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4 10:49
거대한 모형 뱅골 보리수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를 꽉 채웠다. 폭 총 8m, 높이 총 8m, 뻗은 뿌리를 포함한 지름 총 5.66m로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네 번째 배우'라고 일컬어질 만한 이 나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에서 적군의 공격을 피해 거대한 나무 위로 올라가 2년 동안 그곳에서 지낸 두 군인의 실화가 모티프이니 나무가 중요한 무대일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무대 디자이너 이토 마사코가 이 나무 무대에 인간미를 불어넣었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통하는 이노우에 히사시의 미완 희곡을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 겸 연출가 호라이 류타가 완성시켰다. 구리야마 다미야 연출, 후지와라 다츠야 출연으로 2013년 일본에서 초연해 호평 받았다.
이번 한국 라이선스 초연을 연출하는 극단 동의 강량원 대표는 22일 프레스콜에서 "우리 주변에 늘 이렇게 현실 문제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나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뱅골 보리수 뿌리에는 시체가 굴러다니고 있다. 그 정기를 빨아들여 나무가 서있다. 앞서 이토 마사코는 상부에 있는 가는 줄기들의 라인은 몇 천만 희생자를 표현한다고 했다. 나무 주위의 쇠파이프는 적국으로부터 공격받은 포탄을 표현한 것이다.
배우들 동선의 상당 부분은 나무 위에서 이뤄진다. 신념과 권위를 중시하는 베테랑 군인 분대장 역의 윤상화는 "대본을 읽었을 때는 낭만적인 나무를 생각했는데, 실제 나무는 끔찍했다"며 "연습 때는 실제로 나무를 세워놓고 연습을 못했다. 가세트로, 합판으로 만들어진 곳에서 연습을 했는데 나무를 연상하면서 연기해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두 병사에게 2년간 그 나무는 안식처이자 도피처였다. 전쟁이 끝난 여부를 떠나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곳이다. 강 연출은 "결국 그 나무에서 견디고 살아가면, 파수의 나무로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나무를 도피의 으슥한 나무였다가 결국 희망찬, 강인한 나무로 보여졌으면 했다"고 전했다.
오키나와라는 특수한 지역성도 연극의 골격을 이루는 핵심 구조다. "일본의 침략을 통해서 1910년 조선이 합병된 즈음에 일본의 식민지가 된 땅이다. 그 땅에서 2차대전 (일본군과 연합군의 전쟁에서 일본에서 벌어진) 유일한 국지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1970년까지 미국에 양도한 땅인데 1970년대 다시 일본 땅이 됐다. 섬의 국민들은 정체성이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국가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거다. 전쟁이라는 것이 국민, 개인,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하는 건가.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원작에는 오키나와 사실이 분명하게 나오지만, 이번 한국 버전에서는 그걸 다소 탈색시켰다. 강 연출은 "보편적인 지금 시기로 보였으면 하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김영민이 윤상화와 함께 분대장을 나눠 맡는다. 삶의 터전인 섬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원 입대한 신병은 성두섭과 신성민이 나눠 연기한다. 1000년을 사는 나무의 정령인 여자는 강애심과 유은숙이 번갈아 맡는다.
2004년 출발해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들을 고루 선보인 대학로 브랜드 공연 '연극열전' 여섯 번째 시리즈인 '2016 연극열전 6'의 개막작이다. 2016년 2월28일까지. 번역 김태희, 조명 최보윤, 음악 장영규, 의상 강기정. 연극열전. 02-766-6007
연극 '나무 위의 군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네 번째 배우'라고 일컬어질 만한 이 나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에서 적군의 공격을 피해 거대한 나무 위로 올라가 2년 동안 그곳에서 지낸 두 군인의 실화가 모티프이니 나무가 중요한 무대일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무대 디자이너 이토 마사코가 이 나무 무대에 인간미를 불어넣었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통하는 이노우에 히사시의 미완 희곡을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 겸 연출가 호라이 류타가 완성시켰다. 구리야마 다미야 연출, 후지와라 다츠야 출연으로 2013년 일본에서 초연해 호평 받았다.
이번 한국 라이선스 초연을 연출하는 극단 동의 강량원 대표는 22일 프레스콜에서 "우리 주변에 늘 이렇게 현실 문제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나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뱅골 보리수 뿌리에는 시체가 굴러다니고 있다. 그 정기를 빨아들여 나무가 서있다. 앞서 이토 마사코는 상부에 있는 가는 줄기들의 라인은 몇 천만 희생자를 표현한다고 했다. 나무 주위의 쇠파이프는 적국으로부터 공격받은 포탄을 표현한 것이다.
배우들 동선의 상당 부분은 나무 위에서 이뤄진다. 신념과 권위를 중시하는 베테랑 군인 분대장 역의 윤상화는 "대본을 읽었을 때는 낭만적인 나무를 생각했는데, 실제 나무는 끔찍했다"며 "연습 때는 실제로 나무를 세워놓고 연습을 못했다. 가세트로, 합판으로 만들어진 곳에서 연습을 했는데 나무를 연상하면서 연기해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두 병사에게 2년간 그 나무는 안식처이자 도피처였다. 전쟁이 끝난 여부를 떠나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곳이다. 강 연출은 "결국 그 나무에서 견디고 살아가면, 파수의 나무로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나무를 도피의 으슥한 나무였다가 결국 희망찬, 강인한 나무로 보여졌으면 했다"고 전했다.
오키나와라는 특수한 지역성도 연극의 골격을 이루는 핵심 구조다. "일본의 침략을 통해서 1910년 조선이 합병된 즈음에 일본의 식민지가 된 땅이다. 그 땅에서 2차대전 (일본군과 연합군의 전쟁에서 일본에서 벌어진) 유일한 국지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1970년까지 미국에 양도한 땅인데 1970년대 다시 일본 땅이 됐다. 섬의 국민들은 정체성이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국가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거다. 전쟁이라는 것이 국민, 개인,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하는 건가.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원작에는 오키나와 사실이 분명하게 나오지만, 이번 한국 버전에서는 그걸 다소 탈색시켰다. 강 연출은 "보편적인 지금 시기로 보였으면 하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김영민이 윤상화와 함께 분대장을 나눠 맡는다. 삶의 터전인 섬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원 입대한 신병은 성두섭과 신성민이 나눠 연기한다. 1000년을 사는 나무의 정령인 여자는 강애심과 유은숙이 번갈아 맡는다.
2004년 출발해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들을 고루 선보인 대학로 브랜드 공연 '연극열전' 여섯 번째 시리즈인 '2016 연극열전 6'의 개막작이다. 2016년 2월28일까지. 번역 김태희, 조명 최보윤, 음악 장영규, 의상 강기정. 연극열전. 02-766-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