥오리 오딕 역의 김아림(한예종 무용원), 큰토끼 버니 역의 배소은(한성대 무용학과), 작은 토끼 바니와 작은 예슬 역의 홍윤영(세종대 무용과)…. 이들 무용수의 탄탄한 실력도 한몫했다. 엄규성은 서울무용제에서 대상(2014), 김아림은 서울발레협회 은상(2013)을 받기도 했다. 모두 한 시즌 이상 '백조의 호수'에 참여해 노련미도 갖췄다.
차이콥스키의 고전발레 명작을 어린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소원을 이뤄주는 테디베어 곰 '두두'가 발레리나가 꿈인 소녀를 마법의 숲속 나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고전발레와 내용은 큰 틀에서 비슷하다. 소녀는 로트바르트 마법사(멧돼지)의 마법에 걸려 백조 오데트로 변하게 된다. 왕자의 진실한 사랑 고백이 있어야만 마법이 풀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두는 지그프리트 왕자를 오데트에게 안내하고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오데트는 마법에 걸려 잠에 들어 버리고 그 사이 오딜(청둥오리)이 오데트로 변장해서 왕자의 결혼 상대를 찾는 궁전 무도회로 가게 된다. 변장한 오딜에게 사랑의 맹세를 하고 만 왕자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맹세가 무효라고 선언한다. 화가 난 오딜은 오데트에게 춤 대결을 신청하고 오데트가 이기게 된다. 왕자와 오데트는 두두와 숲 속 친구들의 도움으로 마법사를 물리치고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2013년 초연 때부터 5시즌째 여우 역으로 함께 하고 있는 엄규성은 "즐겁고 재미있어 매번 참여하고 있다"고 웃었다. 김효연도 "캐릭터들이 귀여우니까 절로 할 마음이 든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나 부상의 위험 때문에 힘든 점도 있다. 엄규성은 "탈을 쓰고 하다 보니 안 보여서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배소은은 캐릭터 탈 중 가장 시야가 좁은 토끼 탈을 쓰느라 바닥이 잘 안보이고 숨도 쉬기 힘들다고 했다. "다른 무용수들과 줄 맞추기도 힘들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두 시즌을 하다 보니 이제 감으로 한다"고 귀띔했다. 방심하다 "발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규성은 "다들 테이핑을 하고 파스를 붙이는 건 기본"이라고 알렸다.
바니와 함께 얼굴이 보이는 작은 예슬을 연기하는 홍윤영은 시야 확보에 좀 낫지만 "커튼콜할 때 표정 관리하는 것이 힘들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연기하는 동물들의 특징을 움직임에 녹여내야 하는 점도 어렵다. 엄규성은 "처음에 여우의 특징을 잡아내기가 힘들었다. 인터넷에 관련 영상도 별로 없고. 여우가 처음에는 여성스러운데 그런 점을 살려 연기하려 했다."
김아림은 사고뭉치인 청둥오리 오딜을 연기하느라 체력이 달린다. 러닝타임 70분 내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표현하기는 재미있다"고 싱글벙글이다. "탈을 쓰면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긴다. 메소드 연기라고 해야 하나. 호호."
팀워크가 탄탄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배소은은 "시야가 안 보이니 서로서로 도와줘야 한다"며 "함께 손을 잡고 다니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다 보니 더욱 친밀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감각도 늘었다. 토끼 등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도토리를 받아야 하는데, 공연 회차가 더할수록 비교적 수월하게 잡는다. 다만 자그마한 나뭇잎은 여전히 제대로 받기 힘들다. 배소은은 "나뭇잎을 잡으면 회식을 해야 한다"고 웃었다.
엄규성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고 싱글벙글이다. "탈을 쓰지 않고 하는 공연은 마치 운동선수들이 훈련할 때 모래 주머니를 차고 있다가 실전에서 떼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웃었다.
배소은은 연기력이 부쩍 늘었다. "상체와 고개 움직임, 팔 움직임 등을 더 재미있게 하게 됐다"며 "연기적으로 연출님께 따로 배우니까 좀 더 뻔뻔해지고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눈을 빛냈다. 홍윤영 역시 "탈을 쓰고 그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연기를 좀 더 해야 한다. 그래서 연기력이 느는 것 같다"고 했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겠다는 우문에 "무대 화장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다들 입을 모아 웃었다.
인형발레라고 어린이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도 짚었다. 배소은은 "소품도 어른들이 보기에 화려하다. 군무 장면과 꽃잎으로 백조를 만드는 부분에서는 어른들의 환호 소리가 더 크다"고 신기해했다.
김아림은 "아이들이 공연을 본다는 생각에 조용히 관람을 할 때가 있는데 호응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우리가 업이 된다. 반능이 없으면, 극의 안 좋은가 의기소침이 되는데 호응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우리도 더 신나서 움직인다"고 눈을 반짝였다.
무엇보다 장기 공연이라 신이 난다. 배소은은 "발레 공연으로 한달 이상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나중에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 출연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채 만한 도토리, 나뭇잎으로 만든 바이올린 등 화려한 무대와 제작비 1억원을 투입한 인형 의상도 주목할 만하다. 감미로운 선율의 차이콥스키 대표곡 외에 스토리텔링을 담은 3곡의 창작곡을 추가했다. 창작곡에는 뮤지컬 스타 부부인 김소현과 손준호를 비롯해 이하나, 배우 양희경이 참여했다.
