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4 23:49
꽃의 비밀
이탈리아 북서부 작은 마을, 남편들이 축구를 보러 우르르 몰려간 뒤 아내 4명이 모여 오붓한 송년회를 즐긴다. 오랜 부부 생활로 초탈의 경지에 이른 소피아, 잠든 남편 앞에서만 '이혼하자'고 말하는 소심녀 자스민, 연하 배달원과 미묘한 감정 줄다리기를 하는 연극배우 출신 모니카, 공대 수석 졸업생으로 뭐든지 잘 고치는 지나가 그들이다.
화기애애한 수다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돌연 한 남편이 전화를 해서 신음 소리를 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의아해하는 사이 지나가 겁에 질려 고백한다. "그 사람들 다 죽었어요!" 바람난 남편을 황천길로 보내려 몰래 브레이크를 망가뜨렸는데, 다른 집 남편들이 죄다 그 차에 탈 줄은 몰랐던 것. 당황한 아내들은 당장 내일로 예정된 건강검진을 남편들이 받아야 보험금 20만유로를 챙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각자 자기 남편으로 변장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연극 '꽃의 비밀'은 뮤지컬 '디셈버'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으로 두 차례 연속 쓴맛을 봤던 연출가 장진의 재기(才氣) 넘치는 재기(再起)의 작품이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3년 만에 신작 연극을 쓰고 연출한 그는 '일주일 만에 신들린 듯 작품을 썼다'고 했다. 어깨 힘을 빼고 작업한 결과, 그야말로 '요절복통' '박장대소'란 말이 어울리는 희극이 만들어졌다.
"부부 사이에 무슨 전화를 해!" "너 남편을 사랑하는구나? 오, 불쌍한…. 하필 같은 집에 사는 남자를 사랑하다니" 같은 농담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만들던 연극은 예기치 않게 황당무계한 상황과 맞닥뜨리며 남녀 관계의 본질과 세속적 욕망의 민낯을 드러낸다. 스마트폰 뉴스 검색 같은 일상적인 일이 만만찮은 서스펜스로 이어지는 연출의 내공이 돋보인다. 진부할 줄 알았던 '떼 남장(男裝)' 장면은 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근엄한 관객까지도 순식간에 무장해제시켰다. 대학로에서 잔뼈 굵은 연기파를 섭외한 캐스팅이 빛을 발했다. 김연재·한예주·김나연은 각각 역할에 꼭 맞는 연기를 보였고, 연극 경험이 많지 않은 뮤지컬 배우 이창용·오소연도 제 몫을 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02)766-6506
연극 '꽃의 비밀'은 뮤지컬 '디셈버'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으로 두 차례 연속 쓴맛을 봤던 연출가 장진의 재기(才氣) 넘치는 재기(再起)의 작품이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3년 만에 신작 연극을 쓰고 연출한 그는 '일주일 만에 신들린 듯 작품을 썼다'고 했다. 어깨 힘을 빼고 작업한 결과, 그야말로 '요절복통' '박장대소'란 말이 어울리는 희극이 만들어졌다.
"부부 사이에 무슨 전화를 해!" "너 남편을 사랑하는구나? 오, 불쌍한…. 하필 같은 집에 사는 남자를 사랑하다니" 같은 농담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만들던 연극은 예기치 않게 황당무계한 상황과 맞닥뜨리며 남녀 관계의 본질과 세속적 욕망의 민낯을 드러낸다. 스마트폰 뉴스 검색 같은 일상적인 일이 만만찮은 서스펜스로 이어지는 연출의 내공이 돋보인다. 진부할 줄 알았던 '떼 남장(男裝)' 장면은 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근엄한 관객까지도 순식간에 무장해제시켰다. 대학로에서 잔뼈 굵은 연기파를 섭외한 캐스팅이 빛을 발했다. 김연재·한예주·김나연은 각각 역할에 꼭 맞는 연기를 보였고, 연극 경험이 많지 않은 뮤지컬 배우 이창용·오소연도 제 몫을 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02)766-6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