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13 13:49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 라이선스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는 다양성에 숨통을 틔운다. 뮤지컬 '유린타운'과 함께, 실험성으로 올해 기억할 만한 작품이다.
신선함과 생경함이 뒤섞였는데, 무엇보다 관능적이면서 철학적이다. 2008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을 당시에도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쇼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그로테스크함으로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의 대표작 '라쇼몽'의 원작자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의 단편이 원작으로 '진실과 거짓'이 주제다.
1막 'ㄹ쇼몽'. 라에서 모음 'ㅏ'가 빠진 이유는 주인공들이 영화 '라쇼몽'을 본 극장의 간판에서 'ㅏ'가 빠졌기 때문이다. 영화 '라쇼몽'의 내용을 1950년대 뉴욕 센트럴파크로 옮겨온다. 부자 남편과 섹시한 아내, 그리고 이들 사이에 벌어진 살인과 강간을 다루는데, 영화처럼 세 사람과 목격자의 진술이 다 다르다. 비싼 단검을 가져간 죄가 있는 목격자 역시 증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막 '영광의 날'의 배경도 센트럴파크다. 다만 시대는 50년 가량이 흐른 2002년이다. 뉴욕에서 9·11 테러가 벌어진 1년 후 믿음에 대해 회의와 의심을 품은 신부가 거짓으로 기적이 올 것을 설파하고 배우, 기자, 실패한 회계사가 '그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 끝은 허무다. 두 막의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진실과 믿음이 무엇인지 고민케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1막의 각자 다른 진술은 그저 각자의 믿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파하며, 2막의 맹목적인 믿음은 삶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불안에서 온다. 짧지만 두 개의 막간극 '케사와 모리토'도 이런 자장 안에 있다. 중세 일본. 케사와 모리토는 격정을 나눈 뒤 불륜관계를 끝내고자 서로를 죽이는데, 누가 무엇 때문에 상대를 죽이려 하는지 혼돈스럽다.
다른 무대 장르보다 상업적인 성격이 짙은 뮤지컬에서 전위적인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스티븐 손드하임(85)을 계승하는 작가로 평가 받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53)의 실험적인 시선과 창작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손드하임처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연출 스타일이 이런 주제에 가닿는다.
역시 손드하임처럼 불협화음과도 같이 낯설게 들리는 화음으로 점철된 넘버들이 관능을 더한다. 인물들의 시선과 심리가 엇나가는 정서를 자연스레 반영하고, 관객들의 편치 않은 심리도 투영된다.
100석 가량의 공연장인 서울 용산 프로젝트박스 시야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밀도감과 무대의 가변성이 좋아 실험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창작자들과 관객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공간이다. '씨왓아이워너씨'는 무대 양 측에도 좌석을 놓아 3면에서 관객들이 지켜보게끔 만들었다. 보는 방향에 따라서 공연도, 진실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선영, 강필석, 양준모, 홍광호, 차지연, 정상윤 등 지금은 한 무대에 모으기 힘든 톱 뮤지컬배우들이 총출동했었다. 장은아, 박은석, 이준혁, 조진아, 백형훈, 최재림을 기억하자. 이들 역시 선배들을 이을만큼 호연했다. 15일 정도 공연하는데 이미 좌석은 매진돼 인터넷과 SNS에 양도 문의가 잇따랐다. 우란문화재단의 올해 두번째 '시야 플레이(SEEYA PLAY)' 작품이다. 프로듀서, 연출 김민정, 음악감독 이나영. 15일까지. 4만원. 쿠컴퍼니·인터파크티켓. 1544-1555
신선함과 생경함이 뒤섞였는데, 무엇보다 관능적이면서 철학적이다. 2008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을 당시에도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쇼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그로테스크함으로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의 대표작 '라쇼몽'의 원작자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의 단편이 원작으로 '진실과 거짓'이 주제다.
1막 'ㄹ쇼몽'. 라에서 모음 'ㅏ'가 빠진 이유는 주인공들이 영화 '라쇼몽'을 본 극장의 간판에서 'ㅏ'가 빠졌기 때문이다. 영화 '라쇼몽'의 내용을 1950년대 뉴욕 센트럴파크로 옮겨온다. 부자 남편과 섹시한 아내, 그리고 이들 사이에 벌어진 살인과 강간을 다루는데, 영화처럼 세 사람과 목격자의 진술이 다 다르다. 비싼 단검을 가져간 죄가 있는 목격자 역시 증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막 '영광의 날'의 배경도 센트럴파크다. 다만 시대는 50년 가량이 흐른 2002년이다. 뉴욕에서 9·11 테러가 벌어진 1년 후 믿음에 대해 회의와 의심을 품은 신부가 거짓으로 기적이 올 것을 설파하고 배우, 기자, 실패한 회계사가 '그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 끝은 허무다. 두 막의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진실과 믿음이 무엇인지 고민케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1막의 각자 다른 진술은 그저 각자의 믿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파하며, 2막의 맹목적인 믿음은 삶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불안에서 온다. 짧지만 두 개의 막간극 '케사와 모리토'도 이런 자장 안에 있다. 중세 일본. 케사와 모리토는 격정을 나눈 뒤 불륜관계를 끝내고자 서로를 죽이는데, 누가 무엇 때문에 상대를 죽이려 하는지 혼돈스럽다.
다른 무대 장르보다 상업적인 성격이 짙은 뮤지컬에서 전위적인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스티븐 손드하임(85)을 계승하는 작가로 평가 받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53)의 실험적인 시선과 창작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손드하임처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연출 스타일이 이런 주제에 가닿는다.
역시 손드하임처럼 불협화음과도 같이 낯설게 들리는 화음으로 점철된 넘버들이 관능을 더한다. 인물들의 시선과 심리가 엇나가는 정서를 자연스레 반영하고, 관객들의 편치 않은 심리도 투영된다.
100석 가량의 공연장인 서울 용산 프로젝트박스 시야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밀도감과 무대의 가변성이 좋아 실험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창작자들과 관객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공간이다. '씨왓아이워너씨'는 무대 양 측에도 좌석을 놓아 3면에서 관객들이 지켜보게끔 만들었다. 보는 방향에 따라서 공연도, 진실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선영, 강필석, 양준모, 홍광호, 차지연, 정상윤 등 지금은 한 무대에 모으기 힘든 톱 뮤지컬배우들이 총출동했었다. 장은아, 박은석, 이준혁, 조진아, 백형훈, 최재림을 기억하자. 이들 역시 선배들을 이을만큼 호연했다. 15일 정도 공연하는데 이미 좌석은 매진돼 인터넷과 SNS에 양도 문의가 잇따랐다. 우란문화재단의 올해 두번째 '시야 플레이(SEEYA PLAY)' 작품이다. 프로듀서, 연출 김민정, 음악감독 이나영. 15일까지. 4만원. 쿠컴퍼니·인터파크티켓.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