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3 03:00
[강요배 '이중섭미술상' 수상기념展]
풍경 볼 때 눈·귀로 함께 느껴… 작품에 '소리를 담은 풍경' 시도
30점 중 절반이 올해 그린 新作 "날것 그대로의 자연 마주하길"
휘이휘이, 쏴아쏴아. 물감 사이로 바람 소리가 인다. 세찬 바람 맞아 하얗게 뒤집힌 바다에서, 바람이 헤집어놓은 구름에 휘휘 감긴 한라산 중턱에서.
"오랜 세월이 자연의 결을 만드는데, 결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의 소리가 빚어집니다. 그러니까 제주의 풍경은 곧 소리이지요."
지난 3월 제27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화가 강요배(63·작은 사진)는 5일부터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는 수상 기념전 제목을 '소리'라고 붙였다. '시각예술'이란 말로 곧잘 치환되듯 그림은 '시각'의 지배를 받는 예술 영역. 그런데 제주 토박이로 20여 년간 제주에 머물며 붓 하나로 풍경 그리기를 실험해온 중견 화가는 그림의 미개척지인 '청각'을 전시장으로 이끌었다. 그렇다고 음향을 쓰는 설치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다. '소리를 품은 그림'이다.
"이번 전시를 회고전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까요. 그저 지금 가장 고민하는 그림의 본질을 보여주자 생각했습니다. 그게 바로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전시에 나오는 30여점 회화 작품은 제주의 자연을 그린 그림이다. 그중 절반이 신작(新作)이다. 그는 "자연 경관을 볼 때 눈과 함께 귀로도 느끼는데 그림으로 표현하면 청각 요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기 위해 소리를 담은 풍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강요배는 제주에서 자라 대학부터 20년간 서울서 살았다. 민중미술 1세대로 '현실과 발언' 동인을 했고, 4·3사건을 다룬 그림 50여 점을 모아 1992년 첫 개인전도 했다. 그러나 첫 개인전을 마친 직후 고향 땅, 제주로 귀향했다. 날 선 투쟁 대신 곰삭은 풍경으로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 모진 풍파(風波)를 딛고 꿋꿋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화산섬 제주는 그의 고민을 담는 최적의 대상이 됐다.
"오랜 세월이 자연의 결을 만드는데, 결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의 소리가 빚어집니다. 그러니까 제주의 풍경은 곧 소리이지요."
지난 3월 제27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화가 강요배(63·작은 사진)는 5일부터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는 수상 기념전 제목을 '소리'라고 붙였다. '시각예술'이란 말로 곧잘 치환되듯 그림은 '시각'의 지배를 받는 예술 영역. 그런데 제주 토박이로 20여 년간 제주에 머물며 붓 하나로 풍경 그리기를 실험해온 중견 화가는 그림의 미개척지인 '청각'을 전시장으로 이끌었다. 그렇다고 음향을 쓰는 설치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다. '소리를 품은 그림'이다.
"이번 전시를 회고전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까요. 그저 지금 가장 고민하는 그림의 본질을 보여주자 생각했습니다. 그게 바로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전시에 나오는 30여점 회화 작품은 제주의 자연을 그린 그림이다. 그중 절반이 신작(新作)이다. 그는 "자연 경관을 볼 때 눈과 함께 귀로도 느끼는데 그림으로 표현하면 청각 요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기 위해 소리를 담은 풍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강요배는 제주에서 자라 대학부터 20년간 서울서 살았다. 민중미술 1세대로 '현실과 발언' 동인을 했고, 4·3사건을 다룬 그림 50여 점을 모아 1992년 첫 개인전도 했다. 그러나 첫 개인전을 마친 직후 고향 땅, 제주로 귀향했다. 날 선 투쟁 대신 곰삭은 풍경으로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 모진 풍파(風波)를 딛고 꿋꿋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화산섬 제주는 그의 고민을 담는 최적의 대상이 됐다.
제주의 풍경은 정적인 것이 아니었다. 거친 바람에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을 토박이의 눈으로 살폈다. 그 결과 울림, 떨림, 스침, 결이라는 제주 자연의 서정적 구성 요소가 포착됐다. 전시를 준비하며 건져낸 또 하나의 화제(畵題)인 소리는 이들 요소의 밑그림 같다. 소리가 쌓이면 울림과 떨림이 되고, 소리가 지나가면 스침과 결이 되기 때문이다.
강요배의 풍경화는 형상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 휘몰아치는 찰나의 풍경을 뚝 떼내 캔버스에 옮긴다. 그러하기에 순간 요동쳤다 휘발하는 '소리'는 그의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주요 요소다. 그는 "소리의 흔적을 담기 위해 붓을 캔버스에 튕겨 실제로 소리를 내면서 그리기도 했다"며 "거친 질감과 움직이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그림에 담겼다"고 했다.
미술평론가 최석태씨는 "전시에 나온 강요배 그림의 필세(筆勢·획에서 느껴지는 기운)가 이중섭이 연필로 거침없이 그은 윤곽선, 추사 김정희의 일필휘지와 맞닿아 있다"며 정희성의 시(詩) '바람의 노래' 한 구절을 인용했다.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귀 기울여보라 제주에서는/바람도 파도 소리를 낼 줄 안다/…/바람이 노래하는 이 장엄!/하늘이 바다고 바다가 하늘이다'
제주 자연의 가락이 생생히 펼쳐진 화폭 앞에 서면 "아무 계산 없이 날것 그대로의 대자연을 느꼈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이 절로 실현된다. 전시 15일까지. (02)724-6328, 6322