정태영 연출, 이시내 의상 디자이너, 김태영 무대 디자이너 등의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러닝타임 70분(인터미션 없음). 3만~5만원. 클립서비스. 1577-3363
지그프리트 왕자인 여우 역의 엄규성(한양대 발레), 여우 여왕과 너구리 발레선생님인 미시즈 서클 역의 김효연(한체대 무용과), 청둥오리 오딕 역의 김아림(한예종 무용원), 큰토끼 버니 역의 배소은(한성대 무용학과), 작은 토끼 바니와 작은 예슬 역의 홍윤영(세종대 무용과)…. 이들 무용수의 탄탄한 실력도 한몫했다. 엄규성은 서울무용제에서 대상(2014), 김아림은 서울발레협회 은상(2013)을 받기도 했다. 모두 한 시즌 이상 '백조의 호수'에 참여해 노련미도 갖췄다.
차이콥스키의 고전발레 명작을 어린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소원을 이뤄주는 테디베어 곰 '두두'가 발레리나가 꿈인 소녀를 마법의 숲속 나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고전발레와 내용은 큰 틀에서 비슷하다. 소녀는 로트바르트 마법사(멧돼지)의 마법에 걸려 백조 오데트로 변하게 된다. 왕자의 진실한 사랑 고백이 있어야만 마법이 풀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두는 지그프리트 왕자를 오데트에게 안내하고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오데트는 마법에 걸려 잠에 들어 버리고 그 사이 오딜(청둥오리)이 오데트로 변장해서 왕자의 결혼 상대를 찾는 궁전 무도회로 가게 된다. 변장한 오딜에게 사랑의 맹세를 하고 만 왕자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맹세가 무효라고 선언한다. 화가 난 오딜은 오데트에게 춤 대결을 신청하고 오데트가 이기게 된다. 왕자와 오데트는 두두와 숲 속 친구들의 도움으로 마법사를 물리치고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2013년 초연 때부터 5시즌째 여우 역으로 함께 하고 있는 엄규성은 "즐겁고 재미있어 매번 참여하고 있다"고 웃었다. 김효연도 "캐릭터들이 귀여우니까 절로 할 마음이 든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나 부상의 위험 때문에 힘든 점도 있다. 엄규성은 "탈을 쓰고 하다 보니 안 보여서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배소은은 캐릭터 탈 중 가장 시야가 좁은 토끼 탈을 쓰느라 바닥이 잘 안보이고 숨도 쉬기 힘들다고 했다. "다른 무용수들과 줄 맞추기도 힘들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두 시즌을 하다 보니 이제 감으로 한다"고 귀띔했다. 방심하다 "발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규성은 "다들 테이핑을 하고 파스를 붙이는 건 기본"이라고 알렸다.
바니와 함께 얼굴이 보이는 작은 예슬을 연기하는 홍윤영은 시야 확보에 좀 낫지만 "커튼콜할 때 표정 관리하는 것이 힘들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연기하는 동물들의 특징을 움직임에 녹여내야 하는 점도 어렵다. 엄규성은 "처음에 여우의 특징을 잡아내기가 힘들었다. 인터넷에 관련 영상도 별로 없고. 여우가 처음에는 여성스러운데 그런 점을 살려 연기하려 했다."
김아림은 사고뭉치인 청둥오리 오딜을 연기하느라 체력이 달린다. 러닝타임 70분 내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표현하기는 재미있다"고 싱글벙글이다. "탈을 쓰면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긴다. 메소드 연기라고 해야 하나. 호호."
팀워크가 탄탄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배소은은 "시야가 안 보이니 서로서로 도와줘야 한다"며 "함께 손을 잡고 다니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다 보니 더욱 친밀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감각도 늘었다. 토끼 등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도토리를 받아야 하는데, 공연 회차가 더할수록 비교적 수월하게 잡는다. 다만 자그마한 나뭇잎은 여전히 제대로 받기 힘들다. 배소은은 "나뭇잎을 잡으면 회식을 해야 한다"고 웃었다.
엄규성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고 싱글벙글이다. "탈을 쓰지 않고 하는 공연은 마치 운동선수들이 훈련할 때 모래 주머니를 차고 있다가 실전에서 떼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웃었다.
배소은은 연기력이 부쩍 늘었다. "상체와 고개 움직임, 팔 움직임 등을 더 재미있게 하게 됐다"며 "연기적으로 연출님께 따로 배우니까 좀 더 뻔뻔해지고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눈을 빛냈다. 홍윤영 역시 "탈을 쓰고 그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연기를 좀 더 해야 한다. 그래서 연기력이 느는 것 같다"고 했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겠다는 우문에 "무대 화장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다들 입을 모아 웃었다.
인형발레라고 어린이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도 짚었다. 배소은은 "소품도 어른들이 보기에 화려하다. 군무 장면과 꽃잎으로 백조를 만드는 부분에서는 어른들의 환호 소리가 더 크다"고 신기해했다.
김아림은 "아이들이 공연을 본다는 생각에 조용히 관람을 할 때가 있는데 호응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우리가 업이 된다. 반능이 없으면, 극의 안 좋은가 의기소침이 되는데 호응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우리도 더 신나서 움직인다"고 눈을 반짝였다.
무엇보다 장기 공연이라 신이 난다. 배소은은 "발레 공연으로 한달 이상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나중에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 출연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채 만한 도토리, 나뭇잎으로 만든 바이올린 등 화려한 무대와 제작비 1억원을 투입한 인형 의상도 주목할 만하다. 감미로운 선율의 차이콥스키 대표곡 외에 스토리텔링을 담은 3곡의 창작곡을 추가했다. 창작곡에는 뮤지컬 스타 부부인 김소현과 손준호를 비롯해 이하나, 배우 양희경이 참여했다.
정태영 연출, 이시내 의상 디자이너, 김태영 무대 디자이너 등의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러닝타임 70분(인터미션 없음). 3만~5만원. 클립서비스.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