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오케스트라 단원 만났더니…'오케피' 연습현장

입력 : 2015.12.11 09:39
시츠 프로브(sitz probe), 본 공연 직전 뮤지컬배우와 오케스트라가 만나서 처음 제대로 합을 맞춰보는 자리다.

10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3연습실에서 진행된 뮤지컬 '오케피'의 시츠 프로브는 더 특별했다.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휘자 역의 황정민·오만석을 비롯해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연기하는 뮤지컬배우들은 지휘자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더(The) M.C'를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시츠 프로브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연극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웃음의 대학'으로 유명한 일본 극작가 미타니 고우키의 첫 뮤지컬이다. 일본 최고 시상식인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을 받았다. 제목은 '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로 공연 도중 오케스트라 피트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단원들을 보는 뮤지컬배우들의 눈이 더 동그랗게 떠질 수밖에 없다. 오케스트라 맞은 편에 좌석을 마련했음에도 오만석·윤공주·린아·박혜나·최우리·최재웅·정상훈·송영창 등 배우들은 내내 서서 자신이 맡은 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의 손을 좇느라 바빴다. 예전 연습실 공개에서 건반 반주로만 들었던 넘버들은, 제대로 옷을 갖춰 입고 한층 더 풍부하고 넉넉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뮤지컬'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판타지가 밀려온다. 그래서 뮤지컬 마니아들이 생긴다. 하지만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도, 그 무대 밑의 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케피'는 무대 위 화려한 배우 이야기가 아니다. 무대 밑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케스트라 이야기지만,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회를 이끌어가는 소시민 이야기인 셈이다.

'오케피'의 또 다른 특징은 앙상블이 따로 없이 주조연급 배우들이 화음을 만들어나간다는 것. 각자 또렷한 존재감을 뽐내면서도 튀지 않고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속성이다.

친해질 기회가 부족한 뮤지컬배우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오케피'에서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배우들은 각자 흉내내는 악기를 진짜 연주하는 단원들에게 고충은 무엇인지, 잠깐 쉴 때 무엇을 하는지 묻느라 열심이다.

헤어스타일이 베토벤을 닮은 오만석이 진짜 오케스트라를 향해 연신 지휘봉을 들었다. 김문정 감독이 팔 동작을 보완해주자 지휘자 폼새가 제대로 났다. 그는 이후에도 한쪽 끝에서 지휘봉을 흔들며 자세를 교정해나갔다.

카리스마가 깃든 음성과 부드러운 웃음이 배인 표정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간 김문정 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스태프들에 대한 관심과 함께 공연을 이끌어가는 팀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황정민이 2012년 뮤지컬 '어쌔신'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가로 나선다. 프로듀서 김미혜, 작가·각색 이희준, 무대디자인 서숙진, 조명 디자이너 구윤영, 음향디자인 권도경. 18일부터 2016년 2월28일까지 LG아트센터. 5만~14만원. 샘컴퍼니·기업은행·인터파크INT. 02-6925-560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