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수교 50년 연극·재즈·오케스트라, 연말까지 교류풍성

입력 : 2015.11.16 10:52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연말까지 양국 문화 예술교류가 이어진다.

○…일본 TV드라마 '도쿄 타워'로 잘 알려진 작가 츠치다 히데오가 쓴 희곡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가 김광보 연출의 지휘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다. 경범죄 상습범들을 가두는 교도소가 배경이다. 6명의 수인과 2명의 교도관은 형무소가 위치한 땅이 '꾸리아'와 '동꾸리아' 국경으로 인해 갈라지자, 어느 날 장난처럼 교도소에도 하나의 선을 긋고 국경을 나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생긴 이 선 하나로 인해 교도소 분위기는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수인들과 교도관들도 꾸리아와 동꾸리아 출신으로 갈라진다. 그리고 이들은 사소한 것들로 '지질함' 등 숨겨진 면모를 드러낸다.

유연수, 한동규, 김영민, 이석준 등 대학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3만~5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일본 문학계와 연극계의 거장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가 협업한 연극 '해변의 카프카'가 내한공연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니나가와 유키오가 무대로 옮겼다. 일본 사이타마에서 2012년 초연한 뒤 3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주인공이다. 끊임없이 방황하며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다룬다. 마술적 리얼리즘이 도드라지는 이 작품 세계를 미국 연극계를 주도하는 극장 중 하나인 시카고 스테판울프 시어터 출신의 극작가 겸 연출가 프랭크 갈라티가 극본으로 각색했다. 눈이 황홀한 무대를 통해 극 시작 3분 안에 관객을 연극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니나가와는 이번 무대에서 26개의 거대한 투명 유리상자 세트(아크릴)를 내세운다.

후루하타 니노, 미야자와 리에, 후지키 나오히토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24~28일 LG아트센터. 러닝타임 3시간(중간휴식 1회 포함). 일본어 공연 한국어 자막. 4만~8만원. 02-2005-0114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콘서트 '재즈 브릿지'도 열린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뮤지션들의 합동 콘서트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중인 기타리스트 요시다 지로,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오조네 마코토, 세계적인 재즈 거장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재즈 트럼페터 히노 테루마사,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 웅산,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등이 나온다. 단순한 갈라 콘서트를 넘어 한일 재즈 뮤지션들이 화합하고 나아가 양국의 문화교류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을 하고자 기획됐다.

요시다 지로는 아리랑을 연주하고, 히노 테루마사는 평소 한국을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직접 작곡한 '존경(Jon Kyeong)'을 연주한다. 30일 오후 7시30분 LG아트센터. 02-2005-0114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합동 콘서트를 연다. 지휘자인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포디엄에 오른다. 정 감독은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명예지휘자이기도 하다. 환희와 인류애를 노래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서울시향과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연주한다. 100여명의 합창단원들과 양국의 정상급 성악가들이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소프라노 홍주영, 메조 소프라노 야마시타 마키코, 바리톤 코모리 테루히코 등이 확정됐다.

서울시향·세종문화회관·SBS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12월22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같은 달 26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오처드홀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4만~15만원. 서울시향. 02-3700-6361

○…한국의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표)과 동아연극상 최초 외국인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연출가 다다 준노스케(극단 도쿄데쓰락 대표)가 협업한 연극 '태풍기담'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라 호평 받았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삼아 한일의 소통을 꿈꾼다. 전쟁을 벌이던 밀라노와 나폴리를 배경으로 복수와 화해 그리고 용서를 그린 것이 원작인데 '태풍기담'이 배경으로 삼은 1920년대 동아시아는 절로 제국 언어의 힘과 권력에 대한 질문까지 보탠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안산문화예술의전당·일본 후지미시민문화회관이 공동 제작했다. 남산예술센터가 시도하는 국제교류 프로젝트의 첫 사례로 양국 공공극장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진척이 없지만 역사를 기억하되 소통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명분을 상기시킨다.

'페스티벌 도쿄'를 통해 26~29일 도쿄예술극장에서 선보인 뒤 12월 4~6일 후지미시민문화회관 키라리 후지미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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