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풍래, 불량학생 돼버린 외강내유 미남…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

입력 : 2015.11.19 14:01
뮤지컬배우 조풍래(32)의 매력은 양면성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외모 때문에 강렬해 보이나, 속에서는 감수성이 넘실거린다.

겉모습 탓에 주로 맡았던 강렬한 캐릭터가 설득력을 갖췄던 이유다. 뮤지컬 '풍월주'의 '열', 뮤지컬 '머더 발라드' 탐 등이 예다. 본래 조풍래는 강렬한 이 캐릭터와 반대되는 성향인 '풍월주'의 '사담', '머더발라드'의 '마이클'에 가깝다.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에서도 마찬가지다. 강한 척하는, 불량 학생 '현신'을 연기한다.

조풍래는 "이번에는 조금 더 (현실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에는 '나는 이렇지 않은데, 이 인물이 그렇지 않을까'라고 막연한 추측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창시절에 봐온 부분들이 있어서 성향이 그렇지 않아도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할 부분이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동명 연극을 뮤지컬로 옮긴 '바람직한 청소년'은 청소년이 주로 본다는 선입견 때문에 딱딱한 도덕극이 되기 일쑤인 청소년극의 실수를 피해간다. 날 것 그대로의 학교 현장을 적나라하게 다뤘다.

조풍래는 뮤지컬 속 풍경이 "공감이 많이 됐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약자를 괴롭히는 방식이 진화했더라.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확인했다.

무엇보다 기대가 되는 건 조풍래가 어깨의 힘을 빼고, 작품에 임한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 출연한 주호민 동명 웹툰이 원작인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신과 함께'에서, 역시 겉으로는 세 보이는 '강림차사'를 맡았을 때가 전환점이다. "초반에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사실 다른 캐릭터가 맞는데 강한 인상의 외모로 센 역할을 주로 맡으니…. (웃음) 근데 '강림차사'를 하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부드러움 속에서도 강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강하게 보이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지. 예전에는 겉모양을 보여주기에 바빴다. 근데 캐릭터가 강자이고, 그 역에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레 강해보이더라."

대학로의 블루칩답게 러브콜이 잇따르는데 '바람직한 청소년'을 택한 이유는 민준호 연출 때문이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이기도 한 민 연출은 연극 '나와 할아버지' '뜨거운 여름'을 매만졌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배우의 역량을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을 연기하기에 괴리감이 있지 않나. 그럼에도 민준호 연출님 때문에 하고 싶었다. 배우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그렇고, 관객들에게 연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배우고 싶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오답처럼 보이지 않을까, 재연에는 웬만하면 출연하지 않으려는 성향인데 이번에 많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배우의 성향이 달라서 각자에 맞는 현신의 옷을 입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강남 학군에 속한 고등학교를 다녔던 조풍래는 실제 학창시절에 대해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성적은 잘 나오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답했다. 현신처럼 불량학생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울리는 친구들은 그런 성향의 친구들이었다.

"실제 최고의 위치, 즉 짱이라는 친구들은 평범한 애들에게 괜한 시비를 걸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때 시절을 돌아보니, 그 때도 작은 사회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학교에서 받은 영향을 사회 생활에도 적용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지. 그런 경험들을 녹여내고 싶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박근형이 연출하고 박해일·고수희가 출연한 연극 '청춘예찬'을 본 뒤 배우의 꿈을 품게 됐다. "조그만 극장 맨 첫줄에 앉아 봤는데 연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당시 영화 볼 때는 하품도 하고 그랬는데 눈 앞에서 숨을 쉬는 것을 목격하니 같이 살아 숨 쉬는 것 같더라."

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제대로 연극 관련 학과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그는 대학로 극단에 있다가 군대를 다녀왔다. 그리고 뒤늦게 2007년 중앙대학교 창작공연학부 음악극과에 입학, 2011년 졸업했다.

몸 담고 있는 서울예술단에는 대학교 4학년 때인 2010년 첫 오디션을 통해 한번에 붙었다. 예술단 선배인 박영수, 동기인 김도빈과 함께 서울예술단의 고루한 이미지 쇄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세 사람은 동갑내기로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됐는데 '신과 함께'는 물론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서울예술단 가무극에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람직한 청소년'처럼 외부 작업도 병행하며 서울예술단 얼굴 역도 겸한다.

"예전에는 1년에 한 작품밖에 없었다. 3개월 공연하고 이후 지방 공연을 돌면서 6개월 이상 트레이닝만 받았다. 그 때 도빈이, 영수와 함께 밤 늦게까지 연습을 했다. 그런 시기가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내게 된 것 같다."

조풍래에게는 항상 '미남 배우'라는 수식이 따른다. "'잃어버린 얼굴 1895'에 함께 출연한 차지연 누나가 '너는 코믹을 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해주셨다. 엉뚱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않은 개그 코드가 있다고. 뚜렷한 이목구비가 역을 맡는데 불리하게 작용될 때가 있다. 앞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역을 무리 없이 맡고 싶다."

'바람직한 청소년' 12월 4~20일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현신 조풍래·김보강·오인하, 이레 정동화·김대현. 연출 민준호. 러닝타임 110분. 4만~7만원. 이다·벨라뮤즈. 02-3454-1401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