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18 03:00
| 수정 : 2016.02.29 14:49
[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6번' 연주회 지휘봉 잡은 최수열]
1년7개월간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앙상블·파트별 소리 잘 살려내… 자신만의 해석 돋보인 무대" 평가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6번' 연주회가 열린 16일 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전 예술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최수열(37) 서울시향 부지휘자는 무대에서 벗어나자마자 큰 숨을 몰아쉬었다. 열린 문 사이로 기립박수를 쏟아내는 2000여 청중이 한눈에 들어왔다. 최 부지휘자는 그 뒤로도 대여섯 번 불려나가 인사를 하고서야 대기실에 돌아왔다. 그사이 41년째 시향에서 활동 중인 최장 근속 단원 진영규(제2바이올린)씨와 이날 악장 자리에 앉았던 신아라 부악장이 달려와 "아주 좋았어요"를 연발하며 그를 얼싸안았다.

최수열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에서 정치용을 사사한 뒤 드레스덴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신예다. 2014년 서울시향 부지휘자에 선임된 후, 1년 7개월 동안 이런저런 음악회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했지만 정기연주회에 데뷔한 건 처음이다. 난곡(難曲)인 말러 6번을 지휘할 사람을 막판까지 못 찾아 공연을 닷새 앞두고 대체 지휘자로 전격 결정됐다. 지휘자로 정해진 다음 날, 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최 부지휘자는 "'내가 이걸로 데뷔하는 거야? 이게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거야?'라는 생각에 잠기기엔,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며 웃었다.
우려 반, 걱정 반 속에 시작된 연주는 기대 이상이었다. 기운차게 곡을 여는 1악장 초반, 각 악기군이 제각각 소리를 내며 잠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틈은 점점 메워졌다. 트럼펫 객원 수석으로 참여한 다비드 게리에를 필두로 한 금관이 특히 좋았다. 막힘없이 쭉 뽑아내는 트럼펫 소리에서 시원스러운 생명력이 느껴졌다. 팀파니 객원 수석 장클로드 장장브르의 안정된 연주도 돋보였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크기로 들어가 맥박 뛰는 듯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앙상블이 흐트러진다 싶을 때면 정 전 예술감독이 10년간 다진 현악기군의 팽팽한 연주력이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음악평론가 송현민은 "각 파트의 사운드와 앙상블 소리를 올올이 살렸다. 자신만의 해석이 돋보인 지휘였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뒤 대기실에서 최 부지휘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때가 묻은 악보는 색색깔 연필로 크레셴도, 포르테 등 악상에 동그라미를 쳐 놓아 어지러웠다. "악보를 모두 외웠지만 0.001%의 잘못으로도 와장창 무너질까봐 암보(暗譜) 지휘를 안 했다"고 했다. 그는 "단원들과 합심해 큰 산 하나를 무사히 넘은 것 같아 한숨 돌렸다"고 했다.
우려 반, 걱정 반 속에 시작된 연주는 기대 이상이었다. 기운차게 곡을 여는 1악장 초반, 각 악기군이 제각각 소리를 내며 잠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틈은 점점 메워졌다. 트럼펫 객원 수석으로 참여한 다비드 게리에를 필두로 한 금관이 특히 좋았다. 막힘없이 쭉 뽑아내는 트럼펫 소리에서 시원스러운 생명력이 느껴졌다. 팀파니 객원 수석 장클로드 장장브르의 안정된 연주도 돋보였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크기로 들어가 맥박 뛰는 듯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앙상블이 흐트러진다 싶을 때면 정 전 예술감독이 10년간 다진 현악기군의 팽팽한 연주력이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음악평론가 송현민은 "각 파트의 사운드와 앙상블 소리를 올올이 살렸다. 자신만의 해석이 돋보인 지휘였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뒤 대기실에서 최 부지휘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때가 묻은 악보는 색색깔 연필로 크레셴도, 포르테 등 악상에 동그라미를 쳐 놓아 어지러웠다. "악보를 모두 외웠지만 0.001%의 잘못으로도 와장창 무너질까봐 암보(暗譜) 지휘를 안 했다"고 했다. 그는 "단원들과 합심해 큰 산 하나를 무사히 넘은 것 같아 한숨 돌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