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07 09:30
점(點)·선(線)·면(面) 그리고 방점(傍點)으로 구성한 잔치. 5일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국립무용단의 '향연'이다.
향연(饗宴)은 융숭하게 대접하는 잔치다. 국립무용단 '향연'은 전통 춤의 잔치다. 해외에 정중하고도 자신 있게 선보일, 한국을 대표하는 춤 12종의 연회(宴會)다. 12종의 춤이 사계절로 구분한 4막의 12장에 담겼다.
누가 봐도 패션디자이너 겸 공연연출가 정구호(53)의 작품이다. 그의 미니멀리즘 미학이 극대화됐다. 무대·의상·음악을 단순하게 정리했다. 그간 전통무용을 장식한 알록달록 오방색은 없다. 점·선·면 그리고 방점의 미학이다. 점은 무용수, 선은 춤, 면은 비운 무대다. 방점은 무용수들이 들고 있는 장구, 소고, 부채 등이다.
1막 '봄' 1장 '제의'의 시작을 알리는 건 일무(佾舞)다. 사람을 여러 줄로 벌려 세워서 추게 하는 춤이다. 무대는 설원 같이 하얗다. 겨울의 끝자락 같다. 흰 의상을 입은 남성무용수 24명이 12명씩 2열로 서 느긋하게 움직인다. 봄의 기운을 입고 조금씩 싹을 틔우는 새싹 같다. 음악 역시 침묵과 공명하며 존재만 알릴 뿐이다.
궁중무용으로 여령들이 꽃을 한가득 꽂은 항아리를 가운데 두고 추는 춤인 '가인전목단', 역대 군왕들의 무공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정대업지무 등이 이어진다.
불교의식무용인 바라춤,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승무 등 기원의 여름인 2막의 종교제례무용을 거치면 3막부터는 좀 더 흥겨워진다. 한량무와 학춤이 유유자적하게 섞인 1장의 선비춤 뒤 여성무용수들의 장구춤, 남성무용수들의 소고춤이 가을의 무르익음을 표현한다. 3막의 절정은 4장의 오고무. 한명의 여성무용수가 다섯개의 북(五鼓)을 치며 춤을 선보인다. 각자 5개의 북에 둘러싸인 12명이 2줄로 나란히, 일사불란하다. 정점은 턴테이블 무대. 24개의 같지만 다른 오고무의 향연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무대 위에서 파노라마의 풍경을 선사한다.
4막은 향연의 흥을 정리하고,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시간. 50여명이 추는, 엄중한 신태평무가 봄의 기운을 다시 불어넣는다.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종종 천장에서 무대 밑으로 늘어뜨려지는 10여m 노랑 매듭은 표나지 않게 극에 리듬을 준다. 면(面)의 또 다른 한 축인 7개의 스크린에서는 구름이 유유히 떠다닌다. 무채색의 의상은 점차 색을 하나씩 입고, 4장에서는 한국의 색인 빨간색, 파란색으로 정리된다.
기름기를 빼니 담백함만 남았다. 펜으로 그린 수묵화라고 할까. 모던함의 수단을 통해서도, 전통을 잃지 않았다. 그러니 춤의 본질만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전통춤의 대가인 조흥동과 김영숙, 양성옥이 전통춤의 정수를 지켰다. 국립무용단이 세계를 겨냥해 만든 '코리아 환타지'를 이을 작품이다.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랐다. 러닝타임 100분(중간휴식 없음) 2만~7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
향연(饗宴)은 융숭하게 대접하는 잔치다. 국립무용단 '향연'은 전통 춤의 잔치다. 해외에 정중하고도 자신 있게 선보일, 한국을 대표하는 춤 12종의 연회(宴會)다. 12종의 춤이 사계절로 구분한 4막의 12장에 담겼다.
누가 봐도 패션디자이너 겸 공연연출가 정구호(53)의 작품이다. 그의 미니멀리즘 미학이 극대화됐다. 무대·의상·음악을 단순하게 정리했다. 그간 전통무용을 장식한 알록달록 오방색은 없다. 점·선·면 그리고 방점의 미학이다. 점은 무용수, 선은 춤, 면은 비운 무대다. 방점은 무용수들이 들고 있는 장구, 소고, 부채 등이다.
1막 '봄' 1장 '제의'의 시작을 알리는 건 일무(佾舞)다. 사람을 여러 줄로 벌려 세워서 추게 하는 춤이다. 무대는 설원 같이 하얗다. 겨울의 끝자락 같다. 흰 의상을 입은 남성무용수 24명이 12명씩 2열로 서 느긋하게 움직인다. 봄의 기운을 입고 조금씩 싹을 틔우는 새싹 같다. 음악 역시 침묵과 공명하며 존재만 알릴 뿐이다.
궁중무용으로 여령들이 꽃을 한가득 꽂은 항아리를 가운데 두고 추는 춤인 '가인전목단', 역대 군왕들의 무공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정대업지무 등이 이어진다.
불교의식무용인 바라춤,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승무 등 기원의 여름인 2막의 종교제례무용을 거치면 3막부터는 좀 더 흥겨워진다. 한량무와 학춤이 유유자적하게 섞인 1장의 선비춤 뒤 여성무용수들의 장구춤, 남성무용수들의 소고춤이 가을의 무르익음을 표현한다. 3막의 절정은 4장의 오고무. 한명의 여성무용수가 다섯개의 북(五鼓)을 치며 춤을 선보인다. 각자 5개의 북에 둘러싸인 12명이 2줄로 나란히, 일사불란하다. 정점은 턴테이블 무대. 24개의 같지만 다른 오고무의 향연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무대 위에서 파노라마의 풍경을 선사한다.
4막은 향연의 흥을 정리하고,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시간. 50여명이 추는, 엄중한 신태평무가 봄의 기운을 다시 불어넣는다.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종종 천장에서 무대 밑으로 늘어뜨려지는 10여m 노랑 매듭은 표나지 않게 극에 리듬을 준다. 면(面)의 또 다른 한 축인 7개의 스크린에서는 구름이 유유히 떠다닌다. 무채색의 의상은 점차 색을 하나씩 입고, 4장에서는 한국의 색인 빨간색, 파란색으로 정리된다.
기름기를 빼니 담백함만 남았다. 펜으로 그린 수묵화라고 할까. 모던함의 수단을 통해서도, 전통을 잃지 않았다. 그러니 춤의 본질만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전통춤의 대가인 조흥동과 김영숙, 양성옥이 전통춤의 정수를 지켰다. 국립무용단이 세계를 겨냥해 만든 '코리아 환타지'를 이을 작품이다.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랐다. 러닝타임 100분(중간휴식 없음) 2만~7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