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16 03:00
핀란드 클라리넷 주자 크리쿠, 서울시향 협연 중 이색 퍼포먼스
오른손에 악기를 들고 탭댄스를 신나게 추는가 하면, 마이클 잭슨처럼 뒤로 가는 '문워크'까지 선보였다.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서울시향과 협연한 핀란드 클라리넷 주자 카리 크리쿠(55)가 주인공.
이날 연주한 곡은 핀란드 작곡가 키모 하콜라(57)의 클라리넷 협주곡이었다. 유대 음악과 집시음악에 블루스까지 뒤섞인 이 협주곡은 현대음악은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시원하게 날려 보냈다. 관현악의 음색은 풍성했고, 클라리넷 선율도 대중음악 뺨칠 만큼 아름다웠다.
국내 청중에게 생소한 이 협주곡을 친근감 있게 만든 데는 크리쿠의 공(功)이 컸다. 그는 3악장 후반, 악보를 잃어버린 것처럼 당황스러운 몸짓을 하더니 무대 밖으로 걸어나갔다. 잠시 후 등장한 크리쿠를 향해 호른 주자 등 4명이 벌떡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모든 게 미리 약속된 설정이었다.
크리쿠는 4악장의 오케스트라 연주 때는 두 손을 들고 탭댄스를 현란하게 추더니, 급기야 '문워크'까지 선보였다. 협연자의 퍼포먼스를 넋을 잃고 바라보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연주가 끝나자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잇따른 앙코르 요청에 무대로 나온 크리쿠는 악기를 입에 물고 연주할 듯한 자세를 취하더니 바로 인사하고 퇴장했다. 유쾌한 마무리였다. 크리쿠는 작년 켄트 나가노 지휘로 예테보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은숙의 협주곡을 초연했고, 뉴욕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과도 이 작품을 연주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