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인형에 활짝, 전쟁 포성엔 움츠린 佛아이들

입력 : 2016.01.19 03:00   |   수정 : 2016.02.29 14:45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 오른 한국 아동극 '달래 이야기' 호평
19일부턴 '나무와 아이' 공연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에서 공연된 한국 아동극‘달래 이야기’. /아시테지코리아 제공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에서 공연된 한국 아동극‘달래 이야기’. /아시테지코리아 제공
100석 규모의 아늑한 소극장에 초등학생 관객이 가득 들어찼다. "코리아에서 온 연극"이라는 극장 관계자의 설명에 한 아이가 "남한인가요, 북한인가요?"라고 질문했다. 재잘거리던 아이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연극에 몰입했다.

지난주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극장 테아트르 드 라 빌(Theatre de la Ville) 내 소극장의 한국 아동극 '달래 이야기' 공연이었다. 대사 한마디 없는 가운데 인형의 동작과 사람의 연기가 함께 펼쳐진 이 공연에서 한복을 입은 토속적인 인형들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빠와 딸이 낚시를 하다가 큰 물고기를 타고 노는 평화로운 장면에선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도 갑자기 6·25전쟁의 포성이 들리자 몸을 움츠렸다. 주인공인 여자아이 인형이 부모를 잃고 슬픔에 잠길 때엔 눈물을 닦는 아이도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와 인형이 함께 객석에 인사하자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관객 비리디아나 카이미(교사)씨는 "배우들뿐 아니라 인형, 그림, 음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전쟁의 비극을 서정적으로 그린 '달래 이야기'는 2008년 초연 이래 해외 10여개국에서 공연했으며 2012년 세계인형극협회 축제 최고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제작·극작·연출·주연을 맡은 조현산 예술무대 산 대표는 "관절 인형, 한국무용, 마임, 그림자극 같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가족과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했다"고 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코리아)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에서 열리는 행사 중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2~16일 '달래 이야기'에 이어 19~23일에는 더베프의 인형극 '나무와 아이'가 공연된다.

파리 시립극장인 테아트르 드 라 빌은 연간 관객 30만명이 찾는 공연 예술의 중심지로, 해외 아동극 두 편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극장 행정 총괄 담당자인 미카엘 샤즈(Chase)씨는 "두 작품 모두 아름다운 스토리와 포괄적인 주제를 지닌 수준 있는 연극"이라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김숙희 아시테지코리아 이사장은 "프랑스에선 반전(反戰) 등 사회·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테아트르 드 라 빌에선 오는 4월 14~17일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고선웅 연출) 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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