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시즌제 첫 도입 48건 463회…왜?

입력 : 2016.01.14 17:39
다목적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이 시즌제를 처음 도입한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14일 세종홀에서 열린 '2016 세종시즌' 간담회에서 올해 기획 공연과 전시를 합쳐 총 48건 463회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작년 2월 취임 이후 시즌제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공연장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전체 프로그램을 미리 구성해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공연을 묶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시즌제의 주요 조건이다.

국립극장은 2012~2013 시즌부터 시즌제를 도입, 호평 받고 있다. 개별 공연단체 중에서는 서울시향과 국립발레단이 비교적 잘 운용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도 본격적으로 시즌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다목적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은 2012년 모철민 사장 시절 한 해 동안 시즌제를 도입했었다. 현재는 'SAC 큐브'라는 타이틀로 1년 간 공연 일정을 미리 공개한다. 티켓은 공연별로 순차적으로 푼다.

이 사장은 "예술 공간이 일정 기간 동안 프로그램을 미리 한꺼번에 내놓는 걸 시즌이라고 해석했다"며 "세종문화회관 입장에서는 미리 기획하고 마케팅하고 펀드레이징을 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이익을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관객들 역시 "미리 정리된 상태로 프로그램을 제공 받으니 합리적인 예술 소비를 할 수 있을 거다. 합리적이다라는 말에는 '싸게'라는 뜻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시즌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다. 서울특별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극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서울시오페라단 등 9개 예술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공공예술기관 중 최다다.

공연과 전시를 크게 나누면 맞춤형(계절·타깃·공연장별), 테마 스페셜, 예술단 창작 초연과 레퍼토리로 구분할 수 있다.

맞춤형 중에서는 공연장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대극장(3022석), M시어터(609석), 체임버홀(443석) 등의 특성에 맞췄다. 무엇보다 세종체임버홀은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서 수준 높은 어쿠스틱 음향을 자랑한다. 이런 장점을 살려 '2016 세종체임버시리즈'(4월30일~11월19일(4회) 세종체임버홀)등 실내악 기획공연 비중을 늘렸다.

세종대극장에서는 오페라, 무용 대작을 보다 확대해 선보인다. 국내 최대 파이프오르간을 보유한 대극장의 대표 기획 공연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Ⅸ-5대륙, 5인의 오르가니스트'(5월 27~28일 세종대극장)를 올린다. 세종M시어터는 중극장 규모에 맞는 종합구성물 중심이다. 서울시무용단의 '여름 빛 붉은 단오'(6월 2~5일) 등이 준비된다.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가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오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는 기대를 모은 예술동 지하의 블랙박스시어터는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가 들어가 내년 4월 개관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번 첫 시즌은 작년 6월 내용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블랙박스시어터는 내년 시즌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마 스페셜' 중에서는 세종체임버홀 개관 10주년 기념공연 '디케이드'(4월28일~5월3일 세종체임버홀)를 비롯해 지휘자 임헌정과 피아니스트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등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이 모차르트 협주곡을 선보이는 '2016세종체임버시리즈'(4월30일~11월19일 세종체임버홀)가 기대를 모은다. 첼리스트 양성원은 피아니스트 문익주, 임동혁, 트리오 오원 등과 '양성원의 체임버 스토리'(4월28일~11월6일(6회) 세종체임버홀)무대를 꾸민다.

영국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 서울시극단은 한 해의 모든 정기 공연을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올린다. '헨리 4세-왕자와 폴스타프'(3월29일~4월14일 세종M시어터)가 시작이다. 김은성 작가가 '햄릿'을 바탕으로 한 창작극 '함익'(9월30일~10월16일 세종M시어터)도 공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오페라 '맥베드'(11월 24~27 세종대극장)를 공연한다. 올해는 또 발레 장르까지 기획 영역을 넓혀 유니버설발레단 등 국내 대표 발레단들과 함께 '셰익스피어 인 발레' 시리즈(10월28일~11월13일(9회) 세종M시어터)도 펼친다.

창작 초연 중에서는 서울시뮤지컬단이 동명의 TV드라마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뮤지컬 '서울의 달'(12월 3~25일 세종대극장)이 관심대상이다. 김운경 원작을 바탕으로 '위대한 캐츠비'의 신예 이다윗이 극본, '셜록홈즈'로 뮤지컬 시상식을 휩쓴 노우성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 4월 재개관한 세종미술관은 '패션(Fashion) & 패션(Passion)'을 주제로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호안 미로, 자연에서 예술로'(6월26일~9월24일), 근현대의 다양한 미인도를 선보이는 '미인도취'(10월25일~12월4일), 색채의 마법사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이 전시되는 '건축치료사 훈데르트바서의 그린시티'(12월10일~2017년 3월12일)가 찾아온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에는 9개 예술단이 활동하고 있어 작품의 규모가 크고 공연 횟수도 많다"며 "세종미술관과 다른 전시 공간도 더 있다. 분야가 다양하고 내용적으로 풍성해 안정적으로 높은 예술성을 내놓을 만하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제로 15만석 정도가 마련됐는데 "생각보다 큰 규모"라며 "10개짜리 패키지 티켓이 있는데 패키지 판매를 통해서 10% 정도는 확보를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다. 보통 40~50%인데 최대 60%까지 할인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세종문화회관은 '2016 세종시즌'과 함께 하는 연중 프로그램들도 선보인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행복'은 시즌2 '온쉼표'로 단장,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 돈화문 국악당까지 확대된다. 도심 문화예술 힐링 프로그램인 세종예술축제, 예술시장 '소소', 세종예술아카데미 등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여전하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이 시민이 주최가 되는 예술과 결합되는 부분이 있어 시민과 거리를 좁히는 건 포기할 수 없다"며 "시즌제 프로그램의 예술성 추구와 함께 대중화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봐주면 감사하겠다"는 마음이다.

세종 시즌 패키지 상품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20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세종 유료회원은 하루 먼저인 19일부터 예매 가능하다. 02-399-100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