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순정이 상처 입는 과정, 靑春

입력 : 2015.12.02 03:00   |   수정 : 2015.12.02 11:09

뮤지컬 -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의 캣츠비(정동화·오른쪽)는 배신의 상처를 입고 괴로워한다. /문화아이콘 제공
청춘이란 얼핏 기쁨 어린 소비의 대상인 것 같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무수한 상처와 아픔을 겪는 순정(純情)의 수난기(受難期)이기도 하다. 대학로 중심가를 뒤덮은 숱한 로맨틱코미디물이 전자라면 이 작품은 후자를 말하는 드문 예다. 나온 지 어느덧 10년이 된 강도하의 고전적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기존 뮤지컬과 다르게 새로 만들었다.

달동네 친구 자취방에 얹혀사는 주인공 '캣츠비'는 6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 '페르수'로부터 난데없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착한 마음을 지닌 '선'을 새로 만나게 되지만, 페르수의 존재를 마음에서 떨치지 못한다. 여기에 친구 '하운두'가 숨겨 온 비밀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맞는다.

연출을 맡은 변정주는 지난해 겨울 선보인 뮤지컬 '러브레터'처럼 하숙방과 부유층의 거실, 버스 정류장 등 여러 공간이 결합된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허수현이 작곡한 음악은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타고 가슴속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이 때문에 이것이 곰팡내와 비린내 물씬 풍기는 아픈 이야기라는 것을, 관객은 초반부터 느낄 수 있게 된다.

연극 '소년 B가 사는 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강기둥은 상실과 방황의 주인공 역할을 겉멋 없이 잘 소화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고준희의 부친으로 나온 이병준은 페르수의 남편 '부르독' 역을 맡았고, 묵직한 중저음으로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원작 웹툰에서 대단히 충격적으로 묘사했던 몽부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이 뮤지컬에선 이해하기 어렵게 처리됐고, 러닝타임 2시간 반이 지나치게 길다는 건 흠으로 남는다.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1666-5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